어린이보험이 다시 '진짜 어린이'만을 위한 보험으로 돌아간다. 가입 제한연령이 다시 15세로 낮춰지면서 기존 2030세대까지 가입하며 인기를 끌었던 '어른이보험'은 사라지게 됐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오는 9월부터 어린이보험의 가입가능연령을 최고 15세로 제한하고 이를 초과할 경우 어린이보험이라는 상품명을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각 상품들의 가입 연령을 일제히 15세로 조정하는 동시에 각 연령층에 맞는 상품 출시로 방향을 돌리는 모습이다.

앞서 어린이보험은 변화하는 사회구조에 따라 점차 가입 연령이 확대되면서 최대 35세까지 가능했다. 이는 저출산과 보장성 보험 시장 포화라는 보험사의 니즈와 실속형 상품 가입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맞닿아 빠른 성장을 거뒀다.

특히 일반 성인 건강보험의 경우 감액기간과 면책기간이 있는 반면 어린이보험은 이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아 고객들에게 장점으로 어필됐다.

실제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지난해 어린이보험 원수보험료(매출)는 5조8256억원에 달해 지난 2018년 대비 63%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가입연령이 확대되면서 뇌졸중, 심근경색 등 상대적으로 어린이 발병 확률이 낮은 성인 질환에 대한 담보까지 포함되면서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가중된다는 지적에 금감원은 상품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요 보험사들은 이에 따라 가입 연령을 최대 15세로 조정키로 했다.

삼성화재 '마이 슈퍼스타'는 기존 30세까지 가능하던 가입 연령을 태아~15세로 조정해 '뉴 마이 슈퍼스타'로 출시했다. KB손해보험의 'KB금쪽같은 자녀보험'도 15세로 축소된다. 다만 기존에 포함됐던 16~35세를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상품을 조만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해상은 '굿앤굿 어린이종합보험Q'의 연령을 15세로 낮추고 또 다른 보험인 '굿앤굿어린이스타종합보험'의 경우 상품 명칭에서 '어린이'를 삭제키로 했다.

DB손해보험 역시 기존 어린이보험인 '아이러브 플러스건강보험'의 가입 연령을 15세로 낮추고 1일부터 7세부터 35세까지 가입이 가능한 ‘청춘어람 종합보험’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내달부터 어른이보험의 추가 가입은 불가능하지만 기존 가입자들은 가입 당시 보장 내용을 유지할 수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일반 보험과 마찬가지로 해당 상품이 추가 판매되지 않더라도 계약 당시 조건에 따라 보험료 갱신 등을 통해 만기시까지 보장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연령대에 따른 보험상품을 추가 출시함으로써 가입자들의 수요를 충족시켜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