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배터리 과잉 생산 우려에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가상 배터리 (사진=미드저니 AI 이미지, 생성자=손기호) '중국 배터리 공장들의 생산 능력이 올해 1448GWh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중국 내 배터리 수요 예상치인 636GWh의 2배를 넘는다.' 최근 주요 외신이 중국의 배터리 생산이 급증해 공급 과잉을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배터리 과잉 생산은 가격 하락 및 경쟁 심화로 이어져 우리나라 배터리 제조업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내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유럽 시장을 겨냥해 배터리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수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공급 과잉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과잉 공급 우려가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 당장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다.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의 비중은 크기 때문이다. ■ 파이낸셜타임스 "중국 배터리 생산능력, 수요 예상치의 2배”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일(현지시간) 원자재 시장 분석업체 CRU의 데이터를 인용해 “중국 배터리 공장들의 생산 능력이 올해 1448GWh에 달할 전망으로 전기차 2200만대에 쓰일 수 있는 용량”이라고 전했다. 중국 내 배터리 수요 예상치인 636GWh의 2배를 넘기기 때문에 공급 과잉으로, 유럽 배터리 기업들이 위협을 받는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조은교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유럽의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지속 늘어나고 있다”며 “중국의 배터리들이 유럽 등 해외 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내 배터리 생산이 많아도 유럽 등 충분한 수요처가 있다는 설명이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를 연구하는 황경인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은 미중 갈등 영향으로 북미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유럽 내 배터리를 진출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국내 3사, 유럽 60% 비중이지만, 저가형 LFP 배터리 대비 필요” 지적 중국은 LFP 배터리 위주로 물량을 확대하고 기술력도 향상시키고 있다. 중국 CATL이 만든 배터리 세트팩 기술은 주행거리가 1회 충전에 500km까지 나온다. 황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프리미엄 전기차 배터리인 삼원계를 통해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면서 “중저가 전기차도 늘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LFP 기술력 향상과 물량 확대를 통해 유럽 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이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삼원계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주력하는 것으로 NCM(니켈·코발트·망간)과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을 사용한다. 이는 상대적으로 LFP에 비해 비싸다. 황 부연구위원은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우리 배터리 기업 3사 점유율은 약 60% 이상에 달한다”며 “프리미엄 전기차 중심으로 주행거리가 확대된 고성능 배터리 수요가 높으면서 삼원계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럽 전기차 침튜율이 20%로 올라가고 있는 시점에서 프리미엄 전기차가 아닌 중저가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며 “(중국이 주로 생산하는) LFP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국내 3사의 60% 점유율이 지속되기 어려운 입장에 놓였다”고 했다. 이에 “우리 기업들도 LFP를 해야 한다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 국내 배터리 업계 “현재는 초과 수요”…저가형 LFP 준비도 시작 국내 배터리 업계는 기술집약적 산업인 배터리가 단순히 수요공급 법칙에만 좌우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국내 배터리 업계도 LFP 배터리 양산을 준비한다는 전략이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관계자는 “배터리는 기술집약적인 산업 특성이 있어서 수요와 공급 법칙 외에도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며 “단순 공급 과잉으로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 유럽 태양광 패널 공급 과잉과 같은 일이 일어날 우려에 대해선 “태양광은 수요가 배터리에 비하면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며 “전기차는 전 세계 전환율이 10%에 불과하지만 수요가 지속적으로 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자동차로 좁혀서 보면 개발부터 양산까지 3~5년 걸리는데 전기차는 개발단계부터 정해놓고 양산을 시작하는데, 이미 수주된 물량이 초과 수요 상태”라면서 “현재로선 지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도 LFP 배터리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개막한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3’의 2차전지 특별세션에서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 송호준 에코프로 사장, 신영준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CTO)은 LFP 배터리 출시 계획을 밝혔다.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는 오는 2025년부터 LFP 양극재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2년 안에 중국과 합작 형태로 LFP 양극재를 공급할 수 있다”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요건에 맞춰 중국 기술을 배제한 양산 체계도 개발 중이고, 올해 말까지 검증을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도 저가의 LFP 양극재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영준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도 이르면 2026년부터 ‘LG엔솔 LFP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출시될 것이라고 공표했다.

中 배터리 생산량, 자국 수요의 2배...우리 기업 영향은?

공급 과잉 우려...전기차 수요 늘고 있어 큰 문제 없을 듯
전문가 “국내 3사 유럽 60% 차지·중저가 LFP 대비해야”

손기호 기자 승인 2023.09.13 15:52 | 최종 수정 2023.09.13 16:08 의견 0
중국 전기차 배터리 과잉 생산 우려에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가상 배터리 (사진=미드저니 AI 이미지, 생성자=손기호)

'중국 배터리 공장들의 생산 능력이 올해 1448GWh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중국 내 배터리 수요 예상치인 636GWh의 2배를 넘는다.'

최근 주요 외신이 중국의 배터리 생산이 급증해 공급 과잉을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배터리 과잉 생산은 가격 하락 및 경쟁 심화로 이어져 우리나라 배터리 제조업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내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유럽 시장을 겨냥해 배터리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수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공급 과잉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과잉 공급 우려가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 당장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다.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의 비중은 크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 "중국 배터리 생산능력, 수요 예상치의 2배”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일(현지시간) 원자재 시장 분석업체 CRU의 데이터를 인용해 “중국 배터리 공장들의 생산 능력이 올해 1448GWh에 달할 전망으로 전기차 2200만대에 쓰일 수 있는 용량”이라고 전했다. 중국 내 배터리 수요 예상치인 636GWh의 2배를 넘기기 때문에 공급 과잉으로, 유럽 배터리 기업들이 위협을 받는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조은교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유럽의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 배터리 수요도 지속 늘어나고 있다”며 “중국의 배터리들이 유럽 등 해외 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내 배터리 생산이 많아도 유럽 등 충분한 수요처가 있다는 설명이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를 연구하는 황경인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은 미중 갈등 영향으로 북미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유럽 내 배터리를 진출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국내 3사, 유럽 60% 비중이지만, 저가형 LFP 배터리 대비 필요” 지적

중국은 LFP 배터리 위주로 물량을 확대하고 기술력도 향상시키고 있다. 중국 CATL이 만든 배터리 세트팩 기술은 주행거리가 1회 충전에 500km까지 나온다.

황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프리미엄 전기차 배터리인 삼원계를 통해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면서 “중저가 전기차도 늘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LFP 기술력 향상과 물량 확대를 통해 유럽 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이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삼원계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주력하는 것으로 NCM(니켈·코발트·망간)과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을 사용한다. 이는 상대적으로 LFP에 비해 비싸다.

황 부연구위원은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우리 배터리 기업 3사 점유율은 약 60% 이상에 달한다”며 “프리미엄 전기차 중심으로 주행거리가 확대된 고성능 배터리 수요가 높으면서 삼원계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럽 전기차 침튜율이 20%로 올라가고 있는 시점에서 프리미엄 전기차가 아닌 중저가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며 “(중국이 주로 생산하는) LFP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국내 3사의 60% 점유율이 지속되기 어려운 입장에 놓였다”고 했다.

이에 “우리 기업들도 LFP를 해야 한다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 국내 배터리 업계 “현재는 초과 수요”…저가형 LFP 준비도 시작

국내 배터리 업계는 기술집약적 산업인 배터리가 단순히 수요공급 법칙에만 좌우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국내 배터리 업계도 LFP 배터리 양산을 준비한다는 전략이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관계자는 “배터리는 기술집약적인 산업 특성이 있어서 수요와 공급 법칙 외에도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며 “단순 공급 과잉으로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과거 유럽 태양광 패널 공급 과잉과 같은 일이 일어날 우려에 대해선 “태양광은 수요가 배터리에 비하면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며 “전기차는 전 세계 전환율이 10%에 불과하지만 수요가 지속적으로 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자동차로 좁혀서 보면 개발부터 양산까지 3~5년 걸리는데 전기차는 개발단계부터 정해놓고 양산을 시작하는데, 이미 수주된 물량이 초과 수요 상태”라면서 “현재로선 지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도 LFP 배터리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개막한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3’의 2차전지 특별세션에서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 송호준 에코프로 사장, 신영준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CTO)은 LFP 배터리 출시 계획을 밝혔다.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는 오는 2025년부터 LFP 양극재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2년 안에 중국과 합작 형태로 LFP 양극재를 공급할 수 있다”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요건에 맞춰 중국 기술을 배제한 양산 체계도 개발 중이고, 올해 말까지 검증을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도 저가의 LFP 양극재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영준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도 이르면 2026년부터 ‘LG엔솔 LFP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출시될 것이라고 공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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