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HMM 매각을 두고 갑론을박이 난무하고 있다. 인수 후보로 선정된 하림·LX·동원 그룹이 2개월간의 실사 절차에 돌입했지만, 업계에서는 유찰 가능성도 나온다. 해운업 특성상 위기 상황에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선정된 후보들이 감당할 만한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매각에 나선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해진공)도 빠른 매각을 해야 한다는 입장과 적절한 기업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에서 이견이 있어 보인다. ■ 하림·LX·동원, HMM 인수 실사 돌입…“차입매수 사례도 있어” 14일 산업은행과 해진공에 따르면, HMM 인수에 나선 후보 하림·LX·동원 그룹은 2개월간 실사에 돌입한다. 매각에 나선 산은과 해진공은 11월 본입찰을 진행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2월 중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게 된다. 문제는 자금력이다. 현재 인수 후보들이 HMM 매각가가 5조~7조원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를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1조~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HMM을 인수 후 보유한 현금을 활용하는 차입매수(LBO, Leveraged Buy Out)도 거론된다. 다만 LBO를 통해 인수하면 ‘무자본 인수’와 같은 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조원의 국가적 지원을 받은 HMM을 인수 역량이 부족한 기업에 넘겨줘선 안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LBO는 법률적으로 가능한데, 정서적으로 반감이 예상된다”며 “실제로 산은이 대우건설 매각 당시 금호그룹이 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매입을 추진해 대우건설을 EBIT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를 가지고 상환하려는 계획이 있었지만, 건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금호그룹 자체가 어려워진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 “SPA 체결하고도 무산되기도”…“인수 불발 후 매각가 떨어지고 재인수 사례도” 자금 마련이 어렵다면, 인수 자체가 무산되고 이후에 대기업이 인수에 나서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본입찰 후 SPA를 체결하고도 무산되는 사례도 있다”면서, “지난 2008년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다가 무산됐고 이후 수년 후 매각가가 하락한 후 다시 올해 인수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산은과 해진공 사이에서도 입장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연내에 HMM 매각을 마무리하겠다고 공표했지만, 해진공은 좋은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과 해진공이 공동으로 매각에 나서기로 합의가 됐기 때문에 HMM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다만 산은은 빨리 매각할 수 있는 곳을 찾겠다는 입장이고, 해진공은 장기적인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좋은 기업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 하림 그룹 자산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평가돼 세 후보의 면면을 보면 현재로선 하림그룹이 자산 규모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하림그룹은 JKL파트너스와 손잡고 인수에 나설 전망이다. 과거 2017년엔 5700억원 규모의 팬오션 인수에 성공해 2년만에 인수금융을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하림이 팬오션의 선박을 팔아서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X인터내셔널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자산 8조3587억원, 현금성 자산 1조2714억원을 보유했다. 5조~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HMM의 매각 대금을 감당하기 위한 자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동원그룹은 후보들 중 가장 현금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원양어업 국내 1위이지만 외부 변수가 많다는 지적이다. 그룹 내 동원산업은 지난해 1월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으로 계열사 재무 부담을 안으면서 재무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HMM 인수 실사 돌입 ‘말말말’…무산설에 무자본 인수설까지

“HMM 인수 후 보유현금 쓰는 LBO 가능성도 나와”…“체결 후 무산 사례도 있어”

손기호 기자 승인 2023.09.14 14:57 | 최종 수정 2023.09.14 18:10 의견 9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HMM 매각을 두고 갑론을박이 난무하고 있다. 인수 후보로 선정된 하림·LX·동원 그룹이 2개월간의 실사 절차에 돌입했지만, 업계에서는 유찰 가능성도 나온다. 해운업 특성상 위기 상황에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선정된 후보들이 감당할 만한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매각에 나선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해진공)도 빠른 매각을 해야 한다는 입장과 적절한 기업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에서 이견이 있어 보인다.

■ 하림·LX·동원, HMM 인수 실사 돌입…“차입매수 사례도 있어”

14일 산업은행과 해진공에 따르면, HMM 인수에 나선 후보 하림·LX·동원 그룹은 2개월간 실사에 돌입한다. 매각에 나선 산은과 해진공은 11월 본입찰을 진행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2월 중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게 된다.

문제는 자금력이다. 현재 인수 후보들이 HMM 매각가가 5조~7조원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를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1조~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HMM을 인수 후 보유한 현금을 활용하는 차입매수(LBO, Leveraged Buy Out)도 거론된다.

다만 LBO를 통해 인수하면 ‘무자본 인수’와 같은 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조원의 국가적 지원을 받은 HMM을 인수 역량이 부족한 기업에 넘겨줘선 안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LBO는 법률적으로 가능한데, 정서적으로 반감이 예상된다”며 “실제로 산은이 대우건설 매각 당시 금호그룹이 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매입을 추진해 대우건설을 EBIT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를 가지고 상환하려는 계획이 있었지만, 건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금호그룹 자체가 어려워진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 “SPA 체결하고도 무산되기도”…“인수 불발 후 매각가 떨어지고 재인수 사례도”

자금 마련이 어렵다면, 인수 자체가 무산되고 이후에 대기업이 인수에 나서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본입찰 후 SPA를 체결하고도 무산되는 사례도 있다”면서, “지난 2008년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다가 무산됐고 이후 수년 후 매각가가 하락한 후 다시 올해 인수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산은과 해진공 사이에서도 입장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연내에 HMM 매각을 마무리하겠다고 공표했지만, 해진공은 좋은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과 해진공이 공동으로 매각에 나서기로 합의가 됐기 때문에 HMM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다만 산은은 빨리 매각할 수 있는 곳을 찾겠다는 입장이고, 해진공은 장기적인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좋은 기업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 하림 그룹 자산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평가돼

세 후보의 면면을 보면 현재로선 하림그룹이 자산 규모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하림그룹은 JKL파트너스와 손잡고 인수에 나설 전망이다. 과거 2017년엔 5700억원 규모의 팬오션 인수에 성공해 2년만에 인수금융을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하림이 팬오션의 선박을 팔아서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X인터내셔널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자산 8조3587억원, 현금성 자산 1조2714억원을 보유했다. 5조~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HMM의 매각 대금을 감당하기 위한 자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동원그룹은 후보들 중 가장 현금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원양어업 국내 1위이지만 외부 변수가 많다는 지적이다. 그룹 내 동원산업은 지난해 1월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으로 계열사 재무 부담을 안으면서 재무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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