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화면을 접었다 펼칠 수 있는 폴더블 노트북 ‘LG 그램 폴드(Fold)’를 출시했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이 적용된 이 노트북은 화면을 접으면 12형 노트북, 펼치면 17형 태블릿, 전자책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 사진은 LG 그램 폴드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LG디스플레이)
“TV도 안 팔리는데 대형 OLED라니….”
LG디스플레이가 TV를 중심으로 OLED 세계 1등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음에도 그간 실적이 저조한 데 따른 이런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 말이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도 TV 등의 대형OLED에서 스마트폰을 비롯해 노트북과 자동차 등 중소형OLED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LG전자가 ‘LG그램 폴드’를 내놓으면서 ‘17인치 폴더블 노트북용 OLED 패널’ 양산에 돌입해 실적 향상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LG그램 폴드’는 기존 그램의 초경량·대화면의 정체성을 이어가면서, 화면 자체를 접었다 펼칠 수 있는 특징으로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는 노트북이다.
특히 여기에 사용된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의 OLED다. OLED의 특징인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얇고 자발광을 한다는 점 때문에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다. 화면을 접으면 대각선 길이가 31cm인 12형 노트북에서 화면을 펼치면 대각선 길이 약 43cm인 17형 태블릿으로 변한다.
LG디스플레이의 이 패널은 차별화 기술인 ‘탠덤 OLED 소자’를 적용됐다. 기존 차량용 OLED에서 IT용으로 확대해 수명을 늘렸다. 2019년 업계 최초로 개발한 탠덤 OLED는 유기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는 방식으로, 기존 제품 대비 장수명, 고휘도 등 내구성과 성능이 우수한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OLED 소자에 가해지는 에너지를 분산시켜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 노트북, 모니터, 태블릿 등 화면 사용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IT 제품에 최적의 기술로 꼽힌다.
또한 기존 폴더블 패널과 달리 특수 소재를 적용해 접히는 부분의 주름 현상을 최소화해 패널을 펼쳤을 때 매끄러운 화면을 선보인다.
17인치 대화면에 QHD+(2560x1920) 해상도, OLED 특유의 무한대 명암비로 어떤 환경에서도 선명한 고화질 콘텐츠를 표현할 수 있다고 LG디스플레이는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이 적용된 LG전자 ‘LG 그램 폴드(Fold)’ 노트북. 사진은 그램 폴드 노트북을 책처럼 펼쳐서 보는 모습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매출액 4조7386억원, 영업손실 8815억원을 기록했다.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여전히 부진한 성적을 냈지만, 지난해 2분기부터 늘어나던 적자가 올 2분기엔 축소세로 돌아섰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20년 업계 최초로 13.3인치 폴더블 노트북용 OLED를 상용화한 데 이어, 이번 17인치 폴더블 노트북용 OLED로 라인업을 확장하며 IT용 OLED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전 세계 태블릿 OLED 출하량이 올해 5200만대에서 내년 1억320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탠덤 OLED와 특수 폴딩 구조 등 차별화 기술 기반의 다양한 IT용 OLED 패널을 개발해 수주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돌돌 말려 나오는 형태의 '롤러블 플렉스' OLED 디스플레이.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도 스마트폰과 자동차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중소형 OLED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 OLED 확대에는 애플의 영향이 크다. 애플은 아이폰15 프로맥스와 함께 아이패드에도 OLED 제품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시리즈 4종에 올해 안에 OLED 패널 7000만대를 납품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중국 업체인 BOE가 내달 아이폰15 일반형 OLED 양산 승인에 실패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500만대 분량의 국내 업체들의 추가 수주 기대감도 나온다. 당초 BOE는 아이폰15 일반모델 2종에 OLED 패널을 공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홀 디스플레이 가공 과정에서 빛이 새는 문제와 수율 문제 등이 발생하면서 초도 물량을 삼성디스플레이에 넘겨줬다.
김현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디스플레이는 BOE 생산 차질에 따른 반사 수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다양한 폼팩터로 IT 기기와 차량용 OLED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앞서 지난 8월에 서울 삼성동 코엑서에서 열린 ‘K-Display 2023’에서 S자로 휘어진 S-커브드디스플레이와 아래에서 위로 화면을 펼쳐지는 12.4형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2.4형 롤러블 제품은 평소 작은 막대 형태로 화면을 말아서 휴대하다 사용 시에 5배 이상 화면을 확장시킬 수 있다”며 “이상적인 포터블 디스플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차량용 OLED를 적용한 사례인 '뉴 디지털 콕핏'.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차량용 ‘뉴 디지털 콕핏’도 선보였다. 이는 디지털화된 미래 자동차의 내부 공간에 맞춰 34형과 15.6형 멀티 스크린이다. 운전자석 앞에 위치한 34형 OLED는 화면 좌우가 구부러지는 벤더블 기술을 탑재해 운전자에게 적합한 최적의 시청 거리를 제공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패널 분야에서 QD-OLED 제품 입지 강화와 더불어 중소형도 프리미엄 분야를 공략하고 있다. 이에 이 회사의 지난 2분기 매출 6조4800억원, 영업이익 84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프리미엄 패널 판매로 전분기 수준의 이익을 기록했다”며 “대형 패널은 프리미엄 시장 내 QD-OLED 제품 입지 강화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전망으론 “중소형의 경우 스마트폰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대응을 통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최주선 사장이 디스플레이 산업 사상 처음으로 1등급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디스플레이 업계 사상 처음으로 금탑산업훈장이 수여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