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 ‘82년생 김지영’은 한 인물의 인생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그의 상처까지 함께 보듬는다. 김지영이 겪은 일련의 작고, 큰 상처들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듣거나, 보고 겪었을 일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김지영을 향한 위로는 여성 전체를 향한 응원이 되기도 한다. 23일 개봉하는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 분)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돌파한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했다. ■ Strength(강점) 82년생 김지영이라는 평범한 인물의 일상을 담담하게 따라간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뒤, 다시 일하고 싶은 마음을 크지만 현실을 생각하면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김지영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구이자 언니, 동생의 모습을 하고 있다. 외양부터 표정, 행동까지 완벽하게 현실 속에 자리한 지영 역의 정유미가 선보이는 사실감 넘치는 연기가 공감대를 넓히기도 한다. 그러나 보편적인 모습으로 공감을 자아내던 인물에 균열이 생기면서 평범한 일상의 외피를 쓰고 있던 상처와 아픔들도 베일을 벗기 시작한다. 아무 문제 없어보이던 일상이 사실을 그렇지 않았다는 것은 김지영이 가끔 다른 사람이 되는, ‘빙의’ 현상을 겪으며 서서히 드러나는 것이다. 처음에는 정신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진짜 빙의인지 헷갈리며 힘들어하는 남편 대현처럼 지영의 병명이 궁금하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쌓이는 지영의 경험과 감정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 빙의라는 것이 만들어진 지영의 속내가 자연스럽게 짐작된다. 어릴 때부터 직접 목격하고, 겪은 부조리한 상황들이 무의식중에 재현되는 지영을 보고 있으면 차곡차곡 쌓인 그의 상처가 얼마나 깊었는지 체감돼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사진=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 가끔씩만 튀어나오는 지영의 아픔처럼 여성을 향한 차별들도 사회에 만연해 있어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러나 압축된 김지영의 일상을 깊이 파고들수록 그를 꾸준히 괴롭혀 온 편견의 심각성이 느껴진다. ‘여성스럽지 않다’는 말을 들어본 이들이라면, 우는 아이를 안고 주변의 눈치를 본 적이 한 번이라도 있는 이들이라면 내용에 몰입하고, 지영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지영의 삶을 차곡차곡 담아내기 때문에 직접 목격한 것처럼 공감이 깊게 된다. 또 경험치나 생각이 달라 차별에는 공감을 하지 못하더라도, ‘빙의’를 둘러싸고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며 궁금증을 만들어내는 영화 자체의 완성도도 높다. ■ Weakness(약점) 2시간 안에 한 인물의 생애를 압축하다 보니 비약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다양한 세대의 여성들이 한 번씩 경험해봤을 일들을 모아서 보여주기 때문에 한쪽으로 쏠렸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 내에 만연했던 문제들을 한 번에 보여주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남편 대현의 존재가 비현실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지영을 묵묵히 도와주고, 헌신적으로 함께하는 모습은 영화가 내내 유지한 현실적인 톤을 깨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대책 없는 희망에 위로 받지 못하는 이들이라면 ‘82년생 김지영’의 결말이 낭만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 Opportunity(기회) 평범한 부부를 연기한 정유미와 공유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감이 있다. 영화 속에서도 정유미와 공유는 30대 부부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보는 이들을 더욱 공감하게 한다. 이외에도 김미경, 이얼, 김성철 등 믿고 보는 조연들도 있어 다채로운 재미와 감동을 기대하게 한다. 김지영에게만 집중된 것이 아닌, 가족들의 이야기까지 폭넓게 다뤄낸 ‘82년생 김지영’의 선택은 잔잔함에 대한 우려가 있는 관객들의 선택까지도 이끌 수 있다. ■ Threat(위협) 영화를 둘러싼 논란이 개봉 전부터 있었다. 평점 테러나 악플은 정당한 방법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작품에 대한 편견을 만들어낼 수 있어 위협이다.

[신작 SWOT 리뷰] ‘82년생 김지영’ 개인 아닌, 모든 ‘김지영’을 위해

장수정 기자 승인 2019.10.22 09:03 의견 0

 
사진=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


‘82년생 김지영’은 한 인물의 인생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그의 상처까지 함께 보듬는다. 김지영이 겪은 일련의 작고, 큰 상처들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듣거나, 보고 겪었을 일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김지영을 향한 위로는 여성 전체를 향한 응원이 되기도 한다.

23일 개봉하는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 분)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돌파한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했다.

■ Strength(강점)

82년생 김지영이라는 평범한 인물의 일상을 담담하게 따라간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뒤, 다시 일하고 싶은 마음을 크지만 현실을 생각하면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김지영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구이자 언니, 동생의 모습을 하고 있다. 외양부터 표정, 행동까지 완벽하게 현실 속에 자리한 지영 역의 정유미가 선보이는 사실감 넘치는 연기가 공감대를 넓히기도 한다.

그러나 보편적인 모습으로 공감을 자아내던 인물에 균열이 생기면서 평범한 일상의 외피를 쓰고 있던 상처와 아픔들도 베일을 벗기 시작한다. 아무 문제 없어보이던 일상이 사실을 그렇지 않았다는 것은 김지영이 가끔 다른 사람이 되는, ‘빙의’ 현상을 겪으며 서서히 드러나는 것이다.

처음에는 정신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진짜 빙의인지 헷갈리며 힘들어하는 남편 대현처럼 지영의 병명이 궁금하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쌓이는 지영의 경험과 감정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 빙의라는 것이 만들어진 지영의 속내가 자연스럽게 짐작된다.

어릴 때부터 직접 목격하고, 겪은 부조리한 상황들이 무의식중에 재현되는 지영을 보고 있으면 차곡차곡 쌓인 그의 상처가 얼마나 깊었는지 체감돼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사진=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


가끔씩만 튀어나오는 지영의 아픔처럼 여성을 향한 차별들도 사회에 만연해 있어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러나 압축된 김지영의 일상을 깊이 파고들수록 그를 꾸준히 괴롭혀 온 편견의 심각성이 느껴진다. ‘여성스럽지 않다’는 말을 들어본 이들이라면, 우는 아이를 안고 주변의 눈치를 본 적이 한 번이라도 있는 이들이라면 내용에 몰입하고, 지영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지영의 삶을 차곡차곡 담아내기 때문에 직접 목격한 것처럼 공감이 깊게 된다. 또 경험치나 생각이 달라 차별에는 공감을 하지 못하더라도, ‘빙의’를 둘러싸고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며 궁금증을 만들어내는 영화 자체의 완성도도 높다.

■ Weakness(약점)

2시간 안에 한 인물의 생애를 압축하다 보니 비약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다양한 세대의 여성들이 한 번씩 경험해봤을 일들을 모아서 보여주기 때문에 한쪽으로 쏠렸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 내에 만연했던 문제들을 한 번에 보여주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남편 대현의 존재가 비현실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지영을 묵묵히 도와주고, 헌신적으로 함께하는 모습은 영화가 내내 유지한 현실적인 톤을 깨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대책 없는 희망에 위로 받지 못하는 이들이라면 ‘82년생 김지영’의 결말이 낭만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 Opportunity(기회)

평범한 부부를 연기한 정유미와 공유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감이 있다. 영화 속에서도 정유미와 공유는 30대 부부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보는 이들을 더욱 공감하게 한다.

이외에도 김미경, 이얼, 김성철 등 믿고 보는 조연들도 있어 다채로운 재미와 감동을 기대하게 한다. 김지영에게만 집중된 것이 아닌, 가족들의 이야기까지 폭넓게 다뤄낸 ‘82년생 김지영’의 선택은 잔잔함에 대한 우려가 있는 관객들의 선택까지도 이끌 수 있다.

■ Threat(위협)

영화를 둘러싼 논란이 개봉 전부터 있었다. 평점 테러나 악플은 정당한 방법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작품에 대한 편견을 만들어낼 수 있어 위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