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단기 상승 모멘텀을 만들어내는 효과는 분명합니다."
국내 주식에 대한 한시적 공매도 금지가 발표되면서 시장이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특히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았던 2차전지주 등을 중심으로 강세가 형성되며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상승세를 연출 중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40분 현재 에코프로는 전거래일보다 18.05%, 11만5000원 오른 75만20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도 17% 수준의 상승폭을 확보하며 26만9000원대까지 회복했다. 이는 지난 1일 대비 43% 가량 높은 수준으로 단기 회복세에 즉각적인 효과를 더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도 각각 19.14%, 12.02%의 강세를 띄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도 10.45% 수준의 반등에 성공 중이다.
관련 ETF들도 함께 오름세를 보이며 TIGER2차전지소재Fn과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가 각각 11.47%, 18.80% 수준의 상승폭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5일 금융당국은 내년 6월까지 앞으로 8개월동안 국내 증시에 대해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 판데믹 등에 이어 네번째 시행으로 당시 증시는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던 바 있다.
당국은 각국 중앙은행의 가파른 통화긴축과 유럽 및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등 대외적 변수에 글로벌 IB들의 공매도 적발 등까지 겹치며 이 같은 조치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 시장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스템 리스크급의 대형 위기 발생 시에는 투자자들의 비이성이 난무하면서 패닉셀링이 출현하는 만큼 한시적으로 공매도 금지를 시행하는, 즉 예외적인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금융 안정 차원에서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공매도가 특정 종목에 대한 거품 형성을 방지하는 순기능이 있기는 해도, 무차입 공매도와 같이 위법적인 공매도 관행을 개선하는 것도 타당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차적으로 공매도 금지가 주가 V자 반등과 같이 상승 모멘텀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이번에도 수행할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수 외에 개별 종목 측면에선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커버링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까지 특정 이슈로 인해 공매도 잔고가 많이 쌓였던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가장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며 "시가총액 3000억원을 상회하는 코스피 200 종목에선 펀더멘탈과 관계없이 호텔신라, 롯데관광개발, SKC의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150 종목에선 HLB, 엘앤에프, 에코프로 등이 지목됐다.
물론 중기적 관점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들도 거론된다. 현재 MSCI 신흥국 지수에 편입돼 있는 국내 증시가 향후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논란 및 외국인 투자자 중 헤지펀드 외국인 수급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 등은 대표적인 변수다.
한 팀장은 이와 관련해 "현재 환율이나 이익 전망은 이전에 비해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롱숏 헤지펀드 외국인을 제외한 여타 성격의 외국인 수급에 공매도 금지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공매도 금지 시행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설령 부작용이 출현한다고 해도 이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
오히려 그는 "이차전지, 바이오와 같은 성장주, 면세, 여행, 유통 등 중국 소비테마주들이 공매도 잔고 금액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주 상기 업종을 중심으로 수급상 단기적인 주가 모멘텀이 형성될 가능성을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1일 기준으로 코스피의 공매도 잔고금액은 연초 9조3000억원에서 11조4000억원으로 증가했고 코스닥은 연초 2조8000억원에서 5조6000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