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늘 젠더 갈등의 중심에 있던 작품이었다. 문제는 없지만, 문제작이었던 이 작품이 영화화될 때 잡음도 충분히 예상됐다. 그럼에도 정유미는 과감하게 선택하는 용기를 보여줬다. 그러나 이 영화를 선택하는 건 특별한 용기가 아니라는 그의 의연함에서는 남다른 자신감이 느껴졌다.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 분)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정유미가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며 어쩔 수 없이 경력이 단절된 30대 여성 지영 역을 맡아 그의 인생을 천천히 그려나간다.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이번 영화는 개봉 전부터 논란을 겪어야 했다. 소설이 편향된 시각을 담았다고 주장하는 일부가 평점 테러를 가하고, 출연진을 향한 악플을 남겼기 때문이다. 반대로 논란이 예상된 ‘82년생 김지영’을 선택한 정유미와 공유 등 배우들은 용기 있는 선택을 했다는 위로와 응원을 받기도 했다. 정유미는 영화를 둘러싼 갑론을박에 대해 크게 반응하기 보다 스스로의 선택을 믿는 의연함을 보여줬다. “내가 책을 읽었을 때 느낀 것과는 반응들이 좀 달라 놀랐다. 다른 것들을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있구나 싶었다. 마냥 편하지는, 나처럼 책을 본 분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논란들을 겪을 때는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더라.”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영화가 담은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였다. 지영을 연기하기 위해 비슷한 상황에 놓인 친구와 김도영 감독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위로를 전달하고 싶었다. “감독님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었다. 직접 맞닿은 분이 그렇게 지내고 있어 감독님께 많이 의지했다. 주변 친구들은 시나리오보다 소설을 접했고, 이 영화에 출연하는 내게 잘 표현해 달라고 했다. 정말 그렇게 살고 있다고 말하더라. 그렇지 않더라도 어느 한 부분이라도 공감하는 지점들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캐릭터를 잘 표현해서 친구들과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고 싶었다.” 아직은 결혼과 출산 모두 경험해보지 못해 주변인들의 경험담에 의지해야 했지만, 지영의 엄마 미숙에 대해서는 남다른 감정을 느꼈다. 많은 것을 포기하며 희생해야 했던 엄마를 떠올리며 마음이 아팠고, 스스로의 행동들을 돌아보며 작품에 더욱 책임감을 가졌다. “외할머니가 오빠들을 위해 희생한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또 엄마가 지영에게 ‘그땐 다 그러고 살았다’고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것도 뭉클했다. 내가 평소에 ‘엄마를 얼마나 위로했나’를 생각하면 부끄럽다. 그때는 내가 이 연기를 하는 게 맞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배우들이 항상 역할과 똑같은 경험을 할 수 없다. 하면서 ‘이런 부분들이 있었구’나 생각하며 배웠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평소에는 무심한 딸이지만 멀리서 나마 이런 이야기를 건네고 싶었다.”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그래서 영화의 희망적인 결말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영화는 소설과 달리, 지영을 물심양면 도와주는 남편 대현(공유 분)과 가족들의 이야기도 함께 담아내며 미래를 희망적으로 그려낸다. 영화를 볼 주변인,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화가 전달하는 이야기가 희망적이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 같아 공감이 갔다. ‘누구나 그렇게 살고 있어. 누구나 다 그래’가 아니라, ‘내가 이렇게도 할 수 있어. 할 수 있는 걸 해 나가고 있어’라는 희망이 남은 것 같아 좋았다.” 평소에는 작품의 결과를 염두에 두지 않지만, 이번 작품만큼은 달랐다. 지영과 비슷한 삶을 사는 주변인, 또 엄마가 영화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여줄지 기대와 설렘이 있었다. 가족과 친구에 대한 소중함을 새삼 느낀 만큼, 감사함을 느끼며 변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엄마에게 미안함을 느꼈지만, 행동이 너무 갑자기 바뀌면 이상할 것 같아 지금은 문자에 제때 답하는 정도로 변하고 있다. 가끔 엄마에게 전화하면 너무 좋아하신다. 이번 영화를 찍으며 괜히 더 미안해지더라. 엄마가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뭐라고 하실지 궁금하다.”

[마주보기] 정유미, 자신 있게 내놓은 ‘82년생 김지영’

장수정 기자 승인 2019.10.25 11:28 의견 0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늘 젠더 갈등의 중심에 있던 작품이었다. 문제는 없지만, 문제작이었던 이 작품이 영화화될 때 잡음도 충분히 예상됐다. 그럼에도 정유미는 과감하게 선택하는 용기를 보여줬다. 그러나 이 영화를 선택하는 건 특별한 용기가 아니라는 그의 의연함에서는 남다른 자신감이 느껴졌다.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 분)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정유미가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며 어쩔 수 없이 경력이 단절된 30대 여성 지영 역을 맡아 그의 인생을 천천히 그려나간다.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이번 영화는 개봉 전부터 논란을 겪어야 했다. 소설이 편향된 시각을 담았다고 주장하는 일부가 평점 테러를 가하고, 출연진을 향한 악플을 남겼기 때문이다. 반대로 논란이 예상된 ‘82년생 김지영’을 선택한 정유미와 공유 등 배우들은 용기 있는 선택을 했다는 위로와 응원을 받기도 했다. 정유미는 영화를 둘러싼 갑론을박에 대해 크게 반응하기 보다 스스로의 선택을 믿는 의연함을 보여줬다.

“내가 책을 읽었을 때 느낀 것과는 반응들이 좀 달라 놀랐다. 다른 것들을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있구나 싶었다. 마냥 편하지는, 나처럼 책을 본 분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논란들을 겪을 때는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더라.”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영화가 담은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였다. 지영을 연기하기 위해 비슷한 상황에 놓인 친구와 김도영 감독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위로를 전달하고 싶었다.

“감독님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었다. 직접 맞닿은 분이 그렇게 지내고 있어 감독님께 많이 의지했다. 주변 친구들은 시나리오보다 소설을 접했고, 이 영화에 출연하는 내게 잘 표현해 달라고 했다. 정말 그렇게 살고 있다고 말하더라. 그렇지 않더라도 어느 한 부분이라도 공감하는 지점들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캐릭터를 잘 표현해서 친구들과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고 싶었다.”

아직은 결혼과 출산 모두 경험해보지 못해 주변인들의 경험담에 의지해야 했지만, 지영의 엄마 미숙에 대해서는 남다른 감정을 느꼈다. 많은 것을 포기하며 희생해야 했던 엄마를 떠올리며 마음이 아팠고, 스스로의 행동들을 돌아보며 작품에 더욱 책임감을 가졌다.

“외할머니가 오빠들을 위해 희생한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또 엄마가 지영에게 ‘그땐 다 그러고 살았다’고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것도 뭉클했다. 내가 평소에 ‘엄마를 얼마나 위로했나’를 생각하면 부끄럽다. 그때는 내가 이 연기를 하는 게 맞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배우들이 항상 역할과 똑같은 경험을 할 수 없다. 하면서 ‘이런 부분들이 있었구’나 생각하며 배웠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평소에는 무심한 딸이지만 멀리서 나마 이런 이야기를 건네고 싶었다.”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그래서 영화의 희망적인 결말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영화는 소설과 달리, 지영을 물심양면 도와주는 남편 대현(공유 분)과 가족들의 이야기도 함께 담아내며 미래를 희망적으로 그려낸다. 영화를 볼 주변인,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화가 전달하는 이야기가 희망적이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 같아 공감이 갔다. ‘누구나 그렇게 살고 있어. 누구나 다 그래’가 아니라, ‘내가 이렇게도 할 수 있어. 할 수 있는 걸 해 나가고 있어’라는 희망이 남은 것 같아 좋았다.”

평소에는 작품의 결과를 염두에 두지 않지만, 이번 작품만큼은 달랐다. 지영과 비슷한 삶을 사는 주변인, 또 엄마가 영화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여줄지 기대와 설렘이 있었다. 가족과 친구에 대한 소중함을 새삼 느낀 만큼, 감사함을 느끼며 변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엄마에게 미안함을 느꼈지만, 행동이 너무 갑자기 바뀌면 이상할 것 같아 지금은 문자에 제때 답하는 정도로 변하고 있다. 가끔 엄마에게 전화하면 너무 좋아하신다. 이번 영화를 찍으며 괜히 더 미안해지더라. 엄마가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뭐라고 하실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