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제2사옥 1784. (사진=네이버)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실시간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에 진출하며 콘텐츠 플랫폼 확장을 꾀한다. 국내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트위치가 화질 저하 및 VOD(다시보기 및 클립)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은 시기에 절묘한 한수를 뒀다.
5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중순 게임 스트리밍 시범 서비스를 진행한다.
네이버는 앞서 지난 9월에 '치지직(chzzk)'으로 특허 출원을 마치는 등 본격적인 서비스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 게임 스트리밍 정식 서비스 출시 시기는 내년 상반기가 유력하다.
네이버는 그동안 콘텐츠 플랫폼 확장 일환으로 '게임' 서비스를 확대해왔다. 이용자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통한 게이머 유치를 목표로 '네이버 라운지'와 'e스포츠' 전문 페이지를 개설했다. 2021년에는 이를 통합한 게임 페이지도 마련했다. 이번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를 통해서도 게임 이용자 커뮤니티 활성화가 기대된다.
네이버의 새로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쟁자는 국내 인터넷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와 아마존이 운영하는 글로벌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다. 특히 트위치는 게임 방송에 특화된 서비스를 지향하는 만큼 네이버의 직접적인 경쟁 대상이 될 전망이다.
트위치는 2014년 아마존이 인수한 뒤 이듬해 한국 서버 추가를 발표했다. 2017년에는 한국 법인인 '트위치코리아'를 설립하는 등 국내 시장 공략에 공을 들였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트위치는 국내 VOD 서비스 중단과 함께 최대 화질도 기존 1080p에서 720p로 낮췄다. 트위치 측은 "한국에서의 서비스 운영 비용 증가"를 배경으로 설명했다.
네이버는 트위치의 품질저하 틈새를 파고드는 모양새다. VOD 서비스와 1080p 화질까지 모두 제공한다는 이야기다.
이미 네이버가 트위치에서 활동하는 스트리머들과도 접촉한 정황이 나온다. 다수의 유명 스트리머가 트위치 방송을 통해 네이버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와 관련해 트위치와 유사한 형태라고 밝혔다. 트위치가 영상 시청 광고 및 구독권 판매, 스트리머에 대한 시청자들의 도네이션 수수료로 수입이 발생하는 만큼 네이버의 스트리밍 서비스 수입 구조도 이와 비슷할 전망이다.
네이버의 게임 스트리밍 시장 공략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앞서 다음팟을 인수해 '카카오TV'라는 이름으로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지원했던 카카오도 최근에는 국내 개인 방송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트위치 스트리머로 활동하고 있는 A(29·여)씨는 "네이버에서 새로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새로운 플랫폼에 적응 해야하는 부분도 있다"면서 "기존 플랫폼이 익숙한 만큼 출시 직후에는 동시 송출이나 이런 부분이 가능한지 확인해보고 가능하다면 동시 송출을 통해 적응하는 방식도 고려해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트위치 스트리머 B(30·남)씨도 "처음에는 시범 삼아 해볼 수 있겠지만 실제로 해당 플랫폼에서 완전히 (정착해)방송을 할지는 일단 나와봐야 알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네이버의 스트리밍 시장 공략 최대 변수로는 플랫폼 규제가 꼽힌다. 실시간 인터넷 방송은 비속어 및 혐오 표현 등의 사용이 잦을 수 있는 환경이다. 포털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 방송 서비스 제공으로 네이버에게 가해지는 압박은 더욱 심해질 수 있는 지점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콘텐츠 가이드라인은 국내법을 준수하면서 만들고 있다"며 "베타 서비스 과정을 거치면서 운영 절차와 서비스, 가이드라인 등 전반적인 부분을 가다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게임 스트리밍 시장의 규모에 비해 플레이어(사업자)가 많이 없었다"면서 "네이버의 스트리밍 시장 진출도 플레이어 확장 측면에서 보더라도 유의미한 일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