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에포크 데이터센터 준공식에 참석한 GS건설 허윤홍 대표이사. (사진=GS건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 사업 돌파구를 찾는 건설사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전통적인 먹거리인 토목과 플랜트를 넘어 인공지능(AI) 시대를 앞두고 수요가 늘어나는 데이터센터도 새 먹거리로 각광 받고 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으로는 건설사 중 최초 참여한 ‘에포크 안양 센터’를 전날 준공했다.
GS건설은 10년 전부터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을 축적한 끝에 데이터센터 개발·투자·운영 사업으로까지 역량을 확대했다.
안양시 호계동에 위치한 ‘에포크 안양 센터’는 다수의 데이터센터를 시공한 경험이 있는 GS건설의 노하우가 녹아들어갔다. 안정적인 IT 서비스 공급를 위해 서버 설비 최적 운영환경 유지를 위한 항혼항습기 및 다양한 전산설비가 들어서는 게 대표적이다.
GS건설은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 ▲하나금융그룹 IDC를 포함해 총 10건의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을 보유하게 됐다. 에포크 안양 센터 준공일 기준으로 데이터센터 최다 준공 건설사가 됐다.
GS건설 허윤홍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GS건설은 데이터센터 전체 밸류체인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AI와 Data 시대에 부응하고자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건설부문도 다수의 데이터센터 준공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사업 확장에 나선다.
한화 건설부문은 KT 강남IDC (KT영동지사)를 시작으로 ▲한화시스템 죽전데이터센터 ▲신한금융그룹 데이터센터 ▲NICE‧NH‧MG새마을금고 IT센터 ▲동탄 삼성 SDS 데이터센터 ▲한화그룹 통합데이터센터 등의 데이터센터를 준공했다. 안산 카카오데이터센터 시공도 한화 건설부문의 몫이다.
한화 건설부문의 데이터센터에도 회사의 데이터센터 시공 노하우가 담겼다. 효율적인 냉각시스템과 전력시스템, 진동에 강한 내진 설계 등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체계를 조성하는 경험을 갖췄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지금까지는 단순 시공만을 했는데 개발 사업에도 나서는 등 '디벨로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SK에코플랜트도 데이터센터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 SDS의 상암과 춘천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우리은행 상암데이터 센터 등을 수주해 데이터센터 실적을 쌓았다.
SK에코플랜트는 부평 데이터센터 공동개발 프로젝트 참가를 통해 EPC(설계·시공·조달)를 넘어 사업개발 수행 역량을 갖추게 됐다. 지난 2020년 데이터센터 전담 조직을 신설한 이후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탈탄소 정책에 맞춰 '그린 데이터' 사업 모델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건설사들의 이 같은 데이터센터 사업 확장 움직임은 코로나19 이후 폭증한 데이터센터 수요가 AI 시대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아리즈톤은 한국 데이센터 시장 규모가 지난 2021년 5조원 규모였으나 오는 2027년에는 약 8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데이터센터 발주가 늘었는데 인공지능(AI)이 여전히 화두인 시점에서 관련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라며 "건설사들도 이에 맞춰 데이터 센터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해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