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가 되자 개인과 단체 및 기업의 기부 소식이 부쩍 늘었다. 훈훈한 소식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부지수는 세계적으로도 낮은 수준이다. 경제규모와 비교해 보면 더욱 떨어진다. 2018년 국제 자선단체인 영국자선지원재단(CAF)이 발표한 세계기부지수2018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부참여지수는 34%로 146개 조사 대상국 중 60위에 그쳤다. OECD 회원국 36개국 중에서는 21위다. 일본은 32위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종합점수 34%로 60위였으며, 낯선 사람을 도와준 점수는 47%로 92위, 기부 경험 점수는 40%로 33위, 자원봉사 시간 점수는 15%로 96위에 랭크됐다. IMF 때 십시일반 금을 내놓은 대한민국 국민들, 강원도 산불 당시 짧은 기간 내에 500억원이 넘는 구호 지원금을 내 놓은 국민들인데 세계 기부지수에서는 이토록 낮은 성적을 기록하는 것일까. -편집자주- OECD국가 세계기부지수 순위표   줄어드는 기부 참여 경험은 2017년 87.3%에서 2019년 77.1%로 떨어졌다. 이 같은 국내 기부문화 주준은 선진국보다 한참 낮게 평가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들의 기부 경험이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조사 경과를 토대로 살펴보면 우리 국민들의 기부 활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예전만 못하다. 우선 기부활동 참여 경험이 점점 감소하고 있는 추세는 2017년 87.3%, 2018년 84.7%. 2019년 77.1%로 뚜렷하게 보였다. 이 중 올해 기부 활동에 참여한 경험은 67.3%가 갖고 있었다. 이는 조사 대상(만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자 둥 전반 정도인 51.9%만이 2019년 한 해 동안 기부를 해 본 경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올해 기부 참여자들의 기부금액도 대체로 감소 쪽에 가까웠다. 기부 참여 경험은 물론 기부 금액까지 줄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인 국내 기부문화 수준도 낮게 평가되었다. 전체 77.3%가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국내 기부문화 수준은 낮은 편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국내 기부문화 수준을 낮게 평가하는 사람들은 주로 기부금 횡령 및 개인목적의 유용 사례가 많은 것으로 바라봤다. 또 기부 받는 기관이 투명하지 않고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60.2%에 달해 NGO 단체들의 사업 투명성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금으로 호화생활을 한 이영학 (사진=연합뉴스) ■NGO 단체 기부금 유용 및 횡령 소식, 기부활동 참여 의지 꺾어 # 지난해부터 이슈가 됐던 A사 회장의 비싼 항공좌석 논란은 여전히 인터넷상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A와 국제기구 사이의 사업적인 연관성을 언급하는 글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이와 같은 정보는 많은 이들의 기부 활동 참여 의지를 꺾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낸 기부금이 적재, 적소에 쓰였는지 보고받지 못하는 가운데 NGO 단체의 방만한 경영이 도마 위에 오를 시 기부 활동 자체가 줄어들게 된다.  # 이른바 ‘어금니아빠’ 이영학 사건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2017년 많은 사람들이 기부에 대해 회의감을 드러낸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영학은 9세 때부터 치아와 뼈를 연결하는 부위에 악성종양이 자라는 희귀병 난치병인 거대백악종이 발병해 2년에 한 번씩 총 5번의 수술 과정에서 1개의 어금니만 남았다. 이 같은 희귀병이 딸에게 유전되면서 유전병을 앓게 된 딸을 위해 미국까지 가서 후원금을 모집했다. 국내에서는 2005년 11월 9일 MBC ‘생방송 화제집중’에 방송돼 ‘어금니 아빠’로 알려졌다. 방송 후 SNS 등을 통해 모금 활동을 해 온 이영학은 기부금으로 외제차와 명품 등을 구입해 호화로운 생활을 해왔다. 그러던 중 딸의 친구를 유인해 성폭력을 행사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 2017년에는 기부단체 새희망씨앗 회장과 대표가 후원금 128억 원으로 호화생활을 한 사실도 밝혀졌다. 기부금 128억 원 중 1.7%에 해당하는 2억원만 기부해 일반 시민 4만 9000명이 피해를 당한 사건이다.  이 같은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기부금 지출 내역에 대해 감독하는 국가기관이 없어 횡령은 물론 탈세까지 일어나고 있는 게 기부금단체의 현황이다.  이 같은 사례는 국민들의 기부활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에 큰 타격을 준다. 전체 조사대상 자중 86.9%가 기부금 유용 및 횡령 관련 뉴스가 기부자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라는 주장에 공감하고 있다. 이 같은 공감은 연령에 관계없이 나타났다. 실제 기부 활동을 하는 이들의 86.7%는 “기부금 사용내역을 공개적으로 발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기부활동 감소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기부금 유용과 횡령 뉴스를 접하면 선량하고 정당한 기부까지 피해를 입을 것 같다는 응답자가 86.9%였으며, 지금까지 해 온 기부활동도 주저할게 될 것 같다는 의견도 83.2%였다.  실제 2017년 이후 꾸준히 기부 활동 및 금액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 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2017년 이영학 사건 이후 우리 사회에는 ‘기부 포비아’가 확산됐다. 포비아는 객관적으로 볼 때 위험하지도 않고 불안하지도 않은 상황이나 대상을 필사적으로 피하고자 하는 증상을 말한다.    기부금 모집단체의 사용처 공개 및 투명한 사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픽사베이) ■ 사용처 공개는 기부자의 알권리, 모금단체나 개인 신뢰 검증 제도 필요 조사 대상자 대부분은 기부문화가 다시 활성화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타인에 대한 믿음(71.8%)이라고 응답했다. 기부문화의 불투명성을 해소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전체 86.7%가 기부금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중 85.2%는 거세게 알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실제 기부 경험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68.5%가 기부금 사용 내역을 인지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기부금 사용내역을 인지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22.2%에 불과했다.  영국이나 호주, 싱가포르 같은 경우는 방송모금, 홍부물에 반드시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인증번호를 착하게 되어 있다. 또 기부를 받는 개인이나 단체에 대한 철저한 조사 및 감독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과 감독이 시급한 이유다. 올바른 기부문화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해주는 기부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

[기부인식조사①] 기부지수 OECD 32개국 중 21위, 줄어드는 기부 참여 왜?

기부금 유용 소식 등 기부활동 의지에 직접 타격

박진희 기자 승인 2019.12.27 12:19 의견 0

연말연시가 되자 개인과 단체 및 기업의 기부 소식이 부쩍 늘었다. 훈훈한 소식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부지수는 세계적으로도 낮은 수준이다. 경제규모와 비교해 보면 더욱 떨어진다. 2018년 국제 자선단체인 영국자선지원재단(CAF)이 발표한 세계기부지수2018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부참여지수는 34%로 146개 조사 대상국 중 60위에 그쳤다. OECD 회원국 36개국 중에서는 21위다. 일본은 32위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종합점수 34%로 60위였으며, 낯선 사람을 도와준 점수는 47%로 92위, 기부 경험 점수는 40%로 33위, 자원봉사 시간 점수는 15%로 96위에 랭크됐다. IMF 때 십시일반 금을 내놓은 대한민국 국민들, 강원도 산불 당시 짧은 기간 내에 500억원이 넘는 구호 지원금을 내 놓은 국민들인데 세계 기부지수에서는 이토록 낮은 성적을 기록하는 것일까. -편집자주-

OECD국가 세계기부지수 순위표

 

줄어드는 기부 참여 경험은 2017년 87.3%에서 2019년 77.1%로 떨어졌다. 이 같은 국내 기부문화 주준은 선진국보다 한참 낮게 평가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들의 기부 경험이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조사 경과를 토대로 살펴보면 우리 국민들의 기부 활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예전만 못하다. 우선 기부활동 참여 경험이 점점 감소하고 있는 추세는 2017년 87.3%, 2018년 84.7%. 2019년 77.1%로 뚜렷하게 보였다. 이 중 올해 기부 활동에 참여한 경험은 67.3%가 갖고 있었다. 이는 조사 대상(만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자 둥 전반 정도인 51.9%만이 2019년 한 해 동안 기부를 해 본 경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올해 기부 참여자들의 기부금액도 대체로 감소 쪽에 가까웠다. 기부 참여 경험은 물론 기부 금액까지 줄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인 국내 기부문화 수준도 낮게 평가되었다. 전체 77.3%가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국내 기부문화 수준은 낮은 편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국내 기부문화 수준을 낮게 평가하는 사람들은 주로 기부금 횡령 및 개인목적의 유용 사례가 많은 것으로 바라봤다. 또 기부 받는 기관이 투명하지 않고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60.2%에 달해 NGO 단체들의 사업 투명성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금으로 호화생활을 한 이영학 (사진=연합뉴스)


■NGO 단체 기부금 유용 및 횡령 소식, 기부활동 참여 의지 꺾어

# 지난해부터 이슈가 됐던 A사 회장의 비싼 항공좌석 논란은 여전히 인터넷상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A와 국제기구 사이의 사업적인 연관성을 언급하는 글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이와 같은 정보는 많은 이들의 기부 활동 참여 의지를 꺾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낸 기부금이 적재, 적소에 쓰였는지 보고받지 못하는 가운데 NGO 단체의 방만한 경영이 도마 위에 오를 시 기부 활동 자체가 줄어들게 된다. 

# 이른바 ‘어금니아빠’ 이영학 사건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2017년 많은 사람들이 기부에 대해 회의감을 드러낸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영학은 9세 때부터 치아와 뼈를 연결하는 부위에 악성종양이 자라는 희귀병 난치병인 거대백악종이 발병해 2년에 한 번씩 총 5번의 수술 과정에서 1개의 어금니만 남았다. 이 같은 희귀병이 딸에게 유전되면서 유전병을 앓게 된 딸을 위해 미국까지 가서 후원금을 모집했다. 국내에서는 2005년 11월 9일 MBC ‘생방송 화제집중’에 방송돼 ‘어금니 아빠’로 알려졌다. 방송 후 SNS 등을 통해 모금 활동을 해 온 이영학은 기부금으로 외제차와 명품 등을 구입해 호화로운 생활을 해왔다. 그러던 중 딸의 친구를 유인해 성폭력을 행사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 2017년에는 기부단체 새희망씨앗 회장과 대표가 후원금 128억 원으로 호화생활을 한 사실도 밝혀졌다. 기부금 128억 원 중 1.7%에 해당하는 2억원만 기부해 일반 시민 4만 9000명이 피해를 당한 사건이다. 

이 같은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기부금 지출 내역에 대해 감독하는 국가기관이 없어 횡령은 물론 탈세까지 일어나고 있는 게 기부금단체의 현황이다. 

이 같은 사례는 국민들의 기부활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에 큰 타격을 준다. 전체 조사대상 자중 86.9%가 기부금 유용 및 횡령 관련 뉴스가 기부자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라는 주장에 공감하고 있다. 이 같은 공감은 연령에 관계없이 나타났다. 실제 기부 활동을 하는 이들의 86.7%는 “기부금 사용내역을 공개적으로 발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기부활동 감소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기부금 유용과 횡령 뉴스를 접하면 선량하고 정당한 기부까지 피해를 입을 것 같다는 응답자가 86.9%였으며, 지금까지 해 온 기부활동도 주저할게 될 것 같다는 의견도 83.2%였다. 

실제 2017년 이후 꾸준히 기부 활동 및 금액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 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2017년 이영학 사건 이후 우리 사회에는 ‘기부 포비아’가 확산됐다. 포비아는 객관적으로 볼 때 위험하지도 않고 불안하지도 않은 상황이나 대상을 필사적으로 피하고자 하는 증상을 말한다. 

 
기부금 모집단체의 사용처 공개 및 투명한 사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픽사베이)

■ 사용처 공개는 기부자의 알권리, 모금단체나 개인 신뢰 검증 제도 필요

조사 대상자 대부분은 기부문화가 다시 활성화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타인에 대한 믿음(71.8%)이라고 응답했다. 기부문화의 불투명성을 해소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전체 86.7%가 기부금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중 85.2%는 거세게 알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실제 기부 경험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68.5%가 기부금 사용 내역을 인지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기부금 사용내역을 인지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22.2%에 불과했다. 

영국이나 호주, 싱가포르 같은 경우는 방송모금, 홍부물에 반드시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인증번호를 착하게 되어 있다. 또 기부를 받는 개인이나 단체에 대한 철저한 조사 및 감독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과 감독이 시급한 이유다. 올바른 기부문화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해주는 기부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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