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토지’ 읽기의 진수를 선보여 독자들 사이에서 은근한 입소문이 퍼진 ‘나, 참 쓸모 있는 인간’의 저자 김연숙(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이 새로운 인문 에세이 ‘박경리의 말’을 들고 우리 곁을 찾았다.  김 교수는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출범 직후인 2012년부터 현재까지 ‘고전 읽기’ 강의를 통해 학부 학생들과 함께 ‘토지’를 읽어온 저자는 개인적으로는 스물다섯 살 때 처음 박경리와 ‘토지’를 만났다. 그 후 수십 년간 수많은 제자, 이웃, 친구와 이 책을 읽었고, 강의도 해왔다. 저자는 고전, 특히 문학이 우리 삶을 가치 있게 이끌어갈 힘을 지녔다고 믿는다. 많은 순간 절망에 빠져 허우적대고 적잖은 위기를 만나 흔들리는 평범한 사람들이 ‘토지’ 속에 등장하는 600여 명 다채로운 인간 군상으로부터 때로는 희망을,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깨달음을 얻는 것이 그 힘을 얻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토지’를 처음 만난 그날 이후 ‘토지’와 박경리의 말을 노트와 마음에 아로새겼다. ‘토지’와 박경리의 말에서 발견한 인문학적 사유를 삶에 적용하고, 나아가 우리 앞에 놓인 현실에 구체적으로 활용해봄으로써 더 단단하게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었다. 김연숙 지음 | 천년의상상 | 2020년 06월 22일 출간 ■ 우리 문학의 진정한 거장, 박경리 선생이 내리는 죽비소리 ‘토지’는 한말에서 해방까지 60여 년 역사를 배경으로 민중의 고된 삶을 생생히 재현하는 고전이며, 박경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문호라 할 만한 작가이다. 하지만 ‘토지’라는 장대한 소설은 어찌 보면 ‘낡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묻는다. 1969년, 지금으로부터 무려 50여 년 전부터 쓰이기 시작한 이 옛 시절 이야기를 왜 2020년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같이 읽겠다며 달려드는 것일까. 하고많은 고전 중 왜 하필 ‘토지’를 선택하는 것일까. 게다가 강의를 듣고 나면 다들 “옛날이야기인 줄만 알았던 책이 재미있다”라고 말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박경리 스스로 밝힌 바 있듯 ‘토지’는 연민으로 가득한 책이다. 힘겨운 세상살이를 이어가는 보통의 인생들에 대한 박경리의 깊은 연민으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토지에는 그저 선한 사람도 그저 악한 사람도 없다. ‘박경리의 말’은 단순히 그럴듯한 말, 선하고 좋은 말, 교훈적인 말을 가려 뽑아둔 그런 책이 아니다. ‘토지’를 적어도 30년 이상 매번 다르게 혹은 다른 각도로 읽어온 한 연구자에게 와 닿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들의 손이 그 책을 붙잡게 만드는 힘의 바탕이 된 말과 이야기를 올올이 엮은 책인 것이다.

[주말엔 책] ‘토지’를 읽으며 차곡차곡 쌓은 ‘박경리의 말’

김연숙 교수의 인물 에세이

박진희 기자 승인 2020.06.26 13:20 의견 0

2018년 ‘토지’ 읽기의 진수를 선보여 독자들 사이에서 은근한 입소문이 퍼진 ‘나, 참 쓸모 있는 인간’의 저자 김연숙(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이 새로운 인문 에세이 ‘박경리의 말’을 들고 우리 곁을 찾았다. 

김 교수는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출범 직후인 2012년부터 현재까지 ‘고전 읽기’ 강의를 통해 학부 학생들과 함께 ‘토지’를 읽어온 저자는 개인적으로는 스물다섯 살 때 처음 박경리와 ‘토지’를 만났다. 그 후 수십 년간 수많은 제자, 이웃, 친구와 이 책을 읽었고, 강의도 해왔다.

저자는 고전, 특히 문학이 우리 삶을 가치 있게 이끌어갈 힘을 지녔다고 믿는다. 많은 순간 절망에 빠져 허우적대고 적잖은 위기를 만나 흔들리는 평범한 사람들이 ‘토지’ 속에 등장하는 600여 명 다채로운 인간 군상으로부터 때로는 희망을,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깨달음을 얻는 것이 그 힘을 얻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토지’를 처음 만난 그날 이후 ‘토지’와 박경리의 말을 노트와 마음에 아로새겼다. ‘토지’와 박경리의 말에서 발견한 인문학적 사유를 삶에 적용하고, 나아가 우리 앞에 놓인 현실에 구체적으로 활용해봄으로써 더 단단하게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었다.

김연숙 지음 | 천년의상상 | 2020년 06월 22일 출간



■ 우리 문학의 진정한 거장, 박경리 선생이 내리는 죽비소리

‘토지’는 한말에서 해방까지 60여 년 역사를 배경으로 민중의 고된 삶을 생생히 재현하는 고전이며, 박경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문호라 할 만한 작가이다. 하지만 ‘토지’라는 장대한 소설은 어찌 보면 ‘낡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묻는다. 1969년, 지금으로부터 무려 50여 년 전부터 쓰이기 시작한 이 옛 시절 이야기를 왜 2020년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같이 읽겠다며 달려드는 것일까. 하고많은 고전 중 왜 하필 ‘토지’를 선택하는 것일까. 게다가 강의를 듣고 나면 다들 “옛날이야기인 줄만 알았던 책이 재미있다”라고 말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박경리 스스로 밝힌 바 있듯 ‘토지’는 연민으로 가득한 책이다. 힘겨운 세상살이를 이어가는 보통의 인생들에 대한 박경리의 깊은 연민으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토지에는 그저 선한 사람도 그저 악한 사람도 없다. ‘박경리의 말’은 단순히 그럴듯한 말, 선하고 좋은 말, 교훈적인 말을 가려 뽑아둔 그런 책이 아니다. ‘토지’를 적어도 30년 이상 매번 다르게 혹은 다른 각도로 읽어온 한 연구자에게 와 닿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들의 손이 그 책을 붙잡게 만드는 힘의 바탕이 된 말과 이야기를 올올이 엮은 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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