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양혜규―O2 & H2O’ 전시전경 (사진=이동현기자) 동시대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하나로 평가되는 양혜규 작가의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양혜규―O2 & H2O’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고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현실의 추상성'이라는 화두로 또 다른 도약을 시도한다. 생명 유지의 필수 요소인 산소(공기)와 물은 자연 상태에서는 물리적 현실이지만 인간이 고안한 화학기호에서는 O2, H2O와 같이 특정하게 추상화 된다. 전시명에 사용된 ‘O2 & H2O’는 인간이 감각하는 경험의 추상적 성질을 미술 언어로 추적해온 작가의 관심사로부터 발현되었다. O2 & H2O는 과학적 사실계, 그 사실을 오롯이 인지할 수 없는 경험과 감각을 포함한 지각계, 기후, 재난 등 점차 극단으로 치닫는 현상계를 총체적으로 사유하기 위한 화두이다. O2 & H2O는 우리의 현실만큼 혼종(混種)적인 전시이다.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양혜규―O2 & H2O’ 전시전경 (사진=이동현기자) 양혜규는 다양한 사회-문화권에서 형성된 지식, 관습, 현상을 초월적인 시공간에서 ‘환상적인' 시각 언어로 구사하면서, 방울과 인조 짚을 사용한 <소리 나는 가물家物>과 <중간 유형> 등의 조각 작품 군을 생성했다. 형태적으로 생명체와 기계, 사물과 인간 사이 어느 지점을 가리키는 양혜규의 조각-존재는 설화적 기괴함과 친근함 마저 자아낸다.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양혜규―O2 & H2O’ 전시전경 (사진=이동현기자) 서울박스와 5전시실에 걸쳐 조성된 전시 환경은 민감한 접촉과 움직임을 유도한다. 통로-벽체, 문손잡이, 블라인드와 같은 일상적 요소들은 특정한 방식으로 배열 또는 적층되어 일종의 성좌를 그린다. 5전시실에서는 솔 르윗(Sol Lewitt, 1928-2007)의 큐브형 원작을 각각 ‘3배로 축소'하고 ‘21배로 확장'하여 다시금 하나의 커다란 큐브로 완성되는 두 개의 <솔 르윗 뒤집기>를 선보인다. 복도에 설치된 디지털 콜라주 현수막 <오행비행>과 벽지 <디엠지 비행>은 물질과 상징, 에너지와 기술, 기후와 사회적 양극화, 재해와 국경 등 우리가 마주하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현상을 다룬다. 음성 복제(클로닝, cloning) 스타트업 네오사피엔스와의 협업으로 작가의 목소리를 복제하여 만든 인공지능 목소리 <진정성 있는 복제>는 정체성, 진짜, 유일함 등 진정성 있는 가치란 무엇인지 질문한다. 작가는 오늘날 현대 문명이 처한 초현실적 상황에 대한 사유를 이들 작품을 통해 고백한다.

[갤러리에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양혜규 개인전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선정

이동현 기자 승인 2020.11.19 16:31 의견 0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양혜규―O2 & H2O’ 전시전경 (사진=이동현기자)


동시대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하나로 평가되는 양혜규 작가의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양혜규―O2 & H2O’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고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현실의 추상성'이라는 화두로 또 다른 도약을 시도한다.

생명 유지의 필수 요소인 산소(공기)와 물은 자연 상태에서는 물리적 현실이지만 인간이 고안한 화학기호에서는 O2, H2O와 같이 특정하게 추상화 된다.

전시명에 사용된 ‘O2 & H2O’는 인간이 감각하는 경험의 추상적 성질을 미술 언어로 추적해온 작가의 관심사로부터 발현되었다. O2 & H2O는 과학적 사실계, 그 사실을 오롯이 인지할 수 없는 경험과 감각을 포함한 지각계, 기후, 재난 등 점차 극단으로 치닫는 현상계를 총체적으로 사유하기 위한 화두이다.

O2 & H2O는 우리의 현실만큼 혼종(混種)적인 전시이다.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양혜규―O2 & H2O’ 전시전경 (사진=이동현기자)


양혜규는 다양한 사회-문화권에서 형성된 지식, 관습, 현상을 초월적인 시공간에서 ‘환상적인' 시각 언어로 구사하면서, 방울과 인조 짚을 사용한 <소리 나는 가물家物>과 <중간 유형> 등의 조각 작품 군을 생성했다.

형태적으로 생명체와 기계, 사물과 인간 사이 어느 지점을 가리키는 양혜규의 조각-존재는 설화적 기괴함과 친근함 마저 자아낸다.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양혜규―O2 & H2O’ 전시전경 (사진=이동현기자)


서울박스와 5전시실에 걸쳐 조성된 전시 환경은 민감한 접촉과 움직임을 유도한다. 통로-벽체, 문손잡이, 블라인드와 같은 일상적 요소들은 특정한 방식으로 배열 또는 적층되어 일종의 성좌를 그린다.

5전시실에서는 솔 르윗(Sol Lewitt, 1928-2007)의 큐브형 원작을 각각 ‘3배로 축소'하고 ‘21배로 확장'하여 다시금 하나의 커다란 큐브로 완성되는 두 개의 <솔 르윗 뒤집기>를 선보인다. 복도에 설치된 디지털 콜라주 현수막 <오행비행>과 벽지 <디엠지 비행>은 물질과 상징, 에너지와 기술, 기후와 사회적 양극화, 재해와 국경 등 우리가 마주하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현상을 다룬다.

음성 복제(클로닝, cloning) 스타트업 네오사피엔스와의 협업으로 작가의 목소리를 복제하여 만든 인공지능 목소리 <진정성 있는 복제>는 정체성, 진짜, 유일함 등 진정성 있는 가치란 무엇인지 질문한다. 작가는 오늘날 현대 문명이 처한 초현실적 상황에 대한 사유를 이들 작품을 통해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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