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은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애국마케팅으로 국내 배달앱 시장 약 60%를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와 합병한다는 소식을 전해 많은 소비자들이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 기업을 독일에 뺏긴다는 우려가 생겨난 것이다. 다만 단순히 외국 자본에 국내 기업이 휩쓸려 가는 것이 아니라 국내 산업의 발전을 위해 좋은 기회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번 인수합병 문제를 감정적인 시각으로만 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왜 DH와 손을 잡으려 하는지, 인수 합병 후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김봉진 대표가 직원들과의 대화 시간을 갖고 있다.(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이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합병되면 국내 기업이 외국계 자본에 복종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을 외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은 물론 공정위도 이번 인수합병(M&A)을 반기지 않는 눈치다. 그러나 시각을 조금만 넓혀 보면 국내 배달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이 많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 토종 스타트업 외국계 자금 확보·글로벌 진출 마중물 지난해 12월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글로벌 배달 서비스 딜리버리히어로(DH)와 4조7500억원 가치로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국내 스타트업 M&A 사상 최대 금액으로 체결된 계약이다. 비슷한 시기 아시아나항공이 체결한 매각 계약 규모이 두 배에 이른다. 국내 토종 스타트업이 10년 만에 글로벌 자본으로부터 조 단위의 가치를 인정받은 최초 사례로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사실만 놓고 봐도 이번 배민 M&A는 국내 스타트업 위상을 높였다고 볼 수 있다. 외국계기업에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해도 거액으로 엑시트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계약을 본보기로 자본이 부족한 국내 스타트업에 외국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모일 수 있어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는 게 전문가 등의 평가다. 특히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0년 창업 이후 6년 간 직원들 월급 걱정을 할 정도로 경영이 어렵기도 했다. 이처럼 어려운 시기를 지나 현재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4조6500억원이라는 가치를 인정받을 정도로 성장해 많은 스타트업들에 본보기가 됐다는 평가도 있다. ■아시아 11개국 사업 총괄, 커진 규모만큼 국내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 이외에도 배민의 아시아 진출로 한국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소도 기대할 수 있다. 배민이 한국 내 사업에만 집중하던 시절에도 10년 만에 정규직 2000명이 근무하는 회사로 성장시킨 바 있다. 국내에서만도 지속적으로 일자리 창출 규모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11개 아시아 지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면 일자리 창출 효과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개발자, 마케팅 인력 등이 해외에 속속 진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배민과 손잡고 일하는 관련업체(로봇이나 식기, 식자재 등 업체)들도 아시아 진출 기회 가질 수 있다. 이는 우아한형제들이 DH에 단순히 배민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우아DH아시아를 함께 설립해 총괄하게 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는 이번 계약을 통해 아시아 국가들 경영권을 보장 받게 된다. 이처럼 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면서 성과를 보이면 딜리버리히어로 내에서 김 대표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쉽게 말해 글로벌 자본으로 11개 아시아 지역에 진출하게 되는 것은 맞지만 총괄 권한은 김 대표가 그대로 가지기 때문에 기존과 달라지는 점 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또 DH는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갖고 있는 배민 지분 약 12.8%는 DH 주식으로 교환하면서도 교환한 DH 주식을 4년간 팔지 못하는 옵션으로 묶어뒀다. 최소 4년간은 아시아 사업을 키워달라는 주문을 한 것이다. 이는 DH가 김 대표의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이게 김 대표가 최근 직원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인수합병 이후에도 우리는 국내 및 아시아 경영에 집중할 것이기 때문에 시장의 경쟁 상황은 지금처럼 유지될 것”이라며 “이번 인수합병이 국내 수수료를 조금 올려 보자는 차원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 달라”고 말할 수 있었던 자신감의 근원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배달앱 시장은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 등은 우아한형제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면 더 높은 금액에 협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배달시장 지각변동] ③배달의 민족, 국내 토종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마중물 될 것

국내 토종 스타트업에 용기 부여…외국계 자금 확보·글로벌 진출 가능성 보여주는 사례
11개 아시아지역 총괄하며 국내 청년 일자리창출에도 기여할 것

이인애 기자 승인 2020.12.24 14:52 | 최종 수정 2020.12.24 14:53 의견 0

배달의민족은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애국마케팅으로 국내 배달앱 시장 약 60%를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와 합병한다는 소식을 전해 많은 소비자들이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 기업을 독일에 뺏긴다는 우려가 생겨난 것이다. 다만 단순히 외국 자본에 국내 기업이 휩쓸려 가는 것이 아니라 국내 산업의 발전을 위해 좋은 기회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번 인수합병 문제를 감정적인 시각으로만 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왜 DH와 손을 잡으려 하는지, 인수 합병 후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김봉진 대표가 직원들과의 대화 시간을 갖고 있다.(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이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합병되면 국내 기업이 외국계 자본에 복종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을 외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은 물론 공정위도 이번 인수합병(M&A)을 반기지 않는 눈치다. 그러나 시각을 조금만 넓혀 보면 국내 배달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이 많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 토종 스타트업 외국계 자금 확보·글로벌 진출 마중물

지난해 12월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글로벌 배달 서비스 딜리버리히어로(DH)와 4조7500억원 가치로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국내 스타트업 M&A 사상 최대 금액으로 체결된 계약이다. 비슷한 시기 아시아나항공이 체결한 매각 계약 규모이 두 배에 이른다. 국내 토종 스타트업이 10년 만에 글로벌 자본으로부터 조 단위의 가치를 인정받은 최초 사례로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사실만 놓고 봐도 이번 배민 M&A는 국내 스타트업 위상을 높였다고 볼 수 있다. 외국계기업에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해도 거액으로 엑시트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계약을 본보기로 자본이 부족한 국내 스타트업에 외국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모일 수 있어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는 게 전문가 등의 평가다.

특히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0년 창업 이후 6년 간 직원들 월급 걱정을 할 정도로 경영이 어렵기도 했다. 이처럼 어려운 시기를 지나 현재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4조6500억원이라는 가치를 인정받을 정도로 성장해 많은 스타트업들에 본보기가 됐다는 평가도 있다.

■아시아 11개국 사업 총괄, 커진 규모만큼 국내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

이외에도 배민의 아시아 진출로 한국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소도 기대할 수 있다. 배민이 한국 내 사업에만 집중하던 시절에도 10년 만에 정규직 2000명이 근무하는 회사로 성장시킨 바 있다. 국내에서만도 지속적으로 일자리 창출 규모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11개 아시아 지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면 일자리 창출 효과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개발자, 마케팅 인력 등이 해외에 속속 진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배민과 손잡고 일하는 관련업체(로봇이나 식기, 식자재 등 업체)들도 아시아 진출 기회 가질 수 있다.

이는 우아한형제들이 DH에 단순히 배민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우아DH아시아를 함께 설립해 총괄하게 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는 이번 계약을 통해 아시아 국가들 경영권을 보장 받게 된다. 이처럼 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면서 성과를 보이면 딜리버리히어로 내에서 김 대표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쉽게 말해 글로벌 자본으로 11개 아시아 지역에 진출하게 되는 것은 맞지만 총괄 권한은 김 대표가 그대로 가지기 때문에 기존과 달라지는 점 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또 DH는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이 갖고 있는 배민 지분 약 12.8%는 DH 주식으로 교환하면서도 교환한 DH 주식을 4년간 팔지 못하는 옵션으로 묶어뒀다. 최소 4년간은 아시아 사업을 키워달라는 주문을 한 것이다. 이는 DH가 김 대표의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이게 김 대표가 최근 직원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인수합병 이후에도 우리는 국내 및 아시아 경영에 집중할 것이기 때문에 시장의 경쟁 상황은 지금처럼 유지될 것”이라며 “이번 인수합병이 국내 수수료를 조금 올려 보자는 차원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 달라”고 말할 수 있었던 자신감의 근원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배달앱 시장은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 등은 우아한형제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면 더 높은 금액에 협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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