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중국 정부가 판호 발급 기준에 새로운 채점 제도를 도입하면서 국내 게임사가 딜레마에 빠졌다. 채점 항목에 사회주의 가치관과 중화 우수 문화 전파 등의 요소가 있어서다. 중국 시장 진출을 포기해야 하나란 비판도 나온다.
28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위클리 글로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중국선전부출판국이 발표한 '게임 심사 채점 세칙'을 지난 1일부터 도입해 시행 중이다. 중국 내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채점 세칙은 크게 5가지 항목으로 ▲관념 지향 ▲원조 창작 ▲제작 품질 ▲개발 정도 ▲문화적 의미로 구분된다.
항목별 최고점은 5점이며 평균 3점 이상을 받아야만 자격이 주어진다. 평균 4점 이상일 경우에는 우선 승인권을 부여 받으며 한 항목이라도 0점을 받을 경우에는 과락으로 발급이 반려된다.
여기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관념 지향과 문화적 의미다.
관념 지향의 평가 세부 항목에는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이 명시돼 있다. 게임의 스토리나 플레이 방식에서 이런 부분이 어느정도 녹아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문화적 의미 항목에서는 게임이 중국의 우수한 문화를 전파하고 홍보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결과적으로 중국 정부의 입맛에 맞는 게임들만 합격 도장을 찍어주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가 한한령을 내린지 약 4년만에 컴투스 '서머너즈워'에 판호 발급을 해주면서 얼었던 벽이 약간은 녹아내린 듯 했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았지만 판호를 대기 중이던 게임사들은 당시 꽤 긍정적인 신호로 인식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갑자기 새로운 채점 기준을 내세우면서 게임업계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판호 발급을 위해 중국에 우호적인 내용으로 게임을 제작하거나 수정했을 경우 문화공정 논란 등 여러가지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판호 발급 기준이 명확해져 전략을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게 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존에는 명확한 기준이 공개되지 않아 판호 발급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채점 항목이 공개되면서 어느 정도 방향성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채점 기준은 게임에 중국 색채를 넣으라는 의미로 해석이 되는데 그러면 중국 게임사가 훨씬 경쟁력이 높아진다"며 "불가피하게 수정을 해야하는 한국 게임사들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너무 중국 중심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문화적인 제약의 장벽이 커진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