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지폴의 카드뮴 수납장이 리콜 조치 중이지만 피해 소비자들의 불만은 꺼지지 않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쁘띠엘린의 유아가구 전문브랜드 세이지폴이 카드뮴이 검출된 수납장 제품 리콜에 대한 공식 입장을 표명했으나 개운치 못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피해 소비자들이 리콜과 관련된 문제점이 여전히 산재해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쁘띠엘린은 홈페이지를 통해 세이지폴 디럭스 수납장에 리콜에 대한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디럭스 수납장 아이보리베이지2 모델의 경우 구매일자와 관계 없이 전체 교환 또는 환불이 가능하다.
쁘띠엘린 측은 “해당 제품은 2020년 7월에 생산을 시작했으며 해당 부분의 자재 검사는 12월에 진행했다. 당시 카드뮴은 불검출됐다. 2021년 초에 2차 생산 제조 당시 당시 공급된 부자재 중 일부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디럭스 수납장 전제품 중 2020년 12월 1일 이후 구매 제품에 대해서는 프레임 교환 또는 환불이 가능하다. 쁘띠엘린에 따르면 엣지 부분 소재의 안전성을 확인했던 12월 시점 이후에 구매한 전 모델에 대해서도 업그레이드 된 프레임으로 교환 또는 완제품 환불을 진행 하겠다는 입장이다.
업체 측은 국가공인인증시험기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서 2020년 12월 7일 발행된 엣지 자재 안전성 시험 성적서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더불어 디럭스 수납장 전제품 중 최초 출시된 제품을 비롯해 2020년 12월 1일 이전 구매한 제품에 대해서는 프레임 교환이 진행된다.
■ 제조일자별로 리콜이 다른 반쪽자리 리콜?
쁘띠엘린의 이같은 리콜 관련 공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소비자 A씨는 본지에 쁘띠엘린의 이번 리콜조치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A씨에 따르면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아이보리베이지2만 카드뮴이 검출됐다는 근거로 쁘띠엘린이 해당 제품만 리콜 조치를 취한다고 했다. 쁘띠엘린이 일주일 뒤 2021년 제품은 모든 색상을 환불해주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개운치 못하다는 것이다.
A씨는 “지난 2019년 수납장 출시 이후 완판된 제품으로 올해까지 3년 동안 판매중이다. 그런데 2021년 제품만 교환 또는 환불이 가능하고 이전 제품은 프레임만 교환한다는 입장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주문일자와 제작일자에 따른 문제점도 지적됐다.
해당 제품이 주문과 제작과 동시에 제작한다고 안내받아 한 달을 걸려 배송받았으나 주문일자보다 빠른 제작일자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A씨는 “해당 수납장 제품은 그동안 원자재 수급 일자를 제작일자로 스티커에 붙여서 발송됐다. 이후 주문 날짜를 기준으로 환불이 나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이지폴 수납장은 2020년 12월 1일 이전 제품의 경우 프레임만 교환만 가능하다. 쁘띠엘린은 자체검사 실시 전후로 리콜 기준을 정했다는 입장이다.
A씨는 “이 부분을 믿을 수 없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민원을 넣은 결과 연맹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인지했다. 현제 쁘띠엘린 측에 민원 내용을 모아 공문을 발송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시험성적서 주기에 대해서도 의문점을 표했다.
A씨는 “그동안 업체가 정기적으로 제품 검사를 했다고 했지만 2019년 5월~ 2020년 12월 사이 1년 7개월간 검사 성적서가 없는 이유가 궁금하다. 유아 가구의 경우 정기적으로 며칠을 기준으로 검사하는 게 의무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프레임 교체를 이유로 수거해가는 수납장 처리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중금속이 노출된 수납장을 새제품으로 둔갑시키지는 않는지 수거 후 어떻게 활용하는지 여부도 언급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세이지폴 아웃'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들 (사진=소비자)
■ ‘카드뮴’ 검출로 인한 부작용 및 피해사실에 대한 정보 전무
A씨는 피해 소비자들이 현재 해당 수납장의 카드뮴 노출로 인해 어떤 피해가 있는지 궁금하고 불안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다수 피해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해 “일단 밖에 버렸다”, “비닐로 싸놨다”, “환기 시키는 중이다”, “바구니에 보관했던 옷들 다 빨았다”, “남편 회사에 있는 금속측정기 기계 갖고 와서 수치 재봤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불안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쁘띠엘린의 공식 입장문 이전 A씨의 1:1 문의에 따른 답변 (사진=소비자)
이에 대한 입장을 업체에 전달했지만 두루뭉술한 답변 뿐이었고 소비자들의 불안은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A씨는 “회사가 실험을 하거나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등 해당 제품에서 발생한 부작용에 대한 공식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 공식 입장문에도 거짓말?
A씨는 쁘띠엘린이 공식 입장문에서 리콜 처분과 동시에 전색상 제품을 판매 금지했다고 올렸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지난 6월 9일 SBS 뉴스에서 해당 제품의 바구니 옵션을 고르며 쇼핑하는 장면이 송출됐다는 것이다.
또한 이달 12일까지 쁘띠엘린 스토어에서 수납장 판매량 증가란 공지와 더불어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롯데온, SSG닷컴에서는 이달 9일 SBS 뉴스 보도 이후 수납장 판매를 금지했다고 밝혔다.
소비자 A씨에 따르면 쁘띠엘린의 공식입장과 달리 리콜 조치 이후에도 버젓이 제품을 광고하고 판매했다. (사진=소비자)
A씨는 쁘띠엘린의 공식입장문이 세이지폴 홈페이지만 올라온 점도 지적했다.
물건을 판매한 쁘띠엘린 공식 스토어와 6만명이 넘는 팔로워의 쁘띠엘린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공지를 올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A씨는 “업체가 협찬한 사람들의 피드백과 판매글만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다. 구매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을 때 쁘띠엘린은 자화자찬 글을 올리기에 급급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업체가 물건 파는 걸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문제가 생긴 것에 대해 인정하고 소비자들을 안심시켜야 하는게 아니냐”며 구매자들이 각종 기관에 민원을 넣고, 쁘띠엘린 측에 일대일 문의를 할 때 똑같은 답변으로 일관했다. ‘자발적 리콜’이라고 선심쓰듯이 일 진행하면서 아는 사람들만 알게하고 쉬쉬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사진=소비자)
본지는 피해 소비자들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의견을 듣고자 쁘띠엘린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