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부장 박진희 기업마다 전담 조직을 신설 하는 등 ESG 경영 실천 방향 모색에 분주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는 ESG 평가 등급이 기업의 사업을 펼치는데 있어서 중요한 지표가 되어 가고 있는 때다. 기업이 소홀히 할 수 없는 만큼 ESG 평가 등급 상향을 위한 기업들의 변화가 이채롭다. 이런 가운데 ESG를 전시 용도로만 사용하는 듯 한 인상을 풍기는 기업이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와 사조산업을 모체로 하는 기업 사조그룹이다. 양사는 각각 윤홍근 회장과 주진우 회장을 필두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는 듯 보였으나 실상은 ‘양머리’가 아닌 ‘개고기’를 팔고 있는 모양새다. 두 기업의 양두구육(羊頭狗肉)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사조그룹 주요 상장 계열사 5개(사조대림·사조동아원·사조산업·사조씨푸드·사조오양)의 2020년 ESG 통합등급은 C~D 수준이다. 사조산업의 등급은 D다. ESG 통합등급은 총 7가지로 D등급이 가장 하위에 있다. 이에 사조그룹은 주요 계열사에 ESG 담당자를 배치하고 각 분야별 등급 상향 조정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각 계열사들이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사조산업 경영관리실이 이를 진두지휘 한다. 이와 같은 움직임에 수상한 점이 포착됐다. 26일 비즈한국 등 복수 매체는 사조그룹이 2018년 10월에 사조희망나눔재단에 기부한 경상북도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의 토지와 건물이 주진우 회장의 사적인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 회장이 자신의 생가이기도 한 해당 건물의 관리를 그룹에 일임하고, 재단 기부라는 포장지를 덧씌웠다는 것이다. 소외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희망나눔재단이 주 회장의 사적인 이득을 위해 이용되고 있다면 설립부터 그 취지가 무색하게 된다. 같은 날 BBQ는 윤홍근 회장 전면에 나서서 진두지휘 했던 ‘청년 스마일 프로젝트’에 얼룩이 졌다. ‘청년 스마일 프로젝트’에 선정된 200팀에게 8000만 원씩의 지원을 약속했지만 이 행사가 실상은 36개월에 걸쳐 돈을 빌려주는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해당 사업이 무상 지원 사업이 아닌 “36개월에 걸쳐 빌려준 돈의 90%에 달하는 금액을 반납하라는 것”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BBQ측은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침체로 구직, 사업실패 등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과 경제적 자립기반 마련을 위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지만 프로젝트에 참가한 A씨는 “BBQ가 1차 설명회에서 창업자들에게 자금 8000만원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BBQ미래꿈희망기금을 약 3년간 본사에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BBQ의 청년 스마일 프로젝트를 통해 창업한 창업자들은 매달 평균 194만원의 기금을 사측에 내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최종 점포 소유를 위해서는 회사가 지원해준 보증금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기금을 창업비 수준으로 납부하라는 것은 사업비 200억 원을 기부금 명목으로 회계 처리하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춘추시대 제나라의 영공은 여인들이 남장하는 것을 보기 좋아했다. 이런 취미가 온 나라에 전해지자 제나라 여인들이 온통 남자 복장을 입기 시작했다. 이를 전해들은 영공은 남장을 금지시켰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이에 영공은 당대 명성 있는 사상가인 안자를 만나 금령이 지켜지지 않는 까닭을 물었다. 안자는 “군주께서는 궁궐 안에서는 여인들의 남장을 허하시면서 궁 밖에서는 못하게 하십니다. 이는 곧 문에는 소머리를 걸어놓고 안에서는 말고기를 파는 것과 같습니다. 어찌하여 궁 안에서는 금지하지 않으십니까? 궁중에서 못하게 하면 밖에서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직언했다. 양두구육(羊頭狗肉)이란 양의 머리를 내 걸고 개고기를 판다는 의미로 겉은 그럴싸하게 허세를 부리지만 안은 그렇지 못함을 의미한다. BBQ 윤홍근 회장과 사조그룹 주진우 회장의 행보가 제나라 영공과 다르지 않다. 지속가능경영은 모든 기업이 추구해야 할 필수적인 경영 방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투자자들은 투자대상회사의 지속가능경영 성과에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ESG 경영은 일부의 전략만이 아닌 필수 경영 방침으로 자리 잡고 있는 추세다. 그런 때에 투자자의 신뢰는커녕 양두구육으로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위는 발이 시렵다고 제 발 등에 오줌을 싸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데스크칼럼] BBQ 윤홍근·사조그룹 주진우, 양두구육 논란...ESG 아무나 하나?

박진희 기자 승인 2021.08.27 08:00 | 최종 수정 2021.08.27 09:39 의견 5
생활경제부장 박진희


기업마다 전담 조직을 신설 하는 등 ESG 경영 실천 방향 모색에 분주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는 ESG 평가 등급이 기업의 사업을 펼치는데 있어서 중요한 지표가 되어 가고 있는 때다. 기업이 소홀히 할 수 없는 만큼 ESG 평가 등급 상향을 위한 기업들의 변화가 이채롭다.

이런 가운데 ESG를 전시 용도로만 사용하는 듯 한 인상을 풍기는 기업이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와 사조산업을 모체로 하는 기업 사조그룹이다. 양사는 각각 윤홍근 회장과 주진우 회장을 필두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는 듯 보였으나 실상은 ‘양머리’가 아닌 ‘개고기’를 팔고 있는 모양새다. 두 기업의 양두구육(羊頭狗肉)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사조그룹 주요 상장 계열사 5개(사조대림·사조동아원·사조산업·사조씨푸드·사조오양)의 2020년 ESG 통합등급은 C~D 수준이다. 사조산업의 등급은 D다. ESG 통합등급은 총 7가지로 D등급이 가장 하위에 있다.

이에 사조그룹은 주요 계열사에 ESG 담당자를 배치하고 각 분야별 등급 상향 조정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각 계열사들이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사조산업 경영관리실이 이를 진두지휘 한다.

이와 같은 움직임에 수상한 점이 포착됐다. 26일 비즈한국 등 복수 매체는 사조그룹이 2018년 10월에 사조희망나눔재단에 기부한 경상북도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의 토지와 건물이 주진우 회장의 사적인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 회장이 자신의 생가이기도 한 해당 건물의 관리를 그룹에 일임하고, 재단 기부라는 포장지를 덧씌웠다는 것이다.

소외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희망나눔재단이 주 회장의 사적인 이득을 위해 이용되고 있다면 설립부터 그 취지가 무색하게 된다.

같은 날 BBQ는 윤홍근 회장 전면에 나서서 진두지휘 했던 ‘청년 스마일 프로젝트’에 얼룩이 졌다. ‘청년 스마일 프로젝트’에 선정된 200팀에게 8000만 원씩의 지원을 약속했지만 이 행사가 실상은 36개월에 걸쳐 돈을 빌려주는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해당 사업이 무상 지원 사업이 아닌 “36개월에 걸쳐 빌려준 돈의 90%에 달하는 금액을 반납하라는 것”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BBQ측은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침체로 구직, 사업실패 등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과 경제적 자립기반 마련을 위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지만 프로젝트에 참가한 A씨는 “BBQ가 1차 설명회에서 창업자들에게 자금 8000만원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BBQ미래꿈희망기금을 약 3년간 본사에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BBQ의 청년 스마일 프로젝트를 통해 창업한 창업자들은 매달 평균 194만원의 기금을 사측에 내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최종 점포 소유를 위해서는 회사가 지원해준 보증금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기금을 창업비 수준으로 납부하라는 것은 사업비 200억 원을 기부금 명목으로 회계 처리하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춘추시대 제나라의 영공은 여인들이 남장하는 것을 보기 좋아했다. 이런 취미가 온 나라에 전해지자 제나라 여인들이 온통 남자 복장을 입기 시작했다. 이를 전해들은 영공은 남장을 금지시켰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이에 영공은 당대 명성 있는 사상가인 안자를 만나 금령이 지켜지지 않는 까닭을 물었다.

안자는 “군주께서는 궁궐 안에서는 여인들의 남장을 허하시면서 궁 밖에서는 못하게 하십니다. 이는 곧 문에는 소머리를 걸어놓고 안에서는 말고기를 파는 것과 같습니다. 어찌하여 궁 안에서는 금지하지 않으십니까? 궁중에서 못하게 하면 밖에서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직언했다.

양두구육(羊頭狗肉)이란 양의 머리를 내 걸고 개고기를 판다는 의미로 겉은 그럴싸하게 허세를 부리지만 안은 그렇지 못함을 의미한다.

BBQ 윤홍근 회장과 사조그룹 주진우 회장의 행보가 제나라 영공과 다르지 않다.

지속가능경영은 모든 기업이 추구해야 할 필수적인 경영 방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투자자들은 투자대상회사의 지속가능경영 성과에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ESG 경영은 일부의 전략만이 아닌 필수 경영 방침으로 자리 잡고 있는 추세다.

그런 때에 투자자의 신뢰는커녕 양두구육으로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위는 발이 시렵다고 제 발 등에 오줌을 싸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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