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수주한 성북1구역 투시도 (사진=GS건설)
GS건설이 서울 성북1구역 공공재개발 시공권을 따내며 2025년 도시정비사업 정비수주 6조3000억원을 돌파했다. 부동산 거래 침체와 분양 시장 부진 속에서도 대형, 우량 사업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이 효과를 거두며 정비사업 강자로서 입지를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GS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도시정비 실적은 재개발 8개 단지, 재건축 2개 단지 등 총 10개 단지 1만5980가구, 수주액 6조346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7조1480억원 이후 3년 만에 다시 6조원대를 회복한 것.
이는 도시정비가 주택사업의 핵심 성장 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서울에서만 7개 단지를 수주했고 부산, 창원 등 주요 광역시 물량까지 확보하며 수도권 중심에 지방 거점 도시를 더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 성북1·잠실·봉천 등 '조 단위 벨트' 수주
2025년 한 해 수주 흐름을 보면, GS건설은 1분기부터 수도권 재개발, 재건축 물량을 빠르게 쌓으며 상반기 기준 이미 수조원대 정비수주를 확보했다.
이어 하반기에 잠실우성, 봉천14, 성북1구역 등 조 단위 대형 사업을 더해 연간 6조원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연초부터 소규모, 중형 정비사업으로 저변을 넓히고 연말로 갈수록 빅딜을 마무리하는 투트랙 전략이 올해 GS건설 도시정비 성과의 특징이라고 분석한다.
성북1구역 공공재개발은 올해 실적을 완성한 대표 사업이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 179-68 일대에 지하 6층~지상 30층, 27개 동, 2086가구를 짓는 총공사비 9278억원 규모. 지난 2004년 정비예정구역 지정 이후 장기간 답보 상태였던 구역이 LH 공공재개발 참여로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며 본궤도에 오른 사례로 꼽힌다. GS건설은 이 사업에서 시공사로 선정되며 강북권 공공정비를 대표하는 상징 사업지를 품게 됐다.
앞서 조 단위 민간 재건축과 재개발도 실적을 견인했다. 송파구 잠실우성아파트 재건축(1조6427억원), 관악구 봉천14구역 재개발(6275억원) 등이다. 강남과 동남권, 강북을 잇는 축을 형성하며 서울 주요 생활권에 정비사업 벨트를 만들었다. 도시정비 업계에서는 2025년 서울을 중심으로 대형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치열했지만 GS건설이 조 단위 사업 비중을 높이며 규모와 수익성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을 유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과 민간 정비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주목되는 점이다. 성북1구역 공공재개발을 통해 공공 주도 정비사업 경험을 확대하고, 잠실우성과 봉천14구역 등 민간 재건축, 재개발 사업을 연이어 확보하며 사업 구조를 다층화했다. 공공, 민간 정비를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사업자가 향후 규제와 정책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 2026년엔 자이 브랜드, 서울 빅4 공략 추진
이 같은 실적의 배경에는 허윤홍 대표이사가 추진하고 있는 자이(Xi) 브랜드 파워가 자리하고 있다.
자이는 부동산R114가 2025년 발표한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조사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하며 3년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브랜드 인지도·선호도·거주 의향·자산가치 평가 등 여러 항목에서 고른 점수를 기록했다. 층간소음 저감 1등급 바닥구조, 특화 조명 '히든 라이팅 시스템', AI 기반 '자이 사운드스케이프' 등 주거 품질을 높이는 기술과 국내외 디자인 어워드 수상이 결합되며 조합과 수분양자의 신뢰를 뒷받침한 것으로 평가된다.
GS건설 허윤홍 대표이사와 자이 브랜드 (자료=GS건설)
정비업계에서는 금리와 분양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2025년 상황에서 조합들의 의사결정이 한층 보수적으로 변했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 신뢰와 분양 경쟁력이 수주전의 핵심 기준으로 부각됐다고 분석한다.
2026년에도 기준금리 수준, 분양가 규제, 대출 규제 등 대외 변수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금력과 사업 수행 경험이 검증된 상위 건설사로 수주가 쏠리는 현상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GS건설은 2025년 정비수주 6조3000억원 모멘텀을 바탕으로 2026년에도 서울 핵심 정비사업에서 공격적인 수주 행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회사는 성수전략1구역 재개발, 서초진흥아파트 재건축, 압구정 재건축, 성산시영아파트 재건축 등을 '서울 빅4'급 메가 프로젝트로 보고 있다. 이에 자이 브랜드와 정비사업 수행 경험을 앞세워 수주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들 사업지는 한강변과 강남·성동·서북권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잠재 구역으로 수주에 성공할 경우 단일 사업만으로도 조 단위 매출과 높은 상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 관계자는 "정비수주 6조3000억원 돌파는 시장이 자이와 GS건설의 정비사업 경쟁력을 다시 확인해준 결과"라며 "2026년 성수, 압구정, 서초, 성산시영 등 서울 핵심 사업지에서도 기술과 상품, 디자인 경쟁력을 총동원해 메가급 수주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