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편의점들의 동남아 진출 러시가 심상치 않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한류 열풍과 MZ 연령층이 풍부한 동남아 시장의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말레이시아 5호점의 문을 열었다. 올해 6월 쿠알라룸푸르 1호점에 이어 채 반년된 안된 시점이다. 5호점은 대학가에 처음 선보이는 매장인 만큼 현지 젊은 소비자를 겨냥해 감각적인 콘셉트로 선보였다.
이마트24 말레이시아는 매장 곳곳에 한글을 사용해 K-편의점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그래피티와 콘크리트 벽면을 그대로 노출했다. 매장은 100평 규모로 곳곳에 한글을 사용해 한국 편의점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말레이시아의 문화도 고려했다. 무더운 날씨로 외부 식당을 주로 이용하는 현지인들의 기호에 맞춰 시에 30명이 식사할 수 있는 테이블을 비치하고, 한국식 컵밥, 떡볶이, 닭강정 등 현지인에게 인기 있는 K-Food를 판매한다.
이마트24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1~4호점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K푸드 즉석 먹거리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에 달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젊은 층 고객들이 한국 편의점 먹거리를 이색적이고 맛있는 프리미엄 식품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GS리테일)
■ 몽골·베트남 점포 확충하는 GS와 CU
GS25도 동남아시아 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GS25는 올해 5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GS25 니스렐점 ▲GS25 초이진점 ▲GS25 파크오드몰점 등 3개 매장을 동시에 오픈했다.
GS25는 몽골 현지 제휴 파트너로부터 로열티를 받는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GS25를 전개할 예정이며, 2025년까지 500점 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GS25는 베트남에서 이미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30여년간 개별점 수익 중심의 출점, 차별화된 PB상품 개발, 생활 편의 서비스 플랫폼의 확대 등 노하우를 활용해 지난 2018년 베트남에 처음 진출했다.
GS25는 국내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베트남 진출도 ‘현지 고객에게 답이 있다.’는 현지화 전략과 함께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K-푸드 강화 전략을 적절히 현지에 적용했다.
지난 한해 베트남 GS25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즉석조리 떡볶이 ▲생수 ▲라볶이 ▲반바오(만두찐빵) △즉석 소시지 순이었다. 베트남의 길거리 음식 문화와 K-푸드 열풍을 적절히 융합해 베트남 GS25 각 매장 내에서 한식 즉석 조리 코너를 운영한 것이 주효했다.
GS25의 몽골 매장의 주요 매출 카테고리를 살펴보면, 프레시푸드(도시락, 김밥, 주먹밥 등의 간편식)와 카페25, 치킨25의 매출이 전체 중 절반가량 차지하는 등 ‘K푸드’가 매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해외에서 단순히 소매점을 전개하는 것을 넘어 K편의점의 문화를 전파할 것”이라고 전했다.
CU는 올해 4월 말레이시아에 첫 점포를 출점했다. 개점일이었던 4월 1일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1300명씩 나오던 때였다. 그러나 한국 드라마에서 봤던 편의점과 먹거리를 체험하려는 현지 소비자들로 매장 안팎이 하루 종일 북적였다.
CU는 지난 2018년 몽골에 진출했다. 초기엔 한국 길거리 음식 중 몽골인의 입맛에 맞는 토스트, 핫도그 등을 대표 상품으로 선보이며 주목을 끌었다. 현재 점포 수 140여 개로 2위인 서클K(20여 개)를 압도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몽골 유일의 국제공항인 칭키즈칸공항에도 2개 점포를 냈다. 한국의 대표 분식 메뉴인 떡볶이, 닭강정 등이 인기를 모으며 즉석조리식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젊은 소비자 비중이 큰 동남아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현지 MZ세대들 사이에 부는 한류열풍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