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사장이 NH투자증권을 올해 첫 증권사 1조클럽으로 이끌었다 (사진=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3분기 만에 누적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주춤했던 증시로 인해 증권사들의 실적은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냈고 올해 증권업계 첫 ‘1조 클럽’에 가입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성과는 20년 넘게 업계 대표적인 IB 전문가로 자리 잡은 정영채 사장의 리더십 덕분이라는 평이다. 정 사장은 특유의 강점을 지닌 IB 부문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줬다.
26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3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1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927억원으로 전년 동기(3930억원) 대비 17.2% 줄어들었다.
증시 활황세가 차츰 꺾이면서 브로커리지 이익과 운용수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 1~2분기에 영업이익을 넉넉히 쌓은 덕분에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익은 1조60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NH투자증권의 원동력은 IB 부문이다. 주요 수익원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가 줄었지만 수익 감소분을 IB 부문 수익으로 상쇄했다. 3분기 IB 부문의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814억원보다 13.8% 늘어났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B부문에서 크래프톤, 롯데렌탈, 엔에이치스팩20호 등 대형 IPO와 한온시스템, SK 등의 회사채 인수 업무 등 주요 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8년 3월부터 NH투자증권을 이끈 정영채 사장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실적 개선을 이어왔다. 정 사장은 신사업 분야 개척과 함께 자신이 그동안 주력했던 분야인 IB 부문 강화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부임 첫해부터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 투자금융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히는 정 사장은 ▲‘과정가치’ 평가 제도 도입 ▲단기금융업무 인가 획득 ▲IPO 시장 1위 탈환 ▲자사 외부위탁관리 부문 총괄 등의 성과를 내면서 회사를 체계적으로 변화시켰다. 지난해 3월에는 이러한 실적을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고 현재까지 NH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다.
NH투자증권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와 함께 정 사장은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NH증권은 ‘함께하는 마을 만들기’와 ‘장수 사진 무료 촬영 사업’ 등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이러한 NH투자증권의 실적 개선이 쭉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업황 둔화에도 IB 강점을 바탕으로 고수익성이 유지되고 있다. 3분기 실적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라며 “추가적인 IPO(기업공개)와 유상증자 딜이 예정돼 있고 투자의 점진적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다. IB수익은 향후에도 주된 이익 기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임기 중 발생했던 옵티머스 펀드 사태는 정 사장의 업적 중 가장 아쉬운 부문이다. NH투자증권이 환매중단된 옵티머스의 사모펀드 중 84%(4327억원)를 판매했다고 밝혀지면서 정 사장은 위기를 겪었지만 100% 원금손실 보상 결정으로 수습을 잘 마무리하며 소비자 보호에도 노력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정 사장이 옵티머스 관련 악재에도 지금까지 이뤄낸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정 사장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연임을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을 마무리한 뒤 물러나겠다는 것이다.
자신의 의지로 인해 연임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지만 NH투자증권을 ‘1조 클럽’으로 이끈 정 사장은 리더십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