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기업의 사회적인 역할을 다하기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을 전하기도 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을 지키기 위한 친환경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뷰어스는 그 중에서도 아주 특별한 사회공헌을 하고 있는 기업들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 홍보 포스터 (사진=현대제철)
커피박은 커피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 ‘커피 찌꺼기’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만들기 위해 약 15g의 커피원두가 사용되는데 이 중 14.97g 즉 99.8%의 원두는 커피박이 되어 버려진다. 매년 발생하는 양만 15만 톤에 이를 정도로 그 규모가 매우 크고 해마다 그 양이 늘어나고 있지만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생활 폐기물로 분류돼 대부분 매립 또는 소각 처리되고 있다.
현대제철이 버려지는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를 통해 커피박의 쓰임새를 넓게 확장하고 있다. 커피박이 수거 지역 내에서 재자원화되는 자원순환 생태계를 조성해 사회적 가치와 환경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고 있다.
■ 커피박의 쓸모를 찾아서
커피박은 현재 폐기물 쓰레기로 배출되고 있지만 재활용 가치가 높은 유기성 자원이다. 커피박을 땅에 매립할 경우 온실가스인 메테인(CH4)이 배출되는데 메테인(CH4)의 지구온난화 지수는 34다. 이산화탄소보다 34배의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것과 비슷하다.
현대제철은 한국생산성본부, 환경재단과 함께 ‘커피박도 자원이다. 커피박의 쓸모를 찾아서’라는 슬로건을 걸고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 계양구, 부평구, 연수구 내 62개 카페의 참여로 지난 2018년 시범 수거를 시작해 2019년 9월에는 환경부, 인천시, 중구, 미추홀구 등과 MOU를 체결하고 커피박 수거 민관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커피박 점토를 만드는 기계를 활용해 다양한 재자원화 상품을 생산할 수 있다. (사진=커피큐브 공식 홈페이지)
■ 커피박으로 물건도 만들고 일자리도 만들고
현대제철은 커피박 재활용 공모전을 통해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소셜벤처를 발굴·지원해 지속가능한 재자원화 비즈니스를 형성하고 있다.
커피박을 활용한 성형품 가공방법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는 커피큐브는 커피박을 활용해 100% 천연 커피박 점토를 만들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이 점토는 식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인체에 무해하다. 커피박 파벽돌, 화분, 연필 등 다양한 친환경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인천시에 위치한 자활센터와 연계해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의 일자리도 창출하고 있다.
어린이 놀이터나 육상트랙, 산책로를 가면 볼 수 있는 푹신푹신한 바닥인 탄성포장재도 커피박으로 만들 수 있다. 자동차 내/외장 부품과 스포츠 용품 등을 만들고 있는 회사 트래닛에서는 커피박으로 친환경 탄성포장재를 개발하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기존 제품보다 무게를 줄여 시공을 편리하게 하고, 단열 성능을 높여 바닥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설계할 예정이다. 또 기존 제품에 사용되던 고무 등의 유해성분을 커피박으로 대체해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 커피박 탄성포장재를 응용해 커피박 자동차 시트도 개발할 수 있다.
커피박 완구를 활용해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과학 지식을 키울 수 있다. (사진=커피사우루스)
숙명여대에 재학 중인 5명의 학생들은 커피박을 재활용한 교육완구 키트인 ‘커피 사우루스’ 사업을 제안했다. ‘커피 사우루스’ 사업의 스타팅 아이템은 공룡화석발굴 키트다. 최근 교육용 완구시장의 규모와 친환경 완구시장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파악해 커피박 재자원화와 연결했다. 공룡화석발굴 키트는 커피박으로 만든 지층 모형을 도구로 부숴 공룡 뼈를 발굴하고 조립해서 완성하는 장난감이다. 직접 화석을 발굴하는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이 과학적인 지식을 얻도록 도와준다.
커피박은 비료의 가치도 지니고 있다. 질소, 단백질, 무기질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고 악취가 나지 않아 일반 퇴비의 역할을 하고 사용하기에도 수월하다. 예비 스타트업 씨드레터는 이 점을 활용해 어린이들을 위한 친환경 작물 재배 키트를 개발했다. 작물 재배 시 퍼즐 조각에 있는 커피박이 천연비료 역할을 하기 때문에 화학비료나 영양제가 필요 없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커피박 재자원화 사업과 같은 실질적인 지역사회 참여 사업 추진을 통해 사회와 기본가치를 공유하는 친환경 기업의 역할을 지속할 방침”이라며 “자체적으로 영상 광고 및 온‧오프라인 이벤트 등을 통해 커피박의 재사용 가능성을 알리는 시민 인식 제고 활동도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