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왼쪽)과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작년 12월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중흥그룹)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노조의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의 경영권과 인사권 관련 요구에 이견이 있어서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노동조합과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경영권과 인사권은 기업의 고유 권한으로 노조 측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경영진도 중흥그룹과 인수 이후로도 갈등이 이어지지 않도록 지원에 나서면서 협상 테이블이 이어지고 있으나 결말이 쉽지 않을 모양새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흥그룹 김보현 부사장이 지난 24일 대우건설 임직원을 대상으로 이번 인수 관련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 부사장은 대우건설 인수단장으로 이번 인수합병(M&A)를 지휘하고 있다.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노조, KDB인베스트먼트의 3자간 실무협의체가 중단됐다가 최근 협상을 재개하면서 나온 입장문이다. 지난 13일 대우건설 노조가 "중흥그룹 인수단과 협상이 파행으로 종결됐음을 공식 선언한다"고 밝힌 뒤 다시 협상 테이블이 열린 것이다. 입장문에는 대우건설 경영진에 의한 독립경영의 원칙 아래 임금인상, 임금체계 개선 등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부사장은 "대우건설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임직원분들의 처우 개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약속한 개선 사안을 언급했다. 김 부사장이 수용했다고 밝힌 내용은 ▲3년 이내 동종업계 상위 3개사 수준 임금 인상 ▲성과급 제도를 포함한 임금 체계의 합리적 개선 ▲우리사주제도 및 사내근로복지기금 개선 ▲무분규 단협 타결 시 혜택 제공 등 이다. 반면 노조는 ▲대표이사 및 주요 임원 구성 제한(대표이사 사내선임 및 집행임원 50% 이상을 대우건설 내부 선임) ▲이사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제한 ▲회사 조직 변경에 관한 제한(합병·분할 금지) ▲신규 출자 제한 및 자산 매각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노조가 요구한 경영권 및 인사권에 대한 제한 사항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 부사장은 "경영권·인사권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노동조합의 요구를 협약서에 담을 수 없다"라면서도 "경영권 침해 사항 수용 불가와는 별도로 부분 분할 매각이나 인위적인 구조조정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당초 대우건설 노조는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의 독립경영 보장과 직원 처우 개선 약속을 약속 매각 마무리 시점에 다다르자 문서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흥그룹 측은 매각 절차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는 최대주주로서 법적 권한이 없기 때문에 당장 서면 합의서 작성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표면적으로는 서면 합의서 작성 여부가 문제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독립경영 등의 세부적인 사항에서 이견이 갈리고 있다. 다만 이는 중흥그룹 입장에서는 경영진이 가지는 경영권과 인사권에 대한 노조의 월권이라고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실제로 이번 인수합병(M&A) 초기에 대우건설 노조는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저지를 위해 나섰으나 마땅한 수단이 없었다. 노조가 인수합병에 관여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임금교섭을 위한 파업쟁의권을 확보했으나 임금협상이 마무리되면서 파업은 자연스럽게 마무리됐다. 중흥그룹 역시 대우건설 인수합병 협상 주체는 KDB인베스트먼트로 대우건설 노조와 협상 테이블에서 다툴 의무는 없다. 그러나 중흥그룹은 계속해서 대우건설 노조와 이야기를 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대우건설 경영진도 향후 중흥그룹과 대우건설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돕고 있다. 대우건설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백정완 전무가 노조를 설득하면서 다시금 협상 테이블이 재개된 상황이다. 김 부사장은 "향후로도 중대한 경영 사항에 대해서는 노동조합을 포함하여 대우건설 전 구성원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대우건설 인수 후 처우개선 및 고용보장 등 모든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고 노동조합과도 신의성실 원칙 아래에서 협의 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현재 문제가 되는 경영권과 인사권 관련 내용은 아무래도 조심스럽고 시간이 걸릴 일이다"며 "이외 처우개선이나 임금 관련 부분은 약속을 얼마든지 이행할 수 있다. 노조와 계속해서 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흥그룹, 대우건설 노조와 협상 평행선…인사권·경영권 관련 이견

정지수 기자 승인 2022.01.26 14:14 의견 0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왼쪽)과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작년 12월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중흥그룹)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노조의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의 경영권과 인사권 관련 요구에 이견이 있어서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노동조합과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경영권과 인사권은 기업의 고유 권한으로 노조 측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경영진도 중흥그룹과 인수 이후로도 갈등이 이어지지 않도록 지원에 나서면서 협상 테이블이 이어지고 있으나 결말이 쉽지 않을 모양새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흥그룹 김보현 부사장이 지난 24일 대우건설 임직원을 대상으로 이번 인수 관련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 부사장은 대우건설 인수단장으로 이번 인수합병(M&A)를 지휘하고 있다.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노조, KDB인베스트먼트의 3자간 실무협의체가 중단됐다가 최근 협상을 재개하면서 나온 입장문이다. 지난 13일 대우건설 노조가 "중흥그룹 인수단과 협상이 파행으로 종결됐음을 공식 선언한다"고 밝힌 뒤 다시 협상 테이블이 열린 것이다.

입장문에는 대우건설 경영진에 의한 독립경영의 원칙 아래 임금인상, 임금체계 개선 등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부사장은 "대우건설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임직원분들의 처우 개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약속한 개선 사안을 언급했다. 김 부사장이 수용했다고 밝힌 내용은 ▲3년 이내 동종업계 상위 3개사 수준 임금 인상 ▲성과급 제도를 포함한 임금 체계의 합리적 개선 ▲우리사주제도 및 사내근로복지기금 개선 ▲무분규 단협 타결 시 혜택 제공 등 이다.

반면 노조는 ▲대표이사 및 주요 임원 구성 제한(대표이사 사내선임 및 집행임원 50% 이상을 대우건설 내부 선임) ▲이사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제한 ▲회사 조직 변경에 관한 제한(합병·분할 금지) ▲신규 출자 제한 및 자산 매각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노조가 요구한 경영권 및 인사권에 대한 제한 사항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 부사장은 "경영권·인사권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노동조합의 요구를 협약서에 담을 수 없다"라면서도 "경영권 침해 사항 수용 불가와는 별도로 부분 분할 매각이나 인위적인 구조조정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당초 대우건설 노조는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의 독립경영 보장과 직원 처우 개선 약속을 약속 매각 마무리 시점에 다다르자 문서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흥그룹 측은 매각 절차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는 최대주주로서 법적 권한이 없기 때문에 당장 서면 합의서 작성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표면적으로는 서면 합의서 작성 여부가 문제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독립경영 등의 세부적인 사항에서 이견이 갈리고 있다.

다만 이는 중흥그룹 입장에서는 경영진이 가지는 경영권과 인사권에 대한 노조의 월권이라고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실제로 이번 인수합병(M&A) 초기에 대우건설 노조는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저지를 위해 나섰으나 마땅한 수단이 없었다. 노조가 인수합병에 관여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임금교섭을 위한 파업쟁의권을 확보했으나 임금협상이 마무리되면서 파업은 자연스럽게 마무리됐다.

중흥그룹 역시 대우건설 인수합병 협상 주체는 KDB인베스트먼트로 대우건설 노조와 협상 테이블에서 다툴 의무는 없다.

그러나 중흥그룹은 계속해서 대우건설 노조와 이야기를 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대우건설 경영진도 향후 중흥그룹과 대우건설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돕고 있다.

대우건설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백정완 전무가 노조를 설득하면서 다시금 협상 테이블이 재개된 상황이다.

김 부사장은 "향후로도 중대한 경영 사항에 대해서는 노동조합을 포함하여 대우건설 전 구성원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대우건설 인수 후 처우개선 및 고용보장 등 모든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고 노동조합과도 신의성실 원칙 아래에서 협의 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현재 문제가 되는 경영권과 인사권 관련 내용은 아무래도 조심스럽고 시간이 걸릴 일이다"며 "이외 처우개선이나 임금 관련 부분은 약속을 얼마든지 이행할 수 있다. 노조와 계속해서 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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