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지방은행이 금융당국과 함께 청년희망적금을 출시한다 (사진=신한은행)
31살 직장인 A씨는 주식과 가상화폐에 많은 돈을 투자했다 올들어 낭패를 보고 있다. 이에 ‘투자는 사치’라며 손절매를 결심하고 남은 돈 전부를 적금에 넣기로 결정했다. 이것저것 알아보던 중 A씨는 청년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나온 정책형 금융 상품을 접했다. ‘최대 금리 10%’라는 문구에 눈의 번쩍 뜨였다. 은행별로 알아보다보니 각기 다른 우대금리 조건이 있어 고민스러웠다. 고심 끝에 한 은행을 선택했다.
시중·지방은행이 금융당국과 함께 청년희망적금을 출시한다. 연 9%대 금리(기본금리 기준)를 보장하면서 MZ세대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은행에 따라 최대 10.49%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우대금리 요건이 까다로운 편이라 은행별로 잘 따져봐야 한다.
14일 금융위원회와 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오는 18일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부산·대구·광주·전북·제주 등 11개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청년희망적금’ 가입 가능 여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운영된다.
21일 출시하는 ‘청년희망적금’은 가입일 기준 만 19세 이상 만 34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지난해 총급여가 3600만원(종합소득과세 2600만원) 이하이면서 직전 3개 과세기간 중 1회 이상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은 사람이 가입할 수 있다. 아예 소득이 없거나 있더라도 국세청을 통한 소득금액 증명이 불가능한 경우는 가입할 수 없다.
‘청년희망적금’은 매월 50만원 한도로 납입할 수 있는 만기 2년 상품이다. 최대 36만원의 저축장려금과 이자소득 비과세(15.4%) 혜택까지 얻을 수 있다. 은행별 최저 기본금리가 연 5%이기 때문에 50만원을 2년간 매월 불입하면 연 금리 9.31%를 주는 과세상품 일반적금을 2년간 납입했을 때와 같은 이자(98만5000원)을 받게 된다.
다만 ‘청년희망적금’ 가입을 원한다면 가장 먼저 우대금리를 확인해야 한다. 우대금리는 일정 요건을 충족했을 때 기본금리에 추가로 더해주는 금리를 말한다.
11개 취급 은행 모두 기본금리는 같지만 우대금리에서 차이가 난다. 본인에게 유리한 은행을 골라 가입해야 조건 달성에 성공해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오는 18일까지 11개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청년희망적금’ 가입 가능 여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 본인에게 가장 맞는 은행 찾아야…
지난 9일 KB국민은행이 1.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앞세워 치고 나가자 신한은행·NH농협은행도 우대금리를 1.0%포인트로 끌어올려 키를 맞췄다. IBK기업은행이 0.9%포인트, 하나은행·우리은행이 각각 0.7%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5개 지방은행들은 0.2~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내걸었다.
은행별로 우대금리 조건을 살펴보면 먼저 KB국민은행은 기존에 국민은행 예·적금 상품을 보유하지 않은 경우(연 0.5%포인트)이면서 6개월 이상 급여이체 월 50만원 이상(연 0.5%포인트)이면 비교적 손쉽게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충족할 수 있다. 복잡한 우대금리 요건을 채우는 것이 꺼려지는 사람은 조건이 비교적 간단한 국민은행을 이용하면 좋다.
신한은행은 ▲신한인증서(신한 Sign) 발급 2.0%포인트 ▲머니버스 가입 후 금융자산 1개 이상 연결 시 0.3%포인트 ▲50만원 이상 소득이체 실적 보유 시 0.5%포인트 ▲상품 가입 신규 직전 1년간 신한은행 적금이 없었던 경우 0.5%포인트 등의 우대금리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첫 거래 고객이 아니더라도 앞에 3개 조건만 충족해도 연 1% 우대금리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다.
농협은행은 KB·신한과 같은 1% 우대금리를 적용하지만 최대로 적용받기 위해서는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를 발급받고 20만원 이상 이용해야 한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 비해 조건을 충족하기가 까다롭다.
KB국민·신한·NH농협은행 다음으로 높은 우대금리를 주는 곳은 IBK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은 연 최대 0.9%포인트의 우대이율을 제공한다. 우대금리 조건은 ▲종이통장 미발행 시 0.3%포인트 ▲당행 급여이체 실적(50만원 이상) 6개월 이상 시 0.3%포인트 ▲당행 신용·체크카드 300만원 이상 사용 시 0.3%포인트 등이다.
최대 0.7%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시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마찬가지로 급여이체 실적과 일정 금액 이상의 카드이용 실적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 예산 소진 시 조기 종료
‘청년희망적금’은 456억원의 정부 예산 소진 시 가입 접수가 종료될 수 있다. 금융당국도 초기 가입자가 몰릴 것을 대비해 출시 첫 주(21~25일)에는 출생 연도의 끝자리를 기준으로 5부제 가입 방식이 적용한다.
군필자의 경우 병역 이행 기간을 제외해주므로 나이가 만 34세를 넘어도 조건을 잘 따져보는 것도 좋다. 상품은 병역을 마친 청년을 대상으로 연령 계산 시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기로 했다. 이 외에 청년내일채움공제(고용노동부), 청년내일저축계좌(보건복지부), 청년우대형 청약통장(국토교통부), 청년두배희망통장(서울특별시) 등과 중복 가입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