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7개월만에 2,600선 붕괴(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출범 첫날인 10일 공교롭게도 국내 코스피가 17개월만에 2600선을 내줬다. 외국인은 이날 3000억원 이상 내던지며 사흘째 팔자를 이어갔고 개인은 3000억원 가깝게 순매수하며 증시를 떠받쳤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현 시장 상황에 대해 섣부른 대응 자제를 권했다. 고점대비 단기 낙폭이 크다는 측면에서 조심스럽지만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이들도 있다. 다만 글로벌 악재가 풀리기보단 쌓여가는 상황인데다 이것들이 단기에 풀릴 이슈가 아니라는 점에서 반등이 나오더라도 단기에 그치면서 시장 출렁임은 지속될 것으로 봤다. ■ 왜 빠졌지? 쌓여가는 악재들 이날 심리적 지지선인 2600선을 뚫고 2% 넘게 급락, 2553선까지 내려갔던 코스피는 장중 반등하며 낙폭을 상당부분 만회하며 전일대비 0.55% 내린 2596.56에 마감했다. 오늘 시장 불안감은 전날밤 미국 3대 지수 모두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사실상 예고됐다. 미국 나스닥은 최근 고점대비 27% 가량 급락했다. 지난 2020년 팬데믹 당시 폭락 수준(-30%)에 육박한다. 글로벌 증시의 조정 이유는 우선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에서 비롯됐다. 고물가가 지속될 경우 소비둔화와 이로 인한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진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설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향후 12개월내 경기침체가 일어날 확률이 28% 수준이다. 지난 1월 18%에서 크게 늘었다. 또한 미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전 상황이 예상과 달리 장기전으로 가는 것도 시장을 억누르는 요인이다. 전쟁 장기화로 인해 에너지가격이 급등하고 곡물가의 변동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봉쇄조치, 코로나 재유행 가능성도 불안심리를 자극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증시 폭락에 대해 연준에 대한 시장 불신을 이유로 꼽았다.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오판한데 이어 5월 FOMC이후 연준에 대한 시장 불신이 커졌다"며 "이제 연준이 50bp 이상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을 낮출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라고 짚었다. ■ 팔까 말까...단기 '반등' 중기 '불확실' 글로벌 증시에 대해선 중장기로는 불확실성에 공감하면서도 단기로는 반등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의 S&P500은 연초 대비 16%, NASDAQ은 26% 내려온 상태다. 선제적인 조정이 상당부분 진행됐다는 의미다. 밸류에이션 레벨도 고점에서 많이 내려온 상태다. 코스피 역시 고점대비 20% 가량 떨어져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나스닥의 12개월 선행 P/E는 지난해 1월 34배 수준에서 현재 24배까지 하락했다"며 "뉴욕 증시는 이번주 숨 고르기를 통해 바닥 다지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주 수요일 발표 예정인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에 부합한다면 증시 변동성이 완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크로 여건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 이에 추세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졌다. 서 애널리스트는 "상황 반전을 위해선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가 뚜렷이 관찰되고 이로 인해 연준의 긴축 속도도 낮춰져야 한다"며 "더불어 중국의 봉쇄조치 완화와 우크라이나 사태의 해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지영 애널리스트 역시 "요즘 증시는 악재성 재료에도 과하게 반응하고 호재성 재료 역시 악재로 해석하는 등 투자심리가 냉각된 상태"라며 "미국의 소비자물가에서 인플레 피크아웃 기대감이 회복되면 진정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어 "이러한 과매도 영역에선 약간의 호재성 재료만 나와도 주가 복원이 빠르게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며 "현 시점 투매에 동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증시 바닥은 어디쯤일까.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현 주가 수준이 싸다 비싸다를 논할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고점대비 현 수준의 낙폭은 과한 측면이 있어 단기 반등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 정도 급락에 준하는 투매가 아직 없었다는 점에서 조금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투매가 아직”...연중 최저치 증시 바닥은

홍승훈 기자 승인 2022.05.10 16:33 의견 0
코스피 17개월만에 2,600선 붕괴(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출범 첫날인 10일 공교롭게도 국내 코스피가 17개월만에 2600선을 내줬다. 외국인은 이날 3000억원 이상 내던지며 사흘째 팔자를 이어갔고 개인은 3000억원 가깝게 순매수하며 증시를 떠받쳤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현 시장 상황에 대해 섣부른 대응 자제를 권했다. 고점대비 단기 낙폭이 크다는 측면에서 조심스럽지만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이들도 있다. 다만 글로벌 악재가 풀리기보단 쌓여가는 상황인데다 이것들이 단기에 풀릴 이슈가 아니라는 점에서 반등이 나오더라도 단기에 그치면서 시장 출렁임은 지속될 것으로 봤다.

■ 왜 빠졌지? 쌓여가는 악재들

이날 심리적 지지선인 2600선을 뚫고 2% 넘게 급락, 2553선까지 내려갔던 코스피는 장중 반등하며 낙폭을 상당부분 만회하며 전일대비 0.55% 내린 2596.56에 마감했다.

오늘 시장 불안감은 전날밤 미국 3대 지수 모두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사실상 예고됐다. 미국 나스닥은 최근 고점대비 27% 가량 급락했다. 지난 2020년 팬데믹 당시 폭락 수준(-30%)에 육박한다.

글로벌 증시의 조정 이유는 우선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에서 비롯됐다. 고물가가 지속될 경우 소비둔화와 이로 인한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진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설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향후 12개월내 경기침체가 일어날 확률이 28% 수준이다. 지난 1월 18%에서 크게 늘었다.

또한 미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전 상황이 예상과 달리 장기전으로 가는 것도 시장을 억누르는 요인이다. 전쟁 장기화로 인해 에너지가격이 급등하고 곡물가의 변동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봉쇄조치, 코로나 재유행 가능성도 불안심리를 자극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증시 폭락에 대해 연준에 대한 시장 불신을 이유로 꼽았다.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오판한데 이어 5월 FOMC이후 연준에 대한 시장 불신이 커졌다"며 "이제 연준이 50bp 이상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을 낮출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라고 짚었다.

■ 팔까 말까...단기 '반등' 중기 '불확실'

글로벌 증시에 대해선 중장기로는 불확실성에 공감하면서도 단기로는 반등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의 S&P500은 연초 대비 16%, NASDAQ은 26% 내려온 상태다. 선제적인 조정이 상당부분 진행됐다는 의미다. 밸류에이션 레벨도 고점에서 많이 내려온 상태다. 코스피 역시 고점대비 20% 가량 떨어져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나스닥의 12개월 선행 P/E는 지난해 1월 34배 수준에서 현재 24배까지 하락했다"며 "뉴욕 증시는 이번주 숨 고르기를 통해 바닥 다지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주 수요일 발표 예정인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에 부합한다면 증시 변동성이 완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크로 여건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 이에 추세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졌다. 서 애널리스트는 "상황 반전을 위해선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가 뚜렷이 관찰되고 이로 인해 연준의 긴축 속도도 낮춰져야 한다"며 "더불어 중국의 봉쇄조치 완화와 우크라이나 사태의 해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지영 애널리스트 역시 "요즘 증시는 악재성 재료에도 과하게 반응하고 호재성 재료 역시 악재로 해석하는 등 투자심리가 냉각된 상태"라며 "미국의 소비자물가에서 인플레 피크아웃 기대감이 회복되면 진정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어 "이러한 과매도 영역에선 약간의 호재성 재료만 나와도 주가 복원이 빠르게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며 "현 시점 투매에 동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증시 바닥은 어디쯤일까.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현 주가 수준이 싸다 비싸다를 논할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고점대비 현 수준의 낙폭은 과한 측면이 있어 단기 반등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 정도 급락에 준하는 투매가 아직 없었다는 점에서 조금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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