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 소비자가 오픈마켓 등을 통해 직접 구매한 한국 화장품·향수 등의 상품 규모가 10억 달러(약 1조4천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난 지난 6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화장품 가게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뷰티 용품을 고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K-뷰티 시대다. 사상 최대 수준의 화장품 수출에 의료관광객 증가에 따른 피부미용 시장 성장까지 겹치면서 관련 기업들이 무서운 기세로 질주하고 있다. 특히 화장품 업종의 대장주로 불렸던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에 비해 최근 주식시장에선 중소형 브랜드들이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는 분위기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최근 1개월간 57.83% 상승했다. 에이피알은 뷰티 및 피부 미용기기, 패션, 엔터테인먼트를 영위하며 뷰티테크 기업으로 도약 중이다. 지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해외 매출에서만 무려 3배 증가를 일궈내면서 증권가 호평을 받아냈다.

이미 대형사 수준으로 매출 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밸류에이션 재평가 구간에 진입하고 있는 에이피알은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오프라인 채널 확장이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가 유럽, 중동 등으로 매출 지역이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다는 데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에이피알이 중소형주 껍질을 깼다"며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로 각각 전년대비 93%, 115% 증가를 예상했다.

코스맥스도 한달동간 26.15%의 상승세를 기록 중이며 실리콘투 20.95%, 한국콜마 15.56% 등도 아모레퍼시픽(8.54%), LG생활건강(-3.73%) 등에 비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 중국 지역에서 업종 평균 대비 높은 탑라인 성장률을 달성한 에이피알과 중국 화장품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코스맥스 주가가 상대적으로 아웃퍼폼했다"며 "화장품 섹터는 현재 12M Fwd PER 16배 수준으로 수출 중심의 매출 성장이 지속된다면 업종 밸류에이션 지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부미용기기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뜨겁다. 어느새 40만원대를 훌쩍 넘은 파마리서치는 한달간 22.81% 오르며 탄탄한 차트를 만들어가고 있다.

리쥬란의 '폭주'로 불리는 파마리서치는 의료 관광 인바운드의 최고 수혜 종목으로 꼽히며 증권가의 목표가 상향 랠리를 불러 일으키는 대표주다. 전분기 높은 기저에도 불구하고 1분기 역시 시장 예상을 웃도는 성과를 달성한 파마리서치는 전 사업부에서 내수 및 수출 성장을 시현하고 있다.

강시온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방한 외국인의 피부과 지출액이 매월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리쥬란은 EBD, 필러 등 다른 시술 대비 PN 카테고리 내 대체제가 거의 없어 외국인 증가의 수혜가 가장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리쥬란 수출액은 560억원에 불과해 해외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또한 일명 '하지원 리프팅'으로 불리는 아스테라시스에 대한 관심도 높다. 아스테라시스는 HIFU 장비 'Liftera'를 주력으로 사업 기반을 구축했으며, 지난해 Monopolar RF 장비 'Coolfase'를 출시하며 신규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또한 글로벌 인증 및 유통·영업 대리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서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주가 랠리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K-뷰티 ETF'과 신한자산운용의 'SOL 화장품 TOP3플러스'의 3개월 수익률은 각각 22.9%, 21.97%를 달성 중이다.

'HANARO K-뷰티'는 화장품과 미용의료기기 등 K-뷰티 산업 전반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에이피알, 코스맥스 등 화장품 종목 뿐 아니라 파마리서치와 휴젤 등 미용의료기기 종목들도 고루 편입하고 있다. 'SOL 화장품 TOP3플러스'의 구성종목으로는 실리콘투, 코스맥스, 아모레퍼시픽, 에이피알, 한국콜마 등이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