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하락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가 시중은행들 창구까지 꽁꽁 얼리고 있다.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로 펀드 시장 자체가 위축됐던 데다가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면서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고객과 직원들 수요가 싸늘히 식었다. 고액자산가들의 경우 이미 상당 부분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전환해둔 상태다. (사진=연합뉴스) 12일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11일 기준 액티브주식일반펀드의 순자산은 10조3989억원으로 1년 전 대비 1조5930억원 감소했다. 액티브중소형펀드도 4000억원 이상 급감하면서 1조5840억원까지 줄어든 상황. 지난해 공모시장이 인기를 끌며 2조원 가까운 뭉칫돈이 공모주 펀드로 유입됐던 것과는 확 달라진 분위기다. 기업은행 판교지역의 한 지점장은 "펀드 가입 수요도 많지 않고 지점에서 판매하는 규모도 줄다보니 직원들도 이전처럼 적극적으로 상품을 추천하고 판매하는 분위기가 아니다"고 전했다. 그는 "라임펀드 사태 이후 금융소비자 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상품 가입 자체에 소요되는 시간가 길어지고 펀드 판매도 이미 위축됐던 상황"이라며 "여전히 투자상품부에서는 추천 펀드를 정해서 지점에 공유하지만 가입을 원하는 고객도 줄고 판매 빈도 수도 확실히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공모펀드의 경우 상장지수펀드(ETF)가 상당 부분 역할을 대체하는 측면에 있어 이 같은 감소 추세는 이어질 것 같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이와 함께 최근 주식 시장이 내려앉으면서 은행 수수료 수익의 한 축을 담당했던 주가연계신탁(ELT) 마저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 국민은행 명동지역의 한 PB팀장은 "ELT의 경우 과거 수익을 거뒀던 고객들이 찾는 경우가 있는데 시장이 많이 빠지면서 조기 상환이 어려워지다보니 ELT 판매 회전도 활발하지 않다"며 "은행에서 상품을 팔고자 하더라도 현실적 제약이나 어려워진 시장 상황 때문에 당분간 안전자산에 묶어두시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 강남지역의 한 PB도 "최근 고객들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어 개인 고객들은 보유하던 펀드를 환매해 예적금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고액자산가들은 지난해 말을 전후로 금리 인상기에 대비해 예금 쪽 비중을 높인 상태"라고 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3월 현재 총예금 잔고는 1903조6130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26조4330억원 증가했다. 이 PB는 "일반 고객의 경우 과거 펀드 투자로 손실을 입었던 경험이 있는데 최근 사모펀드 사태까지 벌어지다보니 시장 반등폭이 크지 않는한 수요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 같다"면서 "고액자산가들이 한발 앞서 보수적인 전략을 세우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개인 고객들도 공격적 투자보다는 안전자산 쪽으로 문의를 해오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부자들은 이미 예금으로…증시 한파에 은행 창구 ‘꽁꽁’

위축됐던 펀드 시장, 증시 하락에 냉기 더해져
PB들 "투자상품 권유보다 안전자산으로 피하시라" 조언

박민선 기자 승인 2022.05.12 16:31 의견 0

증시 하락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가 시중은행들 창구까지 꽁꽁 얼리고 있다.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로 펀드 시장 자체가 위축됐던 데다가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면서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고객과 직원들 수요가 싸늘히 식었다. 고액자산가들의 경우 이미 상당 부분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전환해둔 상태다.

(사진=연합뉴스)

12일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11일 기준 액티브주식일반펀드의 순자산은 10조3989억원으로 1년 전 대비 1조5930억원 감소했다. 액티브중소형펀드도 4000억원 이상 급감하면서 1조5840억원까지 줄어든 상황. 지난해 공모시장이 인기를 끌며 2조원 가까운 뭉칫돈이 공모주 펀드로 유입됐던 것과는 확 달라진 분위기다.

기업은행 판교지역의 한 지점장은 "펀드 가입 수요도 많지 않고 지점에서 판매하는 규모도 줄다보니 직원들도 이전처럼 적극적으로 상품을 추천하고 판매하는 분위기가 아니다"고 전했다.

그는 "라임펀드 사태 이후 금융소비자 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상품 가입 자체에 소요되는 시간가 길어지고 펀드 판매도 이미 위축됐던 상황"이라며 "여전히 투자상품부에서는 추천 펀드를 정해서 지점에 공유하지만 가입을 원하는 고객도 줄고 판매 빈도 수도 확실히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공모펀드의 경우 상장지수펀드(ETF)가 상당 부분 역할을 대체하는 측면에 있어 이 같은 감소 추세는 이어질 것 같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이와 함께 최근 주식 시장이 내려앉으면서 은행 수수료 수익의 한 축을 담당했던 주가연계신탁(ELT) 마저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

국민은행 명동지역의 한 PB팀장은 "ELT의 경우 과거 수익을 거뒀던 고객들이 찾는 경우가 있는데 시장이 많이 빠지면서 조기 상환이 어려워지다보니 ELT 판매 회전도 활발하지 않다"며 "은행에서 상품을 팔고자 하더라도 현실적 제약이나 어려워진 시장 상황 때문에 당분간 안전자산에 묶어두시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 강남지역의 한 PB도 "최근 고객들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어 개인 고객들은 보유하던 펀드를 환매해 예적금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고액자산가들은 지난해 말을 전후로 금리 인상기에 대비해 예금 쪽 비중을 높인 상태"라고 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3월 현재 총예금 잔고는 1903조6130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26조4330억원 증가했다.

이 PB는 "일반 고객의 경우 과거 펀드 투자로 손실을 입었던 경험이 있는데 최근 사모펀드 사태까지 벌어지다보니 시장 반등폭이 크지 않는한 수요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 같다"면서 "고액자산가들이 한발 앞서 보수적인 전략을 세우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개인 고객들도 공격적 투자보다는 안전자산 쪽으로 문의를 해오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