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들어서 국정과제 중 하나로 ‘수소 산업’을 세계 1등으로 육성하겠다고 나섰다. 최근 수소법 개정안이 법안소위를 통과하면서 이러한 다짐은 탄력을 받고 있다. 수소 산업 관련 기업들은 이를 환영하며 수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살펴봤다. - 편집자 주 고순도수소 정제 설비 (사진=현대오일뱅크) 직접적으로 수소를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는 정유사들은 반전을 꾀할 수 있는 기회다. 화석연료에서 탄소를 제거한 청정 수소를 생산해 사양 산업을 미래 친환경 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 방법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실천할 수 있게 됐다. ■ 수소법 첫 발 내딛어…사양산업 오명 벗고 친환경 ‘수소’ 전환 이달 초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로 수소 산업을 전 세계 1위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앞서 이미 많은 기업들이 ESG 실천 방안으로 친환경 수소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다만 관련 법안 마련이 지지부진했다. 이제는 수소 관련 법안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앞서 지난 4일에는 국내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지난해 처음 발의를 한 후 1년여만에 첫 발을 내딛은 셈이다. 산업계는 이에 대해 환영하며 수소 산업에 본격 나서는 분위기다. 상장된 대기업의 경우 2025년까지 ESG관련 공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고 전 세계 국가와 주요 투자자들이 ESG 관련 실천사항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소 산업에 접근성이 높은 기업들은 절호의 기회다. 특히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입장인 정유사들은 앞다퉈 수소 관련 사업 방향을 제시하고 나섰다. 화석연료 사업이 환경 오염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장차 사양 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정유 과정에서 수소를 뽑아낼 수 있다면 더 이상 사양 사업으로 평가받지 않을 수 있다. 정유사는 오히려 미래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최근 만난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 사업이 점차 사양 사업으로 불리고 있어 탈정유화를 추진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정유 업계가 수소 등 청정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체계를 제대로 갖춘다면 오히려 미래지향산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기존 인프라 활용 시너지…수소 공급에 충전소까지 정유사들은 기존 인프라를 통해 수소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수소 생산에서 더 나아가 기존 주유소를 통해 수소 공급과 수소 전기차 충전까지 가능하도록 구축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 회사는 현재 정유 사업이 85%를 차지하지만 이를 45%까지 줄이고 블루수소 생산량을 연간 10만톤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수소는 그린, 그레이, 브라운, 블루 수소 등 4가지로 구분된다. 그린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수소다.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를 고온·고압 수증기와 반응시키거나 석유화학 공정에서 나온 수소다. 브라운수소는 갈탄이나 석탄을 태워 생산한 수소다.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해 탄소 배출을 줄인 수소를 말한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탄소가 제로(0)인 그린수소와 달리 그레이수소와 브라운수소는 청정 수소로 분류되지 않는다. 그린수소는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공급 한계가 있어 블루수소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최근 현대오일뱅크는 폐식용유나 식물자원을 재활용한 화이트 바이오 사업과 함께 블루수소 사업을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주영민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정유 공정의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을 접목해 화이트 바이오, 블루수소 친환경 화학 등 신사업 비중을 70%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오일뱅크의 모기업인 현대중공업그룹도 풍력발전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SK에너지는 올해 초 직영 주유소를 매각한 대금 7638억원을 갖고 수소충전소를 짓겠다고 밝혔다. 특히 SK그룹 차원에서 수소 전담 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을 꾸리고 약 18조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SK E&S를 통해서는 5조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보령 LNG터미털 인근에 세계 최대 블루수소 플랜트를 짓고 탄소포집저장(CCS) 장치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수소 25만톤을 공급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액화수소 생산과 수소 충전소 설립까지 협업한다. GS칼텍스와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액화수소 플랜트 구축을 비롯해 액화수소 충전소와 추출설비 구축, 탄소포집활용(CCU) 기술 실증과 상용화 등 액화수소사업 전반에 대한 협업을 하기로 했다. 양사는 오는 2024년까지 가스공사 LNG 인수기지 안에 연산 1만톤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기로 했다. 이 규모는 수소 승용차 기준 약 8만대가 충전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 수소는 향후 수도권과 중부권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러한 CCU 기술은 전기와 스팀 등의 에너지를 활용하는 다른 플렌트들과 달리 세계 최초로 LNG 인수기지의 기화 공정에서 발생한 냉열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면서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OIL은 세계적인 석유화학회사 사우디 아람코와 신기술 저탄소 미래 에너지 생산 관련 연구개발, 벤처 투자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S-OIL과 사우디 아람코는 블루 수소와 블루 암모니아를 국내에 들여와 저장하고 공급하기로 했다. 이를 활용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잠재 협력 기회발굴에도 협력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수소 생산과 탄소 포집 관련 신기술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며 탄소중립 연료인 이퓨얼(e-Fuel) 연구와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관련 기술 개발도 함께 추진키로 했다. 또한 에너지 신기술과 탈탄소 관련 사업 분야의 국내 벤처 기업에 공동 투자해 이를 통한 관련 신기술 확보에도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수소산업 박차 ①] ‘청정 수소’ 반전 꾀하는 정유사들

새 정부 국정과제 ‘수소산업 세계 1위’
수소법 개정안 법안소위 통과로 탄력
기존 화석연료·주유소, 수소생산·충전소 탈바꿈

손기호 기자 승인 2022.05.13 10:03 의견 0

새 정부 들어서 국정과제 중 하나로 ‘수소 산업’을 세계 1등으로 육성하겠다고 나섰다. 최근 수소법 개정안이 법안소위를 통과하면서 이러한 다짐은 탄력을 받고 있다. 수소 산업 관련 기업들은 이를 환영하며 수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살펴봤다. - 편집자 주

고순도수소 정제 설비 (사진=현대오일뱅크)


직접적으로 수소를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는 정유사들은 반전을 꾀할 수 있는 기회다. 화석연료에서 탄소를 제거한 청정 수소를 생산해 사양 산업을 미래 친환경 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 방법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실천할 수 있게 됐다.

■ 수소법 첫 발 내딛어…사양산업 오명 벗고 친환경 ‘수소’ 전환

이달 초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로 수소 산업을 전 세계 1위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앞서 이미 많은 기업들이 ESG 실천 방안으로 친환경 수소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다만 관련 법안 마련이 지지부진했다.

이제는 수소 관련 법안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앞서 지난 4일에는 국내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지난해 처음 발의를 한 후 1년여만에 첫 발을 내딛은 셈이다.

산업계는 이에 대해 환영하며 수소 산업에 본격 나서는 분위기다. 상장된 대기업의 경우 2025년까지 ESG관련 공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고 전 세계 국가와 주요 투자자들이 ESG 관련 실천사항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소 산업에 접근성이 높은 기업들은 절호의 기회다.

특히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입장인 정유사들은 앞다퉈 수소 관련 사업 방향을 제시하고 나섰다. 화석연료 사업이 환경 오염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장차 사양 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정유 과정에서 수소를 뽑아낼 수 있다면 더 이상 사양 사업으로 평가받지 않을 수 있다. 정유사는 오히려 미래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최근 만난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 사업이 점차 사양 사업으로 불리고 있어 탈정유화를 추진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정유 업계가 수소 등 청정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체계를 제대로 갖춘다면 오히려 미래지향산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기존 인프라 활용 시너지…수소 공급에 충전소까지

정유사들은 기존 인프라를 통해 수소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수소 생산에서 더 나아가 기존 주유소를 통해 수소 공급과 수소 전기차 충전까지 가능하도록 구축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 회사는 현재 정유 사업이 85%를 차지하지만 이를 45%까지 줄이고 블루수소 생산량을 연간 10만톤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수소는 그린, 그레이, 브라운, 블루 수소 등 4가지로 구분된다. 그린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수소다.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를 고온·고압 수증기와 반응시키거나 석유화학 공정에서 나온 수소다. 브라운수소는 갈탄이나 석탄을 태워 생산한 수소다.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해 탄소 배출을 줄인 수소를 말한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탄소가 제로(0)인 그린수소와 달리 그레이수소와 브라운수소는 청정 수소로 분류되지 않는다. 그린수소는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공급 한계가 있어 블루수소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최근 현대오일뱅크는 폐식용유나 식물자원을 재활용한 화이트 바이오 사업과 함께 블루수소 사업을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주영민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정유 공정의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을 접목해 화이트 바이오, 블루수소 친환경 화학 등 신사업 비중을 70%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오일뱅크의 모기업인 현대중공업그룹도 풍력발전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SK에너지는 올해 초 직영 주유소를 매각한 대금 7638억원을 갖고 수소충전소를 짓겠다고 밝혔다.

특히 SK그룹 차원에서 수소 전담 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을 꾸리고 약 18조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SK E&S를 통해서는 5조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보령 LNG터미털 인근에 세계 최대 블루수소 플랜트를 짓고 탄소포집저장(CCS) 장치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수소 25만톤을 공급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액화수소 생산과 수소 충전소 설립까지 협업한다.

GS칼텍스와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관련 업무협약을 맺고 액화수소 플랜트 구축을 비롯해 액화수소 충전소와 추출설비 구축, 탄소포집활용(CCU) 기술 실증과 상용화 등 액화수소사업 전반에 대한 협업을 하기로 했다.

양사는 오는 2024년까지 가스공사 LNG 인수기지 안에 연산 1만톤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기로 했다. 이 규모는 수소 승용차 기준 약 8만대가 충전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 수소는 향후 수도권과 중부권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러한 CCU 기술은 전기와 스팀 등의 에너지를 활용하는 다른 플렌트들과 달리 세계 최초로 LNG 인수기지의 기화 공정에서 발생한 냉열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면서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OIL은 세계적인 석유화학회사 사우디 아람코와 신기술 저탄소 미래 에너지 생산 관련 연구개발, 벤처 투자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S-OIL과 사우디 아람코는 블루 수소와 블루 암모니아를 국내에 들여와 저장하고 공급하기로 했다. 이를 활용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잠재 협력 기회발굴에도 협력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수소 생산과 탄소 포집 관련 신기술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며 탄소중립 연료인 이퓨얼(e-Fuel) 연구와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관련 기술 개발도 함께 추진키로 했다.

또한 에너지 신기술과 탈탄소 관련 사업 분야의 국내 벤처 기업에 공동 투자해 이를 통한 관련 신기술 확보에도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