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가 대표적인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에 고전했다. 대형 신작 부재로 인한 다수의 게임사가 부진한 가운데 2K는 견고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는 등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도 했다. 게임사들은 이구동성으로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대형 신작과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연계한 신사업으로 반격에 나설 것을 말했다. 그러나 '루나 사태'로 인한 코인쇼크 등 후폭풍이 본격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향후 신사업에 대한 전망도 밝지만은 않은 상황. 뷰어스는 게임사의 1분기 실적을 되짚어 보고 성장 계획을 점검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자료=연합뉴스) 올해 게임업계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블록체인 기술 연계를 통한 메타버스 산업과 P2E(play to earn) 등을 지목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메타버스 산업이나 P2E 게임이 갓 걸음마를 뗀 상황에 불과하다. 여기에 최근 대형 악재가 터졌다.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의 가치가 폭락하면서 가상화폐 관련 기술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각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기반 게임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것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면서 그 방법으로는 질 좋은 콘텐츠 제공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컴투스는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 겸 가상화폐 C2X의 메인넷을 테라로 뒀으나 루나 사태 이후 메인넷 변경 가능성을 열어뒀다(자료=C2X홈페이지 갈무리) ■ 루나 사태에 직격탄 맞은 게임업계 루나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게임사는 컴투스다. 컴투스는 올해 초 C2X를 가동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P2E 게임 출시에 나서는 등 의욕에 찬 출발을 보였다. 컴투스의 블록체인 플랫폼 겸 가상화폐 C2X는 루나·UST의 개발사 테라폼랩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테라를 메인넷(주 플랫폼)으로 뒀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지난 7일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USD(UST)의 가격이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루나와 UST도 동시에 급락했다. 그동안 스테이블 코인인 UST는 루나를 매입하거나 판매하는 방식으로 달러화에 1대1로 가치를 고정하는 알고리즘을 갖췄다. 이 같은 알고리즘으로 UST의 가치가 떨어져도 루나를 팔고 UST를 사들이면서 달러화와의 가치고정을 유지하는 일종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그러나 UST의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디페깅'이 일어나자 루나의 시세도 버틸 재간이 없었다. 폼랩스는 테라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운영도 공식적으로 중단했다. 이에 컴투스는 지난 13일 메인넷 서버를 테라폼랩스가 아닌 다른 곳으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공지한 상황이다. 컴투스홀딩스 관계자는 "메인넷 변경은 이뤄질 수 있지만 이와 무관하게 C2X 관련 서비스는 모두 정상적으로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라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으나 게임사들이 내놓은 가상화폐 가치는 요동치고 있다. 루나 사태 이후 가상화폐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넷마블의 마브렉스(MBX)코인은 지난 6일 6만4000원선까지 올랐다가 16일 오전 80%이상 떨어진 1만 1000원 거래됐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메타보라가 운영하는 가상화폐 '보라'의 가격도 지난달 말까지는 841원을 유지했으나 루나 사태 이후인 지난 12일 346원까지 가치가 하락한 바 있다. 현재는 492원에 거래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TL (자료=엔씨소프트) ■ 메타버스·블록체인 신사업 예정대로…이용자에게 신뢰 줘야 루나 사태로 게임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의 코인 가치 문제가 아니라 향후 성장 동력이 걸린 일인 탓이다. 국내 대형게임사 3N의 일원인 엔씨소프트는 블록체인 '돈 버는 메타버스' 개발을 공식화했다. 게임과 암호 화폐가 아닌 비게임 영역과 암호화폐를 연결한 메타버스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결국은 암호화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있어야만 확장이 가능한 영역이다. 넷마블도 지난 3월 기존 게임 A3 Still Alive에 P2E(플레이투언) 서비스를 도입하고 블록체인 기반 신작들을 연이어 내놓을 계획이다. 이외에도 기존의 블록체인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던 위메이드는 물론 크래프톤과 컴투스, 펄어비스 등 다수의 게임사가 P2E 등 게임과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신작 출시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루나 사태로 게임사들의 이 같은 신사업의 성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갑작스럽게 사업 계획을 변경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루나 사태로 게임사의 블록체인 관련 신사업이 다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는 있지만 갑작스럽게 사업 계획을 바꾸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게임사가 뚝심 있게 질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려고 노력한다면 코인의 가치도 유지되고 투기성 수요가 빠지더라도 지속 가능한 생태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사업과 관련한 신작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여전히 나온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은 3월에 기존 게임 A3 Still Alive 에 P2E 서비스를 도입함에 따라 인앱 결제 및 이용자 수가 늘 어난 효과를 봤다"며 "올해 출시될 블록체인 기반 신작들에 대한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 신작 개발과 질 좋은 게임 콘텐츠 공급이 게임사의 성장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을 내놓았다. 이 관계자는 "펄어비스의 '도깨비'나 엔씨소프트가 내놓을 'TL' 등은 게임 개발력이 주목받은 케이스다"라며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한 사업에 많은 게임사가 뛰어들고 있으나 결국 주목받는 것은 뛰어난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도 신작 개발력이 게임사의 '믿을 맨'이 돼 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올해 ‘리니지’ IP를 넘어서는 새로운 IP 'TL'로 해외 매출 비중 확대를 계획 중이다"라며 "이는 최근 코인 가격 하락과 코인 연계된 P2E 모델의 흥행 부진으로 동사의 게임 개발력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게임 1분기 성적표]③신성장 동력 블록체인…‘코인쇼크’에 ‘흔들’

정지수 기자 승인 2022.05.16 17:00 의견 0

국내 게임업계가 대표적인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에 고전했다. 대형 신작 부재로 인한 다수의 게임사가 부진한 가운데 2K는 견고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는 등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도 했다. 게임사들은 이구동성으로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대형 신작과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연계한 신사업으로 반격에 나설 것을 말했다. 그러나 '루나 사태'로 인한 코인쇼크 등 후폭풍이 본격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향후 신사업에 대한 전망도 밝지만은 않은 상황. 뷰어스는 게임사의 1분기 실적을 되짚어 보고 성장 계획을 점검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자료=연합뉴스)

올해 게임업계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블록체인 기술 연계를 통한 메타버스 산업과 P2E(play to earn) 등을 지목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메타버스 산업이나 P2E 게임이 갓 걸음마를 뗀 상황에 불과하다.

여기에 최근 대형 악재가 터졌다.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의 가치가 폭락하면서 가상화폐 관련 기술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각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기반 게임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것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면서 그 방법으로는 질 좋은 콘텐츠 제공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컴투스는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 겸 가상화폐 C2X의 메인넷을 테라로 뒀으나 루나 사태 이후 메인넷 변경 가능성을 열어뒀다(자료=C2X홈페이지 갈무리)

■ 루나 사태에 직격탄 맞은 게임업계

루나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게임사는 컴투스다. 컴투스는 올해 초 C2X를 가동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P2E 게임 출시에 나서는 등 의욕에 찬 출발을 보였다.

컴투스의 블록체인 플랫폼 겸 가상화폐 C2X는 루나·UST의 개발사 테라폼랩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테라를 메인넷(주 플랫폼)으로 뒀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지난 7일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USD(UST)의 가격이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루나와 UST도 동시에 급락했다. 그동안 스테이블 코인인 UST는 루나를 매입하거나 판매하는 방식으로 달러화에 1대1로 가치를 고정하는 알고리즘을 갖췄다.

이 같은 알고리즘으로 UST의 가치가 떨어져도 루나를 팔고 UST를 사들이면서 달러화와의 가치고정을 유지하는 일종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그러나 UST의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디페깅'이 일어나자 루나의 시세도 버틸 재간이 없었다.

폼랩스는 테라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운영도 공식적으로 중단했다.

이에 컴투스는 지난 13일 메인넷 서버를 테라폼랩스가 아닌 다른 곳으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공지한 상황이다.

컴투스홀딩스 관계자는 "메인넷 변경은 이뤄질 수 있지만 이와 무관하게 C2X 관련 서비스는 모두 정상적으로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라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으나 게임사들이 내놓은 가상화폐 가치는 요동치고 있다. 루나 사태 이후 가상화폐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넷마블의 마브렉스(MBX)코인은 지난 6일 6만4000원선까지 올랐다가 16일 오전 80%이상 떨어진 1만 1000원 거래됐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메타보라가 운영하는 가상화폐 '보라'의 가격도 지난달 말까지는 841원을 유지했으나 루나 사태 이후인 지난 12일 346원까지 가치가 하락한 바 있다. 현재는 492원에 거래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TL (자료=엔씨소프트)

■ 메타버스·블록체인 신사업 예정대로…이용자에게 신뢰 줘야

루나 사태로 게임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의 코인 가치 문제가 아니라 향후 성장 동력이 걸린 일인 탓이다.

국내 대형게임사 3N의 일원인 엔씨소프트는 블록체인 '돈 버는 메타버스' 개발을 공식화했다. 게임과 암호 화폐가 아닌 비게임 영역과 암호화폐를 연결한 메타버스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결국은 암호화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있어야만 확장이 가능한 영역이다.

넷마블도 지난 3월 기존 게임 A3 Still Alive에 P2E(플레이투언) 서비스를 도입하고 블록체인 기반 신작들을 연이어 내놓을 계획이다.

이외에도 기존의 블록체인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던 위메이드는 물론 크래프톤과 컴투스, 펄어비스 등 다수의 게임사가 P2E 등 게임과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신작 출시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루나 사태로 게임사들의 이 같은 신사업의 성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갑작스럽게 사업 계획을 변경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루나 사태로 게임사의 블록체인 관련 신사업이 다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는 있지만 갑작스럽게 사업 계획을 바꾸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게임사가 뚝심 있게 질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려고 노력한다면 코인의 가치도 유지되고 투기성 수요가 빠지더라도 지속 가능한 생태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사업과 관련한 신작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여전히 나온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은 3월에 기존 게임 A3 Still Alive 에 P2E 서비스를 도입함에 따라 인앱 결제 및 이용자 수가 늘 어난 효과를 봤다"며 "올해 출시될 블록체인 기반 신작들에 대한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 신작 개발과 질 좋은 게임 콘텐츠 공급이 게임사의 성장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을 내놓았다.

이 관계자는 "펄어비스의 '도깨비'나 엔씨소프트가 내놓을 'TL' 등은 게임 개발력이 주목받은 케이스다"라며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한 사업에 많은 게임사가 뛰어들고 있으나 결국 주목받는 것은 뛰어난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도 신작 개발력이 게임사의 '믿을 맨'이 돼 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올해 ‘리니지’ IP를 넘어서는 새로운 IP 'TL'로 해외 매출 비중 확대를 계획 중이다"라며 "이는 최근 코인 가격 하락과 코인 연계된 P2E 모델의 흥행 부진으로 동사의 게임 개발력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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