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에 운행을 멈춘 화물차들 (사진=연합뉴스) 화물연대 파업이 산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철강·석유화학 등 기초 소재 분야 산업계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철강 업계는 3~4만톤의 물량이 매일 쌓여가 제품을 둘 곳이 없어 주차장까지 쌓아놨다. 제 때 철강을 공급받지 못한 자동차 업계는 생산을 중단해야 했다. 반도체 수급 지연으로 가뜩이나 늦어지고 있는 차량 인도는 더 늦어져 소비자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 포스코 “일부 생산 중단해…최악 상황” 13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산업 현장으로 배송돼야 할 철강 제품들이 제철소 안에서 쌓여가고 있다. 화물연대가 제철소 출입구를 막아섰기 때문이다. 제철소는 한 번 고로를 중단하면 다시는 철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제품은 계속 생산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제품들을 쌓아둘 곳이 없어서 결국 생산을 중단한 곳도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포항제철소의 경우 오늘(13일) 오전 7시부터 철강 제품 생산을 일부 중단했다”며 “화물연대 파업으로 제품을 더 쌓아둘 곳이 없어서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루 총 3.5만톤 물량을 내보내야 하는데 육상 출하에 차질이 생겼다”며 “고로는 한 번 불을 끄면 다시 지어야 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 제철소 주차장이나 창고 외에 야적하고 있었지만 더 쌓아둘 곳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일부 생산을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현대제철이 내보낼 물량은 산업 전반에 하루 4만톤이다. 하지만 이 물량들이 제철소 내에 매일 쌓여만 가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고로를 중단할 수 없어서 생산을 계속하고 있는데 못 나가고 있으니 창고 등에 쌓여만 가고 있다”면서 “파업을 예상해 기존에 다른 여러 고객사와 사전 물량을 출하했지만 장기화되면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가 버틸 수 있는 최대 고비”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 車업계 “생산 50% 하락…차량 인도 더 늦어져” 철강사들의 철강 제품을 받지 못한 고객사는 자동차, 조선사, 가전사 등 산업 전반이다. 이에 각 업계는 2차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육로로 이동해야 하는 자동차, 가전사 업계가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 공장은 하루 평균 5000~6000대의 차량을 생산하지만 이번 화물연대 파업으로 생산라인 가동률이 50%까지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주까지 파업이 지속되면 생산 손실은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1~5공장이 철강 제품을 받지 못하면서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반도체 부품 공급이 늦어져서 납기가 지연되고 있는데 물류 대란이 더해지면서 피해는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 공장의 경우 하루 2500~3000대가량의 차량 생산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부품 수급이 지연되면서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차량을 인도받기까지 상당시간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국GM 등 다른 자동차 업체도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주시하고 있고 회사에서 가용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생산과 차량 인도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이어 업계도 화물연대 파업으로 생산이 감소했다. 한국타이어는 하루 출하량 70%가량이 감소하면서 완성차 업체로 납품이 지연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하루 평균 물동량 8만여개가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못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파업 이후로 공장 생산 출하가 막혀있고 매출도 타격을 입고 있다”며 “신차용 공급을 제외하고는 내수와 수출 모두 물량이 막혀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자동 업계는 적시 공급이 너무나 중요한데, 부품 하나만 없어도 전체가 멈추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해야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조선 업계, 후판 육로이동 피해 불가피 전망 조선 업계도 파업 여파로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선박 제조에 쓰이는 철강인 후판의 경우 배로 이동하지만 철강사에서 배에 싣기까지 육로 운송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후판의 경우 배로 들어오기 때문에 아직은 (화물연대 파업) 피해 여파가 없는 것 같다”며 “다만 철강사에서 배에 싣는 과정에서 육로 이동이 있어야 한다면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부산항·인천항·광양항 등 주요 항만의 물류 수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컨테이너들이 가득 쌓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산항의 컨테이너 장치율은 78.1%로 전날 78.0%보다 올랐다”며 “장치율은 항만의 컨테이너 보관 능력에 비해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항만 내에 쌓이는 컨테이너가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석유화학 “파업 막아달라, 안전사고도 우려돼” 정부에 호소 석유화학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울산·여수·대산 등 주요 석유화학단지의 출하 중단으로 어려움이 가증되고 있다며 정부가 조속한 대화에 나서서 파업이 멈추도록 해야 한다고 13일 촉구했다. 석유화학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제품 운송에 차질을 빚어 하루 평균 출하량이 평소 7만4000톤 대비 10%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수소·탄산 가스 공급 중단으로 이미 국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석유화학이 가동 중단되면 주요 산업과 국가 경제 전체에 큰 피해가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석유화학 제품은 특성상 장기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적기에 출하가 막히면 공장 가동 중지로 연결된다”며 “막대한 매출·수출 손실과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들의 위기 극복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화물연대는 집단운송 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운송에 복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화물연대 파업’ 피해 확산…철강 “일부 생산 중단”·화학 “파업 막아달라” 호소

포스코 “하루 3.5만톤 못 나가…일부 생산 중단”
현대제철 “하루 4만톤 쌓여…주차장도 가득”
현대차, 하루 평균 6000대 생산 중단 피해
석유화학 “출하량 10% 감소…국민 불편 초래”

손기호 기자 승인 2022.06.13 11:29 | 최종 수정 2022.06.13 11:59 의견 0
화물연대 총파업에 운행을 멈춘 화물차들 (사진=연합뉴스)


화물연대 파업이 산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철강·석유화학 등 기초 소재 분야 산업계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철강 업계는 3~4만톤의 물량이 매일 쌓여가 제품을 둘 곳이 없어 주차장까지 쌓아놨다. 제 때 철강을 공급받지 못한 자동차 업계는 생산을 중단해야 했다. 반도체 수급 지연으로 가뜩이나 늦어지고 있는 차량 인도는 더 늦어져 소비자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 포스코 “일부 생산 중단해…최악 상황”

13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산업 현장으로 배송돼야 할 철강 제품들이 제철소 안에서 쌓여가고 있다. 화물연대가 제철소 출입구를 막아섰기 때문이다. 제철소는 한 번 고로를 중단하면 다시는 철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제품은 계속 생산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제품들을 쌓아둘 곳이 없어서 결국 생산을 중단한 곳도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포항제철소의 경우 오늘(13일) 오전 7시부터 철강 제품 생산을 일부 중단했다”며 “화물연대 파업으로 제품을 더 쌓아둘 곳이 없어서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루 총 3.5만톤 물량을 내보내야 하는데 육상 출하에 차질이 생겼다”며 “고로는 한 번 불을 끄면 다시 지어야 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 제철소 주차장이나 창고 외에 야적하고 있었지만 더 쌓아둘 곳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일부 생산을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현대제철이 내보낼 물량은 산업 전반에 하루 4만톤이다. 하지만 이 물량들이 제철소 내에 매일 쌓여만 가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고로를 중단할 수 없어서 생산을 계속하고 있는데 못 나가고 있으니 창고 등에 쌓여만 가고 있다”면서 “파업을 예상해 기존에 다른 여러 고객사와 사전 물량을 출하했지만 장기화되면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가 버틸 수 있는 최대 고비”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 車업계 “생산 50% 하락…차량 인도 더 늦어져”

철강사들의 철강 제품을 받지 못한 고객사는 자동차, 조선사, 가전사 등 산업 전반이다. 이에 각 업계는 2차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육로로 이동해야 하는 자동차, 가전사 업계가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 공장은 하루 평균 5000~6000대의 차량을 생산하지만 이번 화물연대 파업으로 생산라인 가동률이 50%까지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주까지 파업이 지속되면 생산 손실은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1~5공장이 철강 제품을 받지 못하면서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반도체 부품 공급이 늦어져서 납기가 지연되고 있는데 물류 대란이 더해지면서 피해는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 공장의 경우 하루 2500~3000대가량의 차량 생산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부품 수급이 지연되면서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차량을 인도받기까지 상당시간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국GM 등 다른 자동차 업체도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주시하고 있고 회사에서 가용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생산과 차량 인도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이어 업계도 화물연대 파업으로 생산이 감소했다. 한국타이어는 하루 출하량 70%가량이 감소하면서 완성차 업체로 납품이 지연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하루 평균 물동량 8만여개가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못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파업 이후로 공장 생산 출하가 막혀있고 매출도 타격을 입고 있다”며 “신차용 공급을 제외하고는 내수와 수출 모두 물량이 막혀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자동 업계는 적시 공급이 너무나 중요한데, 부품 하나만 없어도 전체가 멈추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해야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조선 업계, 후판 육로이동 피해 불가피 전망

조선 업계도 파업 여파로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선박 제조에 쓰이는 철강인 후판의 경우 배로 이동하지만 철강사에서 배에 싣기까지 육로 운송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후판의 경우 배로 들어오기 때문에 아직은 (화물연대 파업) 피해 여파가 없는 것 같다”며 “다만 철강사에서 배에 싣는 과정에서 육로 이동이 있어야 한다면 영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부산항·인천항·광양항 등 주요 항만의 물류 수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컨테이너들이 가득 쌓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산항의 컨테이너 장치율은 78.1%로 전날 78.0%보다 올랐다”며 “장치율은 항만의 컨테이너 보관 능력에 비해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항만 내에 쌓이는 컨테이너가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석유화학 “파업 막아달라, 안전사고도 우려돼” 정부에 호소

석유화학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울산·여수·대산 등 주요 석유화학단지의 출하 중단으로 어려움이 가증되고 있다며 정부가 조속한 대화에 나서서 파업이 멈추도록 해야 한다고 13일 촉구했다.

석유화학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제품 운송에 차질을 빚어 하루 평균 출하량이 평소 7만4000톤 대비 10%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수소·탄산 가스 공급 중단으로 이미 국민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석유화학이 가동 중단되면 주요 산업과 국가 경제 전체에 큰 피해가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석유화학 제품은 특성상 장기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적기에 출하가 막히면 공장 가동 중지로 연결된다”며 “막대한 매출·수출 손실과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들의 위기 극복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화물연대는 집단운송 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운송에 복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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