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고(3高)’가 코로나19 터널에서 빠져나와 회복을 꿈꾸던 한국 경제의 속을 쓰리게 하고 있다. 물가, 금리, 환율이 주범이다. 이른바 ‘푸틴플레이션(푸틴+인플레이션)’은 국제 유가와 곡물가 등 원자재 가격을 높였다. 이는 그대로 수입돼 국내 소비자물가 고공행진으로 이어졌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은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려야했다. 전세계가 같은 고통을 겪는 사이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인기가 높아져 원화 환율은 1300원 목전까지 올랐다. 7월 2일 창간 7주년을 맞는 뷰어스는 [3高 위기를 넘자]라는 주제로 창간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 주- 고유가 등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래픽=손기호) 코로나19 감염병 여파로 산업계가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 판매가 감소했다. 완성차 업계는 생산량을 조절하는 등 고육지책을 내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의 코로나19 제로화를 위한 공장 폐쇄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가 상승을 초래했다. 고유가는 결과적으로 ‘친환경 자동차’ 전환을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 차량 인도까지 1년 이상…스마트키도 부족해 국내 완성차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지연으로 차량 인도까지 길게는 1년이 넘게 걸리는 곳도 있었다. 반도체 수급을 위해 다방면으로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반도체 수급 문제는 제 때에 차량을 인도하지 못하는 문제로 이어졌다. 현대차·기아는 인기 차종 전기차 아이오닉 5, 아반떼, K8 등은 길게는 1년이 넘게 걸렸다. 기아 전기차 EV6는 현재 기준으로 주문하면 오는 2024년 1월에나 받을 수 있다고 소비자는 토로했다. 반도체 여파에 따른 출고 지연으로 올 상반기 차량 판매는 감소했다. 현대차는의 올해 1~5월 누적 판매 대수는 167만4554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2%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 부품 수급 여파로 판매가 감소했지만 반도체 수급을 위한 다양한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반도체 부품 부족이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는 말이다. 현대차가 주문을 받았지만 생산하지 못한 대기 물량은 130만대에 이르고 있다. 역대 최다 규모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반도체 공급난으로 소비자에게 스마트키를 일부만 제공하고 있다. 캐스퍼와 아반떼 등은 주문하면 3개월에서 길게는 1년을 넘겨야 한다. 이유는 스마트키가 없어서다. 고육지책으로 기존 두 개씩 지급하던 스마트키를 한 개씩만 지급하기로 했다. 쌍용자동차도 스마트키를 한 개씩만 지급하고 있다. 한국GM 생산공장 모습 (사진=한국GM) ■ 中 봉쇄령, 완성차 생산 ‘빨간불’…최근 봉쇄 완화 중국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제로화(0)’를 위해 상하이를 시작으로 베이징 등 주요 도시를 폐쇄했다. 주요 완성차 업계의 중국 공장은 문을 닫아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중국의 이러한 봉쇄 조치가 점차 해제되면서 반도체 수급 불균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4월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감염 ‘제로화(0)’를 선언하며 상하이에 봉쇄령을 내리면서 테슬라 공장 등이 문을 닫았다. 당시 중국 현지 공장들은 폐쇄해야만 했고 배는 항구에 발이 묶였다. 당시 중국에서 6개 공장을 운영 중인 현대차·기아도 영향을 받았다. 현대차·기아는 와이어링하네스를 공급하는 유라코퍼레이션 등이 한 달이 넘게 문을 닫아야 했다. 완성차 업계는 뼈를 깎는 심정으로 생산량을 줄여야 했다. 한국GM의 경우는 생산 라인 일부를 운영하지 않았다. 한국GM 관계자는 “부평공장 2개 라인 중 1라인을 절반 수준으로 가동하는 등 생산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행 중 다행으로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중국 정부도 봉쇄를 점차 해제했다. 지난 6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중국 내 31개 성시자치구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86명으로 집계됐다며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베이징에서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식당 내 식사를 허용하는 등 봉쇄 해제 조치를 하고 있다. 중국 공장들은 다시 문을 열고 운영을 속속 재개했다. 항구에 발이 묶인 배들도 풀리고 있어 비싼 항공편을 이용했던 부품 운송 물류비도 하락할 전망이다. 르노코리아의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가 수출을 위해 선적하는 모습. 유럽에서 인기를 끈 XM3 하이브리드는 올 하반기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르노코리아) ■ 위기를 기회로…친환경차 체제 전환의 시작 반도체 수급 불균형 여파는 전체 차량 판매 감소를 불러왔지만 ‘친환경차’ 판매는 오히려 늘어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은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친환경차를 찾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이번 기회로 친환경차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아이오닉5가 지난 5월 3054대나 팔리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9.1%나 올랐다. 현대차 하이브리드 차량은 5월 총 6255대가 팔려 지난해보다 52.7%나 올랐다. 5월 현대차의 국내외 전체 판매량은 32만4039대로 지난해 대비 0.5% 하락했지만, 친환경차는 오히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완성차 업계는 친환경차 체제로 전환을 서둘렀다. 현대차·기아는 오는 2030년까지 17종 이상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187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GM도 2025년까지 GM브랜드 산하의 10개 차종의 전기차를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볼트EV와 EUV가 이미 출시됐다. 르노코리아는 XM3 하이브리드 친환경 차량을 하반기에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하반기 출시할 신차 토레스를 전기차 모델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3高 위기를 넘자] 반도체난에 車업계 ‘경고등’…고유가 속 ‘친환경차’ 인기

반도체 수급 불균형, 실적 하락 원인
인기 차종 인도까지 1년 이상 소요돼
中 봉쇄로 부품 부족 가중…판매 감소
러 전쟁도 겹쳐…친환경차 전환 가속화

손기호 기자 승인 2022.06.21 06:00 | 최종 수정 2022.06.21 08:53 의견 0

‘쓰리고(3高)’가 코로나19 터널에서 빠져나와 회복을 꿈꾸던 한국 경제의 속을 쓰리게 하고 있다. 물가, 금리, 환율이 주범이다. 이른바 ‘푸틴플레이션(푸틴+인플레이션)’은 국제 유가와 곡물가 등 원자재 가격을 높였다. 이는 그대로 수입돼 국내 소비자물가 고공행진으로 이어졌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은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려야했다. 전세계가 같은 고통을 겪는 사이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인기가 높아져 원화 환율은 1300원 목전까지 올랐다. 7월 2일 창간 7주년을 맞는 뷰어스는 [3高 위기를 넘자]라는 주제로 창간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 주-

고유가 등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래픽=손기호)


코로나19 감염병 여파로 산업계가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 판매가 감소했다. 완성차 업계는 생산량을 조절하는 등 고육지책을 내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의 코로나19 제로화를 위한 공장 폐쇄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가 상승을 초래했다. 고유가는 결과적으로 ‘친환경 자동차’ 전환을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 차량 인도까지 1년 이상…스마트키도 부족해

국내 완성차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지연으로 차량 인도까지 길게는 1년이 넘게 걸리는 곳도 있었다. 반도체 수급을 위해 다방면으로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반도체 수급 문제는 제 때에 차량을 인도하지 못하는 문제로 이어졌다. 현대차·기아는 인기 차종 전기차 아이오닉 5, 아반떼, K8 등은 길게는 1년이 넘게 걸렸다. 기아 전기차 EV6는 현재 기준으로 주문하면 오는 2024년 1월에나 받을 수 있다고 소비자는 토로했다.

반도체 여파에 따른 출고 지연으로 올 상반기 차량 판매는 감소했다. 현대차는의 올해 1~5월 누적 판매 대수는 167만4554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2%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 부품 수급 여파로 판매가 감소했지만 반도체 수급을 위한 다양한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반도체 부품 부족이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는 말이다. 현대차가 주문을 받았지만 생산하지 못한 대기 물량은 130만대에 이르고 있다. 역대 최다 규모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반도체 공급난으로 소비자에게 스마트키를 일부만 제공하고 있다. 캐스퍼와 아반떼 등은 주문하면 3개월에서 길게는 1년을 넘겨야 한다. 이유는 스마트키가 없어서다. 고육지책으로 기존 두 개씩 지급하던 스마트키를 한 개씩만 지급하기로 했다. 쌍용자동차도 스마트키를 한 개씩만 지급하고 있다.

한국GM 생산공장 모습 (사진=한국GM)


■ 中 봉쇄령, 완성차 생산 ‘빨간불’…최근 봉쇄 완화

중국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제로화(0)’를 위해 상하이를 시작으로 베이징 등 주요 도시를 폐쇄했다. 주요 완성차 업계의 중국 공장은 문을 닫아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중국의 이러한 봉쇄 조치가 점차 해제되면서 반도체 수급 불균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4월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감염 ‘제로화(0)’를 선언하며 상하이에 봉쇄령을 내리면서 테슬라 공장 등이 문을 닫았다. 당시 중국 현지 공장들은 폐쇄해야만 했고 배는 항구에 발이 묶였다.

당시 중국에서 6개 공장을 운영 중인 현대차·기아도 영향을 받았다. 현대차·기아는 와이어링하네스를 공급하는 유라코퍼레이션 등이 한 달이 넘게 문을 닫아야 했다.

완성차 업계는 뼈를 깎는 심정으로 생산량을 줄여야 했다. 한국GM의 경우는 생산 라인 일부를 운영하지 않았다. 한국GM 관계자는 “부평공장 2개 라인 중 1라인을 절반 수준으로 가동하는 등 생산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행 중 다행으로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중국 정부도 봉쇄를 점차 해제했다. 지난 6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중국 내 31개 성시자치구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86명으로 집계됐다며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베이징에서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식당 내 식사를 허용하는 등 봉쇄 해제 조치를 하고 있다. 중국 공장들은 다시 문을 열고 운영을 속속 재개했다. 항구에 발이 묶인 배들도 풀리고 있어 비싼 항공편을 이용했던 부품 운송 물류비도 하락할 전망이다.

르노코리아의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가 수출을 위해 선적하는 모습. 유럽에서 인기를 끈 XM3 하이브리드는 올 하반기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르노코리아)


■ 위기를 기회로…친환경차 체제 전환의 시작

반도체 수급 불균형 여파는 전체 차량 판매 감소를 불러왔지만 ‘친환경차’ 판매는 오히려 늘어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은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친환경차를 찾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이번 기회로 친환경차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아이오닉5가 지난 5월 3054대나 팔리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9.1%나 올랐다. 현대차 하이브리드 차량은 5월 총 6255대가 팔려 지난해보다 52.7%나 올랐다. 5월 현대차의 국내외 전체 판매량은 32만4039대로 지난해 대비 0.5% 하락했지만, 친환경차는 오히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완성차 업계는 친환경차 체제로 전환을 서둘렀다. 현대차·기아는 오는 2030년까지 17종 이상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187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GM도 2025년까지 GM브랜드 산하의 10개 차종의 전기차를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볼트EV와 EUV가 이미 출시됐다. 르노코리아는 XM3 하이브리드 친환경 차량을 하반기에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하반기 출시할 신차 토레스를 전기차 모델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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