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2차 발사돼 힘차게 날아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누리호는 국내 과학기술·제조 역량의 집결체로 꼽힌다. 지난 12년간 2조원의 예산을 투입했고 300여개 기업에서 500명 이상이 개발에 참여했다. 우주 선진국은 국내총생산(GDP)의 0.2% 내외를 우주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0.04%에 불과하다. 예산과 인력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짧은 기간 우주 선진국의 기술을 빠르게 따라잡았다. 누리호는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올릴 수 있다. 이 정도의 우주 수송 능력을 갖춘 곳은 미국과 러시아, 유럽, 인도, 프랑스, 일본밖엔 없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함으로써 한국은 7대 우주강국 반열에 올라서게 됐다. 누리호는 우리 손으로 만든 위성을 우주에 띄어보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AP위성이 만든 성능검증위성은 우주 공간에서 안정적 작동을 가능하게 하는 발열전지와 지상 교신을 위한 S안테나 등 주요 부품도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이들 부품은 향후 상용화도 추진한다. 성능검증위성의 또 다른 기능은 4개의 큐브 위성을 우주 공간에 사출하는 것이다. 조선대 서울대 연세대 KAIST 등 국내 4개 대학 연구진이 만든 가로 세로 1m 안팎의 소형 위성이다. 이들 위성은 적외선 탐지, 미세먼지 모니터링 등의 임무를 6개월에서 1년 동안 수행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위성 개발 및 활용은 세계 수준으로 성장했으나 위성을 우주로 실어보낼 발사체 기술이 없어 해외에 의존해야 했다. 이에 따라 최적의 일정에 따라 위성을 발사하지 못 하거나 국제 정세의 변화에 따라 위성 계획에 차질을 빚는 등 애로를 겪었다. 우리나라는 1990년 과학로켓 개발, 2002년 나로호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32년 만에 자체 발사체 기술을 확보했다. 두 번의 실패를 겪고 2013년 발사한 나로호는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아 개발한 반면 누리호는 국내 연구진과 기업의 손으로 직접 개발했다는 차이가 있다. 우주 발사체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이나 미국 수출 규제(ITAR) 등에 따라 국가 간 기술 이전이 엄격한 제약을 받고 있어 자체 기술 개발이 필수다. 글로벌 기술 패권 다툼이 심화됨에 따라 우주 기술을 둘러싼 경쟁과 합종연횡도 심해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독자 우주 기술력 확보는 우리의 입지와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에서도 한미 동맹을 우주 협력의 전 분야에 걸쳐 강화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미국이 2025년까지 달에 우주비행사 2명을 보낸다는 목표로 추진 중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대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누리호 고도화 사업을 통해 발사체 및 위성 운용 능력을 개선해가는 한편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에도 나선다. 이번 누리호 2회차 발사를 끝으로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은 마무리됐다. 2027년까지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이 이어진다. 이 기간 중 누리호를 4번 이상 반복 발사하고 위성을 10개 이상 투입하면서 기술 신뢰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2026년부터는 하나의 발사체에 5개의 위성을 실어보낼 계획이다. 누리호를 이을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도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다. 추력을 키워 달 착륙선이나 대형 위성도 실을 수 있게 하고 재사용 발사체 기술에도 도전한다. 국가 우주개발 수요에 대응하고 민간 우주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누리호, 과학기술 역량의 총결집체…우주독립국가 첫 걸음 떼며 민간우주시대 공략

장원주 기자 승인 2022.06.21 17:56 의견 0
누리호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2차 발사돼 힘차게 날아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누리호는 국내 과학기술·제조 역량의 집결체로 꼽힌다. 지난 12년간 2조원의 예산을 투입했고 300여개 기업에서 500명 이상이 개발에 참여했다. 우주 선진국은 국내총생산(GDP)의 0.2% 내외를 우주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0.04%에 불과하다. 예산과 인력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짧은 기간 우주 선진국의 기술을 빠르게 따라잡았다.

누리호는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올릴 수 있다. 이 정도의 우주 수송 능력을 갖춘 곳은 미국과 러시아, 유럽, 인도, 프랑스, 일본밖엔 없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함으로써 한국은 7대 우주강국 반열에 올라서게 됐다.

누리호는 우리 손으로 만든 위성을 우주에 띄어보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AP위성이 만든 성능검증위성은 우주 공간에서 안정적 작동을 가능하게 하는 발열전지와 지상 교신을 위한 S안테나 등 주요 부품도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이들 부품은 향후 상용화도 추진한다.

성능검증위성의 또 다른 기능은 4개의 큐브 위성을 우주 공간에 사출하는 것이다. 조선대 서울대 연세대 KAIST 등 국내 4개 대학 연구진이 만든 가로 세로 1m 안팎의 소형 위성이다. 이들 위성은 적외선 탐지, 미세먼지 모니터링 등의 임무를 6개월에서 1년 동안 수행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위성 개발 및 활용은 세계 수준으로 성장했으나 위성을 우주로 실어보낼 발사체 기술이 없어 해외에 의존해야 했다. 이에 따라 최적의 일정에 따라 위성을 발사하지 못 하거나 국제 정세의 변화에 따라 위성 계획에 차질을 빚는 등 애로를 겪었다.

우리나라는 1990년 과학로켓 개발, 2002년 나로호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32년 만에 자체 발사체 기술을 확보했다. 두 번의 실패를 겪고 2013년 발사한 나로호는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아 개발한 반면 누리호는 국내 연구진과 기업의 손으로 직접 개발했다는 차이가 있다.

우주 발사체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이나 미국 수출 규제(ITAR) 등에 따라 국가 간 기술 이전이 엄격한 제약을 받고 있어 자체 기술 개발이 필수다. 글로벌 기술 패권 다툼이 심화됨에 따라 우주 기술을 둘러싼 경쟁과 합종연횡도 심해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독자 우주 기술력 확보는 우리의 입지와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에서도 한미 동맹을 우주 협력의 전 분야에 걸쳐 강화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미국이 2025년까지 달에 우주비행사 2명을 보낸다는 목표로 추진 중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대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누리호 고도화 사업을 통해 발사체 및 위성 운용 능력을 개선해가는 한편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에도 나선다.

이번 누리호 2회차 발사를 끝으로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은 마무리됐다. 2027년까지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이 이어진다. 이 기간 중 누리호를 4번 이상 반복 발사하고 위성을 10개 이상 투입하면서 기술 신뢰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2026년부터는 하나의 발사체에 5개의 위성을 실어보낼 계획이다.

누리호를 이을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도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다. 추력을 키워 달 착륙선이나 대형 위성도 실을 수 있게 하고 재사용 발사체 기술에도 도전한다. 국가 우주개발 수요에 대응하고 민간 우주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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