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고(3高)’가 코로나19 터널에서 빠져나와 회복을 꿈꾸던 한국 경제의 속을 쓰리게 하고 있다. 물가, 금리, 환율이 주범이다. 이른바 ‘푸틴플레이션(푸틴+인플레이션)’은 국제 유가와 곡물가 등 원자재 가격을 높였다. 이는 그대로 수입돼 국내 소비자물가 고공행진으로 이어졌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은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려야했다. 전세계가 같은 고통을 겪는 사이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인기가 높아져 원화 환율은 1300원 목전까지 올랐다. 7월 2일 창간 7주년을 맞는 뷰어스는 [3高 위기를 넘자]라는 주제로 창간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 주- 이마트24는 검은사막과 손잡고 선보인 팝업스토어 '24BLACK'(24블랙) 방문자 수가 운영기간 2주(6월 2일~15일)동안 누적1만4000여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이마트24) 코로나 시대가 이끈 비대면 소비 트렌드는 유통업계에 새로운 키워드를 요구했다. 비대면에 따른 소통의 차단으로 그에 목말라있던 소비자들은 자신들을 만족시킬 대안으로 욕구를 충족시킬 ‘취향 소비’에 집중했고 SNS를 소통의 창구로 활용했다. 숏폼이나 라방 등 라이브커머스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배경 중 하나다. 유통업계 'MZ세대 공략'이라는 타이틀은 이젠 익숙하다. 소비층의 이동과 맞물려 새로운 소비자를 겨냥한 ‘소통 마케팅’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이들은 ‘교감’을 중요시하면서도 유행에 민감하며 개성을 드러내는데 거침없다. 누구보다 ‘나’를 중심에 두고 있기 때문에 뚜렷한 소비를 원한다. 이들은 거추장스럽고 거품을 뺀 ‘실속형 소비’이거나 과시형 소비인 ‘플렉스’에 집중한다. 업계 전반으로 MZ세대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이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이유다. ■ 소비층의 이동, 뉴 세대 마케팅은 ‘교감·소통’ 전방위 고물가 기조 속 유통업계 전반으로 변화의 붐이 일고 있다. 특히 MZ를 비롯해 미래의 소비 주축인 Z세대 확보는 새로운 매출 창구로 이어지는 만큼 이들에 대한 세대 마케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소유 보다는 공유, 보는 것 보다는 경험, 가격 보다는 취향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의 소비 트렌트에 따라 새롭게 대응하지 않으면 유통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초래됐다. 유통업계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 중인 가운데 그 배경에는 MZ세대가 있다. 이들은 디지털 세대이자 자신만의 소비 성향이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가용비(가격 대비 용량), 여기에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까지 꼼꼼하게 체크해 자신에게 맞는 소비를 한다. 또한 ‘명품불패’와는 상반되는 소비 패턴으로, ‘미닝아웃(소비를 통한 개인의 신념 표출)’에 무게를 둔 소비문화를 보인다. 실제로 지난 4월 상공회의소가 MZ세대 380명을 대상으로 MZ세대의 소비트렌드를 잘 반영하는 개념을 조사한 결과 46.6%가 ‘가심비’를 꼽았다. 이어 ‘미닝아웃’(28.7%), 플렉스(7.9%) 순으로 답변했다. 또한 경험하는 것을 중요시 하는 이들은 자신이 직접 겪은 소비 성향과 솔직한 스토리텔링을SNS를 통해 표출시킨다. ‘공유’와 ‘공감’에 의미를 둔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 성향은 SNS를 통한 편승효과(밴드웨건 효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유행에 따라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현상을 뜻하는 말로, 소비를 ‘공유’와 ‘경험의 만족’이라는 소통의 한 창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바이럴 마케팅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기업들마다 MZ세대를 겨냥한 팝업스토어나 한정판 굿즈, 2030 프로모션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점과 맞물린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굿즈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특히 출시 때마다 ‘오픈런’을 기록하는 스타벅스를 비롯해 오비맥주, 배스킨라빈스, 하이트진로 등 업계 전반으로 선보이는 한정판 굿즈 마케팅은 ‘감성 공감’과 ‘체험의 재미’를 공유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적중한 ‘소통 마케팅’ 전략으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은 실제 매출로 이어진다. 오비맥주가 지난달 개최한 11번가와 '테라 한정판 굿즈전'을 주제로 라이브 방송은 누적 시청자 150만명을 기록했으며 굿즈 전 제품은 완판됐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컨셉트에 따른 라이프스타일까지 반영한 굿즈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MZ세대를 비롯한 다양한 연령층의 취향을 고려해 집중적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의 일상에 스타벅스 굿즈가 함께 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고객과 기업의 교감”이라면서 “기업마다 굿즈 마케팅을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교감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즐거움을 소비한다’는 펀슈머(Fun+Consumer) 공략이나 단순히 소비에 그치지 않고 소비 활동을 통해 문화적 만족감을 충족하려는 아트슈머(Art+Consumer) 등 역시 MZ세대 소비자들을 겨냥한 ‘소통 마케팅’의 일환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 NFT(대체불가능토큰)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젊은 소비층과의 ‘교감’과 맞닿아 있다. MZ세대를 넘어 1020으로 보다 젊은층으로 소통을 확대하면서 ‘NFT 컬처’에 열광하는 이들의 팬덤에 대한 교감을 한다. 화장품 업계 최초로 NFT를 발행 LG생활건강은 1020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 빌리프의 캐릭터 빌리와 로이를 만들어 제작하는 등 ‘더 젊은 소비층’으로 대상을 확장시켰다. 백화점 업계 최초로 발행한 신세계백화점의 푸빌라 NFT 역시 1초 만에 완판 되는 등 하반기에도 NFT 팝업, 디지털 전시 등 업계 전반으로 ‘젊은 소통 마케팅’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취향+가치 소비…‘미닝아웃’(Meaning-out) ‘모디슈머(Modisumer)’ 빠른 시장 트렌드 감각을 보유한 MZ세대에 가장 빠르게 대응하는 업계가 바로 편의점이다. MZ세대는 뚜렷한 개성과 취향에 중심을 둔 ‘취향 소비’와 자신이 선호하는 것을 깊게 파는 ‘디깅(Digging) 소비’ 성향이 강하다. 이들은 또 자신의 신념에 맞는 제품을 구매한다. 소비에도 가치를 부여하는 ‘미닝아웃(Meaning-out, 소비를 통한 개인의 신념 표출)’이다. ‘미닝아웃’은 SNS를 통해 자신의 소비 가치와 동일한 사람들의 소비를 보고 같은 제품 혹은 비슷한 제품을 구매하거나 기부상품 소비, 친환경 소비 등의 패턴을 보인다. 기업의 ESG경영에 관심이 높기 때문에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ESG 경영 강화 방침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의 MZ세대 소비자 조사에서 ‘MZ세대가 바라보는 ESG경영과 기업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서 응답자의 64.5%가 “가격이 비싸더라도 ESG 경영 실천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GS리테일의 GS25는 친환경 와인 구매 고객에게 현수막으로 만든 한정판 쇼퍼백을 사은품으로 증정한다. BGF리테일의 CU는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와인을 선보였다. (사진=GS리테일, BGF리테일) 2030을 비롯해 젊은층의 소비가 가장 두드러지는 편의점업계 역시 이러한 소비 트렌드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GS25가 미닝아웃 소비를 겨냥한 친환경 파우치 음료를 출시한 점과 CU가 업계 최초로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와인을 선보인 점도 이러한 소비문화와 맞물린다. GS25 관계자는 “친환경 파우치 출시는 MZ세대 마케팅의 사례”라면서 “이들은 단순히 소비만을 하는 세대가 아닌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 성향이 강하다. 전 세계 관심이 ESG와 더불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단순히 소비만이 아니라 환경을 위한 ‘착한 소비’ 관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 관련 상품 출시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CU 관계자 역시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신념 소비를 지향하는 미닝아웃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함”이라면서 “2030등 MZ세대는 편의점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세대로 매출 구성을 보면 60%에 육박한 수준이다. SNS를 통한 상품 이용 후기 등 공유를 하다 보니 이 세대의 영향력이 높아졌고 소비 시장에서 이끌어가는 주축으로 이들을 타깃으로 한 상품 출시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Z세대를 넘어 Z세대까지 확대한 숏폼 드라마 진행 반응이 매우 좋다”면서 “팝업스토어의 경우도 구상 중으로, 향후에도 MZ세대 마케팅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취향과 체험 소비 성향도 짙은 이들을 위해 제품 개발에 고객의 레시피를 반영하거나 MZ세대의 취향을 가장 잘 아는 2030 직원들의 신제품 개발 참여, 숏폼 등 ‘젊은 소통’을 강화하고 있는 측면도 그 일환이다. 그 중 하나가 ‘모디슈머(Modisumer)’다. Modify(수정하다)와 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로, 제조사가 제시한 조리법이 아닌 자체 레시피를 즐기는 소비자를 일컫는 말이다. 편의점들은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제품을 개발하는 ‘모디슈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SNS에서 유행하는 이색 조리법을 실제 상품화하는 사례가 증가 추세로 하이트진로와 GS25의 ‘갓생폭탄맥주’ 등이 대표적이다. GS25는 MZ세대 2030대 직원들로 구성한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 ‘갓생기획’을 선보였다. (사진=GS리테일) 또한 체험 소비 대응 측면에서 GS25는 MZ세대의 취향을 파악하기 위해 2030대 직원들로만 구성한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 ‘갓생기획’을 선보여 큰 인기를 모은 바 있다. GS25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MZ세대 취향을 파악하기 위해 조직체를 만들어 그들만의 감성, 취향 등을 파악하고자 노력했다”면서 “과거 소비자들은 단순히 지인들에게 리뷰 등 의사표현에 그친 반면 MZ세대는 SNS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접점이 많아진 셈이다. 때문에 이들의 취향을 조금 더 파악하고 공략함으로써 상품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고 말했다. 이마트24도 MZ세대 공략을 위해 1997년생부터 1984년생까지 15명의 MZ세대로 구성된 '딜리셔스 비밀탐험대' 프로젝트를 진행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마트24는 검은사막과 손잡고 선보인 팝업스토어 '24BLACK'(24블랙)의 경우 방문자 수가 운영기간 2주(6월 2일~15일)동안 누적1만4000여명을 기록하는 등 MZ세대 공략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전국 이마트24에서 판매하고 있는 검은사막 협업 상품은 각 상품군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팝업스토어의 경우 MZ세대 마케팅의 일환”이라면서 “게임을 즐기는 세대와 편의점을 찾는 세대가 비슷한 점에 무게를 두고 과거부터 게임과의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게임의 경우 오프라인 접점이 부족해 이를 활용한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으며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마트24의 MZ세대 마케팅은 유니크하고 독특한, 특별하다는 이미지 구축이 가장 큰 이유”라면서 “업계 후발주자다 보니 차별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특별함’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고자 한다. 마케팅 상품 역시 이러한 점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MZ세대 소통 콘텐츠를 활용하면서 이들과의 교감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세븐스테이지(7-STAGE)는 전국 곳곳에 위치한 세븐일레븐의 특색 있는 점포를 배경으로 유명 아티스트의 라이브 콘서트를 진행하는 콘텐츠다. 세븐일레븐 측은 “아름다운 점포를 배경으로 MZ세대와의 소통과 공감을 추구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편의점업계 MZ세대 마케팅 강화 방침에 대해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소비자적인 측면이나 조직의 운영적인 측면에서 보면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을 성장했고 이들의 바이럴은 점포 매출,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도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한다”면서 “그런 기반에는 SNS의 성장도 주 영향을 미친 점으로 꼽힌다. 이들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상품군, 마케팅, 조직 문화를 활성화 하는 이유 역시 소비 주축이 된 이들을 활용해 브랜드 이미지, 경쟁력 강화 요소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GS25 관계자 역시 “MZ는 새로운 소비 세대가 되고 있으며 이들의 소비 스타일을 파악해야 만이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시대”라면서 “이들과의 소통 마케팅은 확대해서 보면 SNS를 통한 다양한 연령층으로의 소비 트렌드가 확산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MZ세대 소비 패턴을 따라가기 위한 소비문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상품 홍보나 소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세대가 바로 MZ세대로, 업계전반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高 위기를 넘자] 소비층 변화의 시그널…‘젊은’ 소통법

새로운 소비 주축 'MZ세대' 겨냥 마케팅에 사활
취향·가치 소비 성향에 따른 新소비 문화 대응
편의점업계, '미닝아웃' '모디슈머' 등 전략 강화

김명신 기자 승인 2022.07.01 13:20 | 최종 수정 2022.07.04 13:40 의견 0

‘쓰리고(3高)’가 코로나19 터널에서 빠져나와 회복을 꿈꾸던 한국 경제의 속을 쓰리게 하고 있다. 물가, 금리, 환율이 주범이다. 이른바 ‘푸틴플레이션(푸틴+인플레이션)’은 국제 유가와 곡물가 등 원자재 가격을 높였다. 이는 그대로 수입돼 국내 소비자물가 고공행진으로 이어졌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은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려야했다. 전세계가 같은 고통을 겪는 사이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인기가 높아져 원화 환율은 1300원 목전까지 올랐다. 7월 2일 창간 7주년을 맞는 뷰어스는 [3高 위기를 넘자]라는 주제로 창간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 주-

이마트24는 검은사막과 손잡고 선보인 팝업스토어 '24BLACK'(24블랙) 방문자 수가 운영기간 2주(6월 2일~15일)동안 누적1만4000여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이마트24)


코로나 시대가 이끈 비대면 소비 트렌드는 유통업계에 새로운 키워드를 요구했다. 비대면에 따른 소통의 차단으로 그에 목말라있던 소비자들은 자신들을 만족시킬 대안으로 욕구를 충족시킬 ‘취향 소비’에 집중했고 SNS를 소통의 창구로 활용했다. 숏폼이나 라방 등 라이브커머스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배경 중 하나다.

유통업계 'MZ세대 공략'이라는 타이틀은 이젠 익숙하다. 소비층의 이동과 맞물려 새로운 소비자를 겨냥한 ‘소통 마케팅’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이들은 ‘교감’을 중요시하면서도 유행에 민감하며 개성을 드러내는데 거침없다. 누구보다 ‘나’를 중심에 두고 있기 때문에 뚜렷한 소비를 원한다. 이들은 거추장스럽고 거품을 뺀 ‘실속형 소비’이거나 과시형 소비인 ‘플렉스’에 집중한다. 업계 전반으로 MZ세대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이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이유다.

■ 소비층의 이동, 뉴 세대 마케팅은 ‘교감·소통’

전방위 고물가 기조 속 유통업계 전반으로 변화의 붐이 일고 있다. 특히 MZ를 비롯해 미래의 소비 주축인 Z세대 확보는 새로운 매출 창구로 이어지는 만큼 이들에 대한 세대 마케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소유 보다는 공유, 보는 것 보다는 경험, 가격 보다는 취향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의 소비 트렌트에 따라 새롭게 대응하지 않으면 유통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초래됐다.

유통업계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 중인 가운데 그 배경에는 MZ세대가 있다. 이들은 디지털 세대이자 자신만의 소비 성향이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가용비(가격 대비 용량), 여기에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까지 꼼꼼하게 체크해 자신에게 맞는 소비를 한다. 또한 ‘명품불패’와는 상반되는 소비 패턴으로, ‘미닝아웃(소비를 통한 개인의 신념 표출)’에 무게를 둔 소비문화를 보인다.

실제로 지난 4월 상공회의소가 MZ세대 380명을 대상으로 MZ세대의 소비트렌드를 잘 반영하는 개념을 조사한 결과 46.6%가 ‘가심비’를 꼽았다. 이어 ‘미닝아웃’(28.7%), 플렉스(7.9%) 순으로 답변했다.

또한 경험하는 것을 중요시 하는 이들은 자신이 직접 겪은 소비 성향과 솔직한 스토리텔링을SNS를 통해 표출시킨다. ‘공유’와 ‘공감’에 의미를 둔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 성향은 SNS를 통한 편승효과(밴드웨건 효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유행에 따라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현상을 뜻하는 말로, 소비를 ‘공유’와 ‘경험의 만족’이라는 소통의 한 창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바이럴 마케팅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기업들마다 MZ세대를 겨냥한 팝업스토어나 한정판 굿즈, 2030 프로모션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점과 맞물린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굿즈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특히 출시 때마다 ‘오픈런’을 기록하는 스타벅스를 비롯해 오비맥주, 배스킨라빈스, 하이트진로 등 업계 전반으로 선보이는 한정판 굿즈 마케팅은 ‘감성 공감’과 ‘체험의 재미’를 공유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적중한 ‘소통 마케팅’ 전략으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은 실제 매출로 이어진다. 오비맥주가 지난달 개최한 11번가와 '테라 한정판 굿즈전'을 주제로 라이브 방송은 누적 시청자 150만명을 기록했으며 굿즈 전 제품은 완판됐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컨셉트에 따른 라이프스타일까지 반영한 굿즈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MZ세대를 비롯한 다양한 연령층의 취향을 고려해 집중적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의 일상에 스타벅스 굿즈가 함께 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고객과 기업의 교감”이라면서 “기업마다 굿즈 마케팅을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교감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즐거움을 소비한다’는 펀슈머(Fun+Consumer) 공략이나 단순히 소비에 그치지 않고 소비 활동을 통해 문화적 만족감을 충족하려는 아트슈머(Art+Consumer) 등 역시 MZ세대 소비자들을 겨냥한 ‘소통 마케팅’의 일환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 NFT(대체불가능토큰)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젊은 소비층과의 ‘교감’과 맞닿아 있다. MZ세대를 넘어 1020으로 보다 젊은층으로 소통을 확대하면서 ‘NFT 컬처’에 열광하는 이들의 팬덤에 대한 교감을 한다.

화장품 업계 최초로 NFT를 발행 LG생활건강은 1020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 빌리프의 캐릭터 빌리와 로이를 만들어 제작하는 등 ‘더 젊은 소비층’으로 대상을 확장시켰다. 백화점 업계 최초로 발행한 신세계백화점의 푸빌라 NFT 역시 1초 만에 완판 되는 등 하반기에도 NFT 팝업, 디지털 전시 등 업계 전반으로 ‘젊은 소통 마케팅’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취향+가치 소비…‘미닝아웃’(Meaning-out) ‘모디슈머(Modisumer)’

빠른 시장 트렌드 감각을 보유한 MZ세대에 가장 빠르게 대응하는 업계가 바로 편의점이다.

MZ세대는 뚜렷한 개성과 취향에 중심을 둔 ‘취향 소비’와 자신이 선호하는 것을 깊게 파는 ‘디깅(Digging) 소비’ 성향이 강하다. 이들은 또 자신의 신념에 맞는 제품을 구매한다. 소비에도 가치를 부여하는 ‘미닝아웃(Meaning-out, 소비를 통한 개인의 신념 표출)’이다.

‘미닝아웃’은 SNS를 통해 자신의 소비 가치와 동일한 사람들의 소비를 보고 같은 제품 혹은 비슷한 제품을 구매하거나 기부상품 소비, 친환경 소비 등의 패턴을 보인다. 기업의 ESG경영에 관심이 높기 때문에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ESG 경영 강화 방침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의 MZ세대 소비자 조사에서 ‘MZ세대가 바라보는 ESG경영과 기업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서 응답자의 64.5%가 “가격이 비싸더라도 ESG 경영 실천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GS리테일의 GS25는 친환경 와인 구매 고객에게 현수막으로 만든 한정판 쇼퍼백을 사은품으로 증정한다. BGF리테일의 CU는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와인을 선보였다. (사진=GS리테일, BGF리테일)


2030을 비롯해 젊은층의 소비가 가장 두드러지는 편의점업계 역시 이러한 소비 트렌드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GS25가 미닝아웃 소비를 겨냥한 친환경 파우치 음료를 출시한 점과 CU가 업계 최초로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와인을 선보인 점도 이러한 소비문화와 맞물린다.

GS25 관계자는 “친환경 파우치 출시는 MZ세대 마케팅의 사례”라면서 “이들은 단순히 소비만을 하는 세대가 아닌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 성향이 강하다. 전 세계 관심이 ESG와 더불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단순히 소비만이 아니라 환경을 위한 ‘착한 소비’ 관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 관련 상품 출시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CU 관계자 역시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신념 소비를 지향하는 미닝아웃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함”이라면서 “2030등 MZ세대는 편의점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세대로 매출 구성을 보면 60%에 육박한 수준이다. SNS를 통한 상품 이용 후기 등 공유를 하다 보니 이 세대의 영향력이 높아졌고 소비 시장에서 이끌어가는 주축으로 이들을 타깃으로 한 상품 출시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Z세대를 넘어 Z세대까지 확대한 숏폼 드라마 진행 반응이 매우 좋다”면서 “팝업스토어의 경우도 구상 중으로, 향후에도 MZ세대 마케팅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취향과 체험 소비 성향도 짙은 이들을 위해 제품 개발에 고객의 레시피를 반영하거나 MZ세대의 취향을 가장 잘 아는 2030 직원들의 신제품 개발 참여, 숏폼 등 ‘젊은 소통’을 강화하고 있는 측면도 그 일환이다.

그 중 하나가 ‘모디슈머(Modisumer)’다. Modify(수정하다)와 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로, 제조사가 제시한 조리법이 아닌 자체 레시피를 즐기는 소비자를 일컫는 말이다. 편의점들은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제품을 개발하는 ‘모디슈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SNS에서 유행하는 이색 조리법을 실제 상품화하는 사례가 증가 추세로 하이트진로와 GS25의 ‘갓생폭탄맥주’ 등이 대표적이다.

GS25는 MZ세대 2030대 직원들로 구성한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 ‘갓생기획’을 선보였다. (사진=GS리테일)


또한 체험 소비 대응 측면에서 GS25는 MZ세대의 취향을 파악하기 위해 2030대 직원들로만 구성한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 ‘갓생기획’을 선보여 큰 인기를 모은 바 있다.

GS25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MZ세대 취향을 파악하기 위해 조직체를 만들어 그들만의 감성, 취향 등을 파악하고자 노력했다”면서 “과거 소비자들은 단순히 지인들에게 리뷰 등 의사표현에 그친 반면 MZ세대는 SNS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접점이 많아진 셈이다. 때문에 이들의 취향을 조금 더 파악하고 공략함으로써 상품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고 말했다.

이마트24도 MZ세대 공략을 위해 1997년생부터 1984년생까지 15명의 MZ세대로 구성된 '딜리셔스 비밀탐험대' 프로젝트를 진행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마트24는 검은사막과 손잡고 선보인 팝업스토어 '24BLACK'(24블랙)의 경우 방문자 수가 운영기간 2주(6월 2일~15일)동안 누적1만4000여명을 기록하는 등 MZ세대 공략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전국 이마트24에서 판매하고 있는 검은사막 협업 상품은 각 상품군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팝업스토어의 경우 MZ세대 마케팅의 일환”이라면서 “게임을 즐기는 세대와 편의점을 찾는 세대가 비슷한 점에 무게를 두고 과거부터 게임과의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게임의 경우 오프라인 접점이 부족해 이를 활용한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으며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마트24의 MZ세대 마케팅은 유니크하고 독특한, 특별하다는 이미지 구축이 가장 큰 이유”라면서 “업계 후발주자다 보니 차별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특별함’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고자 한다. 마케팅 상품 역시 이러한 점에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MZ세대 소통 콘텐츠를 활용하면서 이들과의 교감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세븐스테이지(7-STAGE)는 전국 곳곳에 위치한 세븐일레븐의 특색 있는 점포를 배경으로 유명 아티스트의 라이브 콘서트를 진행하는 콘텐츠다. 세븐일레븐 측은 “아름다운 점포를 배경으로 MZ세대와의 소통과 공감을 추구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편의점업계 MZ세대 마케팅 강화 방침에 대해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소비자적인 측면이나 조직의 운영적인 측면에서 보면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을 성장했고 이들의 바이럴은 점포 매출,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도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한다”면서 “그런 기반에는 SNS의 성장도 주 영향을 미친 점으로 꼽힌다. 이들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상품군, 마케팅, 조직 문화를 활성화 하는 이유 역시 소비 주축이 된 이들을 활용해 브랜드 이미지, 경쟁력 강화 요소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GS25 관계자 역시 “MZ는 새로운 소비 세대가 되고 있으며 이들의 소비 스타일을 파악해야 만이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시대”라면서 “이들과의 소통 마케팅은 확대해서 보면 SNS를 통한 다양한 연령층으로의 소비 트렌드가 확산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MZ세대 소비 패턴을 따라가기 위한 소비문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상품 홍보나 소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세대가 바로 MZ세대로, 업계전반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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