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5일 토레스를 공식 출시하며 미디어 쇼케이스와 시승회를 가졌다. (사진=손기호)
#고급스러워 #잘달려 #가성비갑
쌍용자동차의 신차 토레스에 대한 해시태그를 달면 이렇게 달 것 같다. 경영정상화를 이룰 야심작이라더니 제대로 일냈다. 쌍용차가 얼마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진심인지 알 수 있는 차였다.
■ 레트로 감성 담은 강인한 외관…로고·후면등서 풍기는 해외판매 의지
쌍용차는 지난 5일 인천 중구 네스트호텔에서 신차 준중형 SUV ‘토레스’의 미디어 쇼케이스와 함께 시승회를 열었다. A조에 편성된 기자는 제일 먼저 토레스를 타볼 수 있었다.
일단 외관은 ‘SUV의 명가’ ‘쌍용차의 자존심’을 외친 이유가 있었다. 쌍용차의 옛 하얀색 코란도가 생각이 났다. 쌍용차 관계자는 “고유의 헤리티지를 담아 강인하고 모던한 정통 SUV 스타일을 재해석해 레트로 감성으로 디자인 했다”고 설명했다.
토레스의 디자인 철학 키워드는 ‘강인함’이다. 말 그대로 튼튼하고 역동적일 것 같은 느낌이 외관에서부터 풍긴다. 전면부는 힘 있는 라인과 볼륨감이 있다. 측면부는 각진 형태의 휠아치 가니시가 역동적인 인상을 준다. 창문도 내려보면 약간 각진 모습이다. 부드러운 유선형보다 각진 형태를 디자인에 적용하면서 강인함을 더했다.
제동등과 로고에서부터 쌍용차의 경영정상화 포부가 느껴졌다. 쌍용차 측은 “태극기의 건·곤·감·리 중 ‘리’의 문양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자동차 회사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쌍용차가 토레스에 회사의 사활을 걸었다는 것도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판매까지 염두에 둔 것이다. 로고도 그렇다. 기존의 ‘SS’가 겹친 형태의 쌍용차 로고가 아닌 ‘SSangyong’이라는 영문 이름을 후면부에 새겨 넣었다. 이도 해외에서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디자인 전략이다.
쌍용자동차 토레스 실내 (사진=손기호)
쌍용자동차 토레스 운전석 (사진=손기호)
■ “실내도 엄청 신경 썼네”…고급스럽고 실용성 가득
함께 동승한 기자는 쌍용차가 ‘실내도 엄청 신경 쓴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 말이 맞았다. 문쪽 수납함도 아기자기하게 다양하고, 무선충전장치를 비롯해 휴대폰 놓는 자리도 나란히 두 개다. 특히 세 곳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운전석 계기판과 중앙, 센터패시아, 운전대다. 운전석 계기판은 넓게 3분할로 나눠져 디지털 형식으로 표시돼 운전하면서도 직관적으로 쉽게 볼 수 있다.
운전석과 보조석 사이에 있는 센터패시아는 크게 두 부분인데, 약 12인치의 대화면 내비게이션 및 미디어 디스플레이와 8인치의 디지털 공조장치 디스플레이다.
물리적인 버튼을 없애고 대신 디지털 화면으로 대체했다. 2륜 구동에서 4륜 구동으로 바꾸는 버튼부터 트렁크 버튼까지 이 8인치 디스플레이 안에 있다.
내부 색상은 고급스러운 브라운이었다. 차를 타자마자 ‘왜 이렇게 고급져’라는 기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외관과 인테리어 컬러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외관 컬러는 그린, 그레이, 레드, 블루, 블랙, 화이트 등 7가지가 있다. 루프를 다르게 해서 투톤 컬러도 가능하다. 내부 색상은 블랙, 그레이, 브라운, 카키 등 4가지다.
쌍용자동차 토레스 오프로드용 커스터마이징 차량 (사진=손기호)
쌍용자동차 토레스 캠핑용 커스터마이징 차량 (사진=손기호)
■ 오프로드·차박 맞춤 커스터마이징
토레스 출시 현장에는 다양한 형태로 변신한 토레스를 전시해놨다. 쌍용차 관계자는 “토레스는 오프로드와 차박 등 여행에 맞게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이드 후면부엔 특이한 공간박스가 매달렸다. 오프로드나 차박 중에 이용할 수 있는 외부 박스다. 또 다른 차량은 영화에서나 볼 법한 차량 지붕 위 라이트가 장착됐다.
공간성도 우수해 보였다. 준중형 SUV지만 중형 SUV와도 경쟁할 차라고 소개했는데, 공간도 그랬다. 외관도 중형급 SUV이는 만큼 트렁크 적재 공간도 넓다. 트렁크 공간은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 4개를 수납하고도 여행용 캐리어를 추가할 수 있다. 트림에 따라 트렁크 공간은 703리터이며, 2열을 접으면 1662리터까지 적재할 수 있다. 캠핑과 차박 등 레저 활동에도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자동차 토레스 시승 차량 도로 주행 앞모습 (사진=손기호)
쌍용자동차 토레스 시승 차량 도로 주행 뒷모습 (사진=손기호)
■ 잘 내달리고 오르막도 거뜬…시속 100km 넘으면 외부 소음 아쉬워
토레스는 잘 달리고 오르막도 거뜬했다. 토레스를 타고 영종도 일대를 돌아오는 코스에서 회차 구간에 상당한 오르막이 있었다. 앞차가 있어서 오르막 중턱에 멈춰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혹시나 뒤로 밀리거나 하진 않을까 긴장했지만 밀리지도 않고 즉각적으로 잘 올랐다.
토레스는 동급 최대 토크인 28.6kg·m과 최고출력 170마력의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이 장착됐다. 쌍용차 관계자는 “고객 요구를 반영해서 업그레이드 튜닝을 통해 기존 엔진 대비 출발 시 가속 성능을 10% 향상시키고 실 운행구간인 60~120km의 가속성능도 5%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도심 속 주요 주행 구간에서 잘 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힘을 높였음에도 복합연비는 11.2km/ℓ다. 실제 이날 도심 구간 포함 시승 후 연비는 10km/ℓ 이상이 나왔다.
토레스는 신호 대기 시 등 정차 상황에서 엔진을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스탑 앤 고’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연비도 향상시킬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 고속 구간에서 시속 100km 이상을 달릴 때 외부 바람 스치는 소음이 차량 내부로 크게 들렸다. 강인한 외관 때문인지, 고속으로 달릴 때 소음은 아쉬움이다. 처음 출발 당시에는 엔진 소음도 적게 들려서 소음 관리를 잘한 줄 알았다. 이 때문에 실망감이 더 컸을 수도 있다.
쌍용차 측은 “토레스는 엔진룸에서 탑승 공간까지 흡음재 등을 최대한 적용해 노면과 바람, 우천 시 소음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친환경성도 인정 받아 공영 주차장 등 혜택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서울시 등에서 혼잡통행료와 공영, 공항 주차장 이용료를 50~60% 감면받을 수 있다.
쌍용차 토레스 커스터마이징 차량 전시 모습 (사진=쌍용자동차)
■ 2.5단계의 자율주행 기능에 8개의 에어백
‘토레스’는 2.5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됐다. 정부의 정책과 법안만 마련이 되면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도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주행 시 차선을 넘어가려 하면 경고음과 함께 운전대를 차선 안쪽으로 잡아줬다. 적어도 졸음 운전을 막아줄 수 있을 것 같다.
쌍용차는 토레스에 능동형 주행안전 보조기술인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과 첨단 주행안전 보조 시스템 딥컨트롤(Deep Control) 등을 적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후측방 경고(BSW)와 사고를 방지하는 후측방 충돌보조(BSA) 기능까지 적용됐다. 특히 다중충돌방지 시스템(MCB)은 1차 사고로 운전자가 차량제어가 불가능할 경우에 자동으로 10초간 브레이크를 작동해 추가 상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
에어백은 운전석 무릎 에어백을 포함해 동급 최다인 8개의 에어백을 달아놨다. 오프로드 특성에 대비해 다양한 안전성을 높인 셈이다. 안쪽 천장도 푹신한 소재가 반영됐다.
차체는 동급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78%에 고장력 강판(340Mpa 이상)을 사용했다. 운전석 차문 수납함에 망치 같은 게 하나 있다. 긴급히 차량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하는 긴급 구난장치와 비상 경광등 기능을 하나로 합친 ‘이머전시 이스케이프 키트’다. 이를 기본 제공한다.
■ 착한 가격, 가성비에 “가격이 미쳤어”
가성비에 놀라 기자들 사이에서 “가격이 미쳤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준중형 SUV이지면 중형 SUV급의 외관과 성능, 고급스러움에 비해 가격은 2000만원 후반대에서 3000만원 초반대다. 동급 대비 약 600만원 저렴하다고 쌍용차 측은 설명했다.
트림도 단순화해서 두 가지만 내세웠다. 옵션을 제외한 기본 가격은 T5 모델은 개별소비세 인하 기준으로 2740만원이며, T7은 3020만원이다.
기자가 탑승한 차량은 토레스 T7모델로 기본 3020만원이며, 추가 옵션으로 4륜구동(200만원), 무릎에어백(20만원), 딥컨트롤패키지(100만원), 사이드스텝(45만원), 사이드스토리지박스(30 만원), 하이디럭스 패키지(170만원) 등이 추가돼 총 3585만원이다.
쌍용차가 경영정상화 첫 발이라며 내놓은 야심작이라더니 ‘토레스’는 그 말의 가치를 인정할 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