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빠져나가는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사람들의 절박함은 크다. 그렇다면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하는 고객 중 실제 인하 혜택을 누린 고객은 얼마나 될까.
윤창현 국민의 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금융권(시중은행,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의 수용률은 지난 2019년 32.8%에서 2020년 28.2%, 2021년 26.6%로 3년 연속 하락세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2021년 수용률은 39.6%로 지난 2019년 86.4%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실무 담당자들에게 이유에 대해 물어봤다.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한가지 요건이 충족됐더라도 기존 조건 대비 다른 조건에도 변동이 동시에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직 후 자동차 대출금은 상환했는데 저축은행권 등에서 새로운 대출이 발생한 경우 신용등급 추가 변동으로 금리 인하 조정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A은행 관계자
그런가하면 수용률 하락을 신청건수 증가와 맞물려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시중은행 금리인하요구권 관련 업무 실무자는 “금융당국의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활성화 요청으로 신청 건수 자체가 증가함에 따라 실제 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허수 신청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 따라 많은 차주들이 고정금리 혹은 정책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많이 늘어난 것도 원인 중 하나”라며 “은행별 차주현황, 담보와 신용대출의 비중 등에 따라 수용률은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수용률이 낮다고 해서 금리 인하를 안해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거절시 명확한 기준을 알 수 없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됐다. 각 금융사들이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신청자격에 대해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 수용 여부는 은행의 내규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동일한 조건에서도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이 수용되지 않은 고객에게 발송되는 안내 문구 화면 갈무리
또한 대부분의 신청자들이 수용불가 원인에 대해 정확한 안내를 받지 못한다는 점 역시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실제 대부분의 은행들은 “당행 내부 신용평가 결과가 금리인하로 이어질 만큼 개선되지 않아 금리인하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식의 안내 문구만을 발송하고 있었다.
한 은행 담당자는 “내부에서 평가하는 테이블이 있지만 고객들에게 일일이 그 기준에 대해 안내드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일괄적으로 안내 메시지를 전송한다”고 전해왔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오는 8월부터 정기적으로 금융사별 금리인하요구권 관련 신청 및 수용건수, 이자감면액 등 운영실적에 대한 공시를 의무화함으로써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