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회동 모습. (사진=외교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한국산 전기자동차의 세제 지원 대상에서 제외할 가능성에 정부가 나섰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직접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에게 이와 관련해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외교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지난 19일 블링컨 장관과 통화를 갖고 여러 현안들에 대해 논의했다. 그 가운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한 우리 측의 우려 사항도 전달했다. 이번 통화에서 박 장관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해 국내 업계가 우려하는 내용을 거론하고 유연한 이행을 바란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외교부는 박 장관과 블링컨 국무장관과의 핵심 대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 문제에 대해 거론한 내용은 공식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날 박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에 대해 우리 기업들이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미국 측의 여러 채널을 통해 우려를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박 장관은 미국의 한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에 대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내국민 대우 원칙이 있고, 세계무역기구(WTO)에도 최혜국 대우 원칙이 있다”며 “이러한 원칙에 위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6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했다. 이 법안에는 전기차에 한해 신차의 경우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 공제를 해주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 세액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북미에서 차량을 조립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내년 1월부터는 일정 비율 이상 미국 등 북미지역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사용해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 이에 따르면 미국에 판매 중인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전기차들은 모두 한국에서 생산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기아 등 우리 기업들은 미국 내 전기차를 판매할 때 가격 경쟁력을 잃어 미국 현지 판매가 줄어들 수 있다.

현대차·기아, 美 전기차 보조금 받나…외교부 “한국 전기차 보조금 제외 문제 있어”

박진 외교부 장관, 미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통화

손기호 기자 승인 2022.08.22 14:50 의견 0
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회동 모습. (사진=외교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한국산 전기자동차의 세제 지원 대상에서 제외할 가능성에 정부가 나섰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직접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에게 이와 관련해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외교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지난 19일 블링컨 장관과 통화를 갖고 여러 현안들에 대해 논의했다. 그 가운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한 우리 측의 우려 사항도 전달했다.

이번 통화에서 박 장관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해 국내 업계가 우려하는 내용을 거론하고 유연한 이행을 바란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외교부는 박 장관과 블링컨 국무장관과의 핵심 대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 문제에 대해 거론한 내용은 공식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날 박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에 대해 우리 기업들이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미국 측의 여러 채널을 통해 우려를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박 장관은 미국의 한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에 대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내국민 대우 원칙이 있고, 세계무역기구(WTO)에도 최혜국 대우 원칙이 있다”며 “이러한 원칙에 위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6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했다. 이 법안에는 전기차에 한해 신차의 경우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 공제를 해주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 세액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북미에서 차량을 조립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내년 1월부터는 일정 비율 이상 미국 등 북미지역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사용해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

이에 따르면 미국에 판매 중인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전기차들은 모두 한국에서 생산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기아 등 우리 기업들은 미국 내 전기차를 판매할 때 가격 경쟁력을 잃어 미국 현지 판매가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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