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농산물과 가공식품 등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1400원선을 넘보는 환율 급등세도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당분간 물가가 안정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뷰어스는 고물가 현상의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올해 초부터 지속되고 있는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인해 ‘서민 먹거리’인 라면, 과자 등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매출이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5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8월의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7%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올해 초부터 3%대를 기록하다가 지난 3~4월에는 4%대, 5월에는 5%대를 기록한 뒤 6~7월에는 6%까지 급증했다. 문제는 올해 물가흐름 패턴이 예년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설, 추석 등 대목을 앞두고 물가가 상승했다가 명절이 지나고 내려가는 상황이 반복됐지만 올해는 꾸준히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이는 기상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에 대체재로 활용할 수 있는 수입산 마저 가격이 치솟은 탓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과 유지류 가격이 오르고 미국산 소고기 등 국내 소비량이 많은 주요 상품 대부분의 가격이 예년에 비해 크게 오른 상황이다. 여기에 국제 유가마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생활물가 전반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조사한 배추, 무 등 채소 도매가격을 살펴보면, 지난 19일 기준 배추 한포기 소매가격은 9429원으로 한달 전보다 29.4% 올랐다. 무는 한 개에 3807원, 양파 1kg에 2592원으로 1개월전대비 각각 17.0%, 4.2% 상승했다. 이에 포장김치 가격도 상승했다. 국내 1위 포장김치업체 대상은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올리기로 했고, CJ제일제당도 비비고 포장김치 가격을 11.3% 인상했다. 또한 대표 서민 먹거리인 라면과 과자류도 가격이 인상됐다. 농심은 라면 가격을 평균 11.3%, 오뚜기는 평균 11.0%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포카칩 등 16개 제품 평균 가격을 15.8% 올리고 농심 새우깡·꿀꽈배기 등 23개 제품 출고가를 5.7% 올렸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물가 정점을 10월로 내다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민생물가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물가 상황이 추가로 악화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늦어도 10월 이후 점차 물가여건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물가상승 압력은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조만간 전기·가스요금 인상도 예고된 데다 1400원선을 넘보는 환율 급등세도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물가 안정을 위해 경제의 총 공급능력을 확충하고 임금과 환율의 안정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인플레이션 요인별 영향력 분석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주된 인플레이션 파급경로였던 ‘국제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생산자물가 상승→소비자물가 상승’의 흐름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 4월 생산자·소비자물가 간 이격률은 4.9%포인트(p)에 달했으나, 지난 7월 2.9%p로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격률이 줄어든 것은 그간의 수입물가 및 생산자물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고 향후 소비자물가의 추가 상승 압력이 그만큼 완화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다만 코로나 대응과정에서의 과잉유동성과 높은 임금인상, 인플레 기대심리, 글로벌 공급망 교란 요인 등이 여전해 당분간 5~6%대의 고물가는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경연이 지난 2005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분기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물가는 초과수요가 1% 증가하면 0.1% 상승하고 단위 노동비용이 1% 증가하면 0.04%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원화기준 수입물가가 1% 상승하면 0.02% 상승한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초과수요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인 만큼 규제 완화나 세금 부담 경감 등 경제 활력을 높이는 조치를 통해 경제의 총 공급능력을 확충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 대책”이라며 “다만 공급능력 확충은 중장기적 과제로 볼 수 있다. 이에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진정을 통해 임금을 안정시키고, 무역수지 흑자 노력 등 환율 안정으로 수입 물가를 안정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경제는 주요 국제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함에 따라 인플레이션 위협에 상시적으로 노출된 국가”라며 “경제 펀더멘털과 성장잠재력을 강화하는 것이 물가압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므로 규제개혁, 감세, 노동유연성 제고 등 기업 활력제고에 진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생활물가 고공 행진] ①멈출 줄 모르는 물가 상승…소비 심리 ‘꽁꽁’

올해 소비자물가지수 매달 상승…3~4월 4%대→6~7월 6%대로 급증
신선식품‧라면‧과자 등 서민 식품도 잇따라 가격 인상
한경연 “공급능력·임금·환율 안정화 필요”

탁지훈 기자 승인 2022.09.25 07:00 의견 0
소비자들이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농산물과 가공식품 등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1400원선을 넘보는 환율 급등세도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당분간 물가가 안정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뷰어스는 고물가 현상의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올해 초부터 지속되고 있는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인해 ‘서민 먹거리’인 라면, 과자 등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매출이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5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8월의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7%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올해 초부터 3%대를 기록하다가 지난 3~4월에는 4%대, 5월에는 5%대를 기록한 뒤 6~7월에는 6%까지 급증했다.

문제는 올해 물가흐름 패턴이 예년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설, 추석 등 대목을 앞두고 물가가 상승했다가 명절이 지나고 내려가는 상황이 반복됐지만 올해는 꾸준히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이는 기상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에 대체재로 활용할 수 있는 수입산 마저 가격이 치솟은 탓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과 유지류 가격이 오르고 미국산 소고기 등 국내 소비량이 많은 주요 상품 대부분의 가격이 예년에 비해 크게 오른 상황이다. 여기에 국제 유가마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생활물가 전반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조사한 배추, 무 등 채소 도매가격을 살펴보면, 지난 19일 기준 배추 한포기 소매가격은 9429원으로 한달 전보다 29.4% 올랐다. 무는 한 개에 3807원, 양파 1kg에 2592원으로 1개월전대비 각각 17.0%, 4.2% 상승했다.

이에 포장김치 가격도 상승했다. 국내 1위 포장김치업체 대상은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올리기로 했고, CJ제일제당도 비비고 포장김치 가격을 11.3% 인상했다.

또한 대표 서민 먹거리인 라면과 과자류도 가격이 인상됐다. 농심은 라면 가격을 평균 11.3%, 오뚜기는 평균 11.0%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포카칩 등 16개 제품 평균 가격을 15.8% 올리고 농심 새우깡·꿀꽈배기 등 23개 제품 출고가를 5.7% 올렸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물가 정점을 10월로 내다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민생물가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물가 상황이 추가로 악화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늦어도 10월 이후 점차 물가여건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물가상승 압력은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조만간 전기·가스요금 인상도 예고된 데다 1400원선을 넘보는 환율 급등세도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물가 안정을 위해 경제의 총 공급능력을 확충하고 임금과 환율의 안정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인플레이션 요인별 영향력 분석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주된 인플레이션 파급경로였던 ‘국제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생산자물가 상승→소비자물가 상승’의 흐름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 4월 생산자·소비자물가 간 이격률은 4.9%포인트(p)에 달했으나, 지난 7월 2.9%p로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격률이 줄어든 것은 그간의 수입물가 및 생산자물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고 향후 소비자물가의 추가 상승 압력이 그만큼 완화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다만 코로나 대응과정에서의 과잉유동성과 높은 임금인상, 인플레 기대심리, 글로벌 공급망 교란 요인 등이 여전해 당분간 5~6%대의 고물가는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경연이 지난 2005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분기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물가는 초과수요가 1% 증가하면 0.1% 상승하고 단위 노동비용이 1% 증가하면 0.04%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원화기준 수입물가가 1% 상승하면 0.02% 상승한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초과수요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인 만큼 규제 완화나 세금 부담 경감 등 경제 활력을 높이는 조치를 통해 경제의 총 공급능력을 확충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 대책”이라며 “다만 공급능력 확충은 중장기적 과제로 볼 수 있다. 이에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진정을 통해 임금을 안정시키고, 무역수지 흑자 노력 등 환율 안정으로 수입 물가를 안정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경제는 주요 국제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함에 따라 인플레이션 위협에 상시적으로 노출된 국가”라며 “경제 펀더멘털과 성장잠재력을 강화하는 것이 물가압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므로 규제개혁, 감세, 노동유연성 제고 등 기업 활력제고에 진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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