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오는 10월 한국에서 ARM 관련 논의로 만난다. (사진=삼성전자, 손정의 회장 페이스북 갈무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반도체 설계기업 ARM 관련 논의를 위해 다음달 한국에서 만난다. 최근 ARM은 기업공개(IPO) 전문가를 영입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두 사람이 ARM을 인수·매각하거나 지분투자 등의 협력하는 방안 등 다양하게 논의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 이 부회장-손 회장, 다시 만나 ARM 논의 29일 삼성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손 회장과 내달 한국에서 ARM 관련 논의에 나선다. 지난 2019년에도 두 사람은 ARM 인수로 만난 바 있다. 지난 2019년 7월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이 만나 ARM 인수·매각 관련 논의에 나섰다. 손 회장은 “앞으로 집중할 분야는 AI(인공지능)”라고 강조하며 ARM을 소개했다. 당시 손 회장은 이 부회장뿐 아니라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도 만나 ARM 인수 관련 타진에 나섰다. ARM은 컴퓨터·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중앙처리장치(CPU·AP) 등 시스템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이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애플, 퀄컴 등 전 세계 1000여개 기업에 반도체 설계를 제공하고 IP(지적재산) 판매를 하며 수익을 얻고 있다. 손 회장은 AI 시대에 AP와 같은 소형 CPU가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 등에 쓰일 것으로 내다보고 ARM을 지난 2016년 320억달러(약 38조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ARM의 매출은 2017~2019년 약 18억달러(2조원대) 수준이었고, 코로나19 등을 겪으며 손 회장은 매각을 결심했다. 반도체나 AI 관련 기업에서 시너지를 내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손 회장은 그래픽카드의 핵심 GPU 전문기업 엔비디아에 ARM 매각에 나섰지만 경쟁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손 회장은 마지막으로 이 부회장을 만나 ARM 관련 논의에 나서는 셈이다.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 (사진=ARM) ■ ARM, 상장 전문가 영입…하스 CEO “중립에 서고 싶어” 최근 ARM은 상장(IPO) 전문가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하면서 그 배경이 주목됐다. 매각보다 상장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8일 업계에 따르면 ARM은 IPO 전문가로 불리는 제이슨 차일드 CFO를 선입했다. 그는 쿠팡 이사회 이사과 감사위원회 위원 출신이기도 하다. 아마존에선 10년 이상 재무 이사를 지냈다. 또 미국 소셜커머스기업 그루폰에서도 CFO로서 상장 추진의 핵심 인물이다. 이에 ARM이 매각보다 미국 또는 영국 증시 상장에 가닥을 잡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도 ARM의 중립성을 강조한 점도 반도체 회사에 매각이 아닌 상장에 무게를 뒀다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하스 CEO는 IT전문매체 더버지와 인터뷰에서 “특정 기업에 집중하지 않고 삼성전자, 인텔, TSMC 등 모든 고객사와 협력하며 차별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의 만남이 공식화되면서 ARM 인수에 관심이 쏠렸다. 엔비디아가 단독 인수에 나섰다가 규제당국에 의해 무산됐기에 삼성전자는 국내외 동종업계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ARM이 최근 IPO 의지를 드러내면서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하는 대신 지분을 취득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형성하는 방안도 새롭게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ARM을 인수하거나 협력 관계를 형성하면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도 기술 협력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용-손정의, 내달 ARM 담판…인수·매각이냐 지분투자냐 촉각

이 부회장-손 회장, 2019년 이후 다시 만나 논의
ARM, 상장 준비 모양새…하스 CEO “중립 원해”

손기호 기자 승인 2022.09.29 14:18 의견 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오는 10월 한국에서 ARM 관련 논의로 만난다. (사진=삼성전자, 손정의 회장 페이스북 갈무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반도체 설계기업 ARM 관련 논의를 위해 다음달 한국에서 만난다. 최근 ARM은 기업공개(IPO) 전문가를 영입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두 사람이 ARM을 인수·매각하거나 지분투자 등의 협력하는 방안 등 다양하게 논의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 이 부회장-손 회장, 다시 만나 ARM 논의

29일 삼성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손 회장과 내달 한국에서 ARM 관련 논의에 나선다. 지난 2019년에도 두 사람은 ARM 인수로 만난 바 있다.

지난 2019년 7월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이 만나 ARM 인수·매각 관련 논의에 나섰다. 손 회장은 “앞으로 집중할 분야는 AI(인공지능)”라고 강조하며 ARM을 소개했다. 당시 손 회장은 이 부회장뿐 아니라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도 만나 ARM 인수 관련 타진에 나섰다.

ARM은 컴퓨터·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중앙처리장치(CPU·AP) 등 시스템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이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애플, 퀄컴 등 전 세계 1000여개 기업에 반도체 설계를 제공하고 IP(지적재산) 판매를 하며 수익을 얻고 있다.

손 회장은 AI 시대에 AP와 같은 소형 CPU가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 등에 쓰일 것으로 내다보고 ARM을 지난 2016년 320억달러(약 38조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ARM의 매출은 2017~2019년 약 18억달러(2조원대) 수준이었고, 코로나19 등을 겪으며 손 회장은 매각을 결심했다. 반도체나 AI 관련 기업에서 시너지를 내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손 회장은 그래픽카드의 핵심 GPU 전문기업 엔비디아에 ARM 매각에 나섰지만 경쟁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손 회장은 마지막으로 이 부회장을 만나 ARM 관련 논의에 나서는 셈이다.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 (사진=ARM)


■ ARM, 상장 전문가 영입…하스 CEO “중립에 서고 싶어”

최근 ARM은 상장(IPO) 전문가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하면서 그 배경이 주목됐다. 매각보다 상장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8일 업계에 따르면 ARM은 IPO 전문가로 불리는 제이슨 차일드 CFO를 선입했다. 그는 쿠팡 이사회 이사과 감사위원회 위원 출신이기도 하다. 아마존에선 10년 이상 재무 이사를 지냈다. 또 미국 소셜커머스기업 그루폰에서도 CFO로서 상장 추진의 핵심 인물이다.

이에 ARM이 매각보다 미국 또는 영국 증시 상장에 가닥을 잡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도 ARM의 중립성을 강조한 점도 반도체 회사에 매각이 아닌 상장에 무게를 뒀다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하스 CEO는 IT전문매체 더버지와 인터뷰에서 “특정 기업에 집중하지 않고 삼성전자, 인텔, TSMC 등 모든 고객사와 협력하며 차별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의 만남이 공식화되면서 ARM 인수에 관심이 쏠렸다. 엔비디아가 단독 인수에 나섰다가 규제당국에 의해 무산됐기에 삼성전자는 국내외 동종업계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ARM이 최근 IPO 의지를 드러내면서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하는 대신 지분을 취득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형성하는 방안도 새롭게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ARM을 인수하거나 협력 관계를 형성하면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도 기술 협력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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