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나리아바이오)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주가가 나락으로 떨어진다. 지난해 2월 K-OTC 시장서 장중 최고 30만원도 넘어섰던 주가는 1년만에 1000원선이 붕괴됐다. 최근 1년간 총 5개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에 성공한 카나리아바이오의 광폭 행보와는 대비되는 주가 궤적이다. (두올물산홀딩스의 자회사인 두올물산이 두올물산홀딩스를 흡수합병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거래중지된 두올산업, 두올물산, 그리고 코스닥 재입성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시작을 되짚으려면 두올산업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차량용 카펫 생산업체 두올산업은 지난 2020년 바이오 신사업 추진을 선언한다. 그리고 같은 해 3월 캐나다 신약개발기업 온코퀘스트로부터 임상2상이던 면역항암제인 ‘오레고모밥’ 신약권을 3억달러에 인수, 사명을 온코퀘스트파마슈티컬로 바꾼다. 두올산업은 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바이오 사업 진출을 시도했지만 회계법인에서 ‘감사의견 거절’ 통보를 받고 거래 중단 위기를 맞았다. 두올산업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후 두올물산홀딩스와 오큐피바이오 등 3개사로 인적분할한 뒤 두올물산홀딩스의 자회사인 두올물산을 통해 다시 K-OTC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오레고모밥’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에 대한 기대감에 두올물산은 순식간에 K-OTC 시장의 ‘스타주’로 떠올랐고 시가총액은 한때 20조원대까지 불어났다. 코스닥에서 거래정지된 기업이 인적분할한 자회사를 통해 장외 시장에 상장, 블록버스터급 주가 상승에 성공한 것이다. 두올물산이 본격적으로 시세 확장에 나선 것은 지난해 4월15일 현대사료 경영권을 양수하면서부터다. 특히 현대사료 지분 70%를 인수하면서 두올물산은 코스닥시장 재입성이라는 쾌거도 이뤄냈다. 당시 현대사료는 장외주식시장에서 이름을 날렸던 카나리아바이오로의 합병 기대감에 7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사료는 같은 달 액면분할을 결정하고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낮췄다. 615만주 수준이었던 발행주식수 역시 3075만주로 늘렸다. 그리고 6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7월 1주당 2주의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까지 단행한다. 이 같은 주가부양책을 펴자 이번에도 개인들 매수가 주가를 떠받치며 현대사료는 7월 기준 5만2100원의 최고치를 경신한다. 바이오 기업으로 변신에 나선 현대사료가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자 기대감은 더 커졌다. 그리고 회사는 또 한번 두올물산과 현대사료 사명을 각각 카나리아바이오엠과 카나리아바이오로 변경하며 ‘카나리아바이오 그룹’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카나리아바이오는 본격적인 시세 확장에 나섰다. 올해 카나리아바이오엠을 통해 인수한 세종메디칼, 두원사이언스제약, 헬릭스미스, 리더스 기술투자 등의 시가총액은 대략 합산해도 1조원대를 훌쩍 넘긴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이 보유하고 있는 카나리아바이오의 지분은 65.22%다. 에이티세미콘의 카나리아바이오의 전환사채(CB) 매입 공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사실상 무자본 M&A, 일반적 기업 가치 반영 어려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최근 급락세 이유로 카나리아바이오가 기업 M&A시 활용하고 있는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한 방식에 따른 영향을 꼽았다. 카나리아바이오는 최근 기업들을 인수할 때 자회사를 통해 발행한 CB를 피인수 대상 기업이 사들이게 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일례로 지난달 이뤄진 헬릭스미스 인수합병 당시 카나리아바이오는 앞서 인수한 세종메디칼의 CB를 헬릭스미스가 매입하는 형식을 통해 실제 헬릭스미스 인수를 위해 투입한 자금 총 350억원 중 50억원으로 최소화했다. 지난달 인수한 신기술사업금융업자인 리더스기술투자 역시 같은 구조였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당시 에이티세미콘으로부터 리더스기술투자 주식234만주, 지분 18.04%를 25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리더스기술투자는 카나리아바이오가 발행한 사모 CB에 250억원을 투자하고 같은 날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에이티세미콘에 계약금 50억원 지급에 이어 중도금과 잔금 200억원을 납부했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자사 CB를 통해 사실상 무자본 M&A를 이뤄낸 것이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정상적인 기업들은 M&A를 통해 시세가 확장되고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가 오르는게 일반적”이라며 “카나리아바이오의 경우 M&A를 하는 과정에서 자회사 CB 발행으로 사실상 ‘돌려막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기업 인수를 통해 유입된 자금 등을 회사 주가에 반영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 흐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 경영진들의 주도 하에 최소 비용의 M&A로 빠르게 회사를 키워간 사례”라며 “다만 바이오업 특성과 함께 현재 반복되는 자금조달 방식을 감안했을 때 향후 회사의 건전성이나 성장성 등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 보인다”고 전했다.

[카나리아바이오-中] 무자본 M&A의 끝판왕, 주가는 -99%

카나리아바이오 모회사, M&A 효과 증발된 주가
거래정지 두올산업, 인적분할과 M&A로 시장 재입성

박민선 기자 승인 2023.02.02 14:15 의견 0
(사진=카나리아바이오)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주가가 나락으로 떨어진다. 지난해 2월 K-OTC 시장서 장중 최고 30만원도 넘어섰던 주가는 1년만에 1000원선이 붕괴됐다. 최근 1년간 총 5개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에 성공한 카나리아바이오의 광폭 행보와는 대비되는 주가 궤적이다.

(두올물산홀딩스의 자회사인 두올물산이 두올물산홀딩스를 흡수합병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거래중지된 두올산업, 두올물산, 그리고 코스닥 재입성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시작을 되짚으려면 두올산업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차량용 카펫 생산업체 두올산업은 지난 2020년 바이오 신사업 추진을 선언한다. 그리고 같은 해 3월 캐나다 신약개발기업 온코퀘스트로부터 임상2상이던 면역항암제인 ‘오레고모밥’ 신약권을 3억달러에 인수, 사명을 온코퀘스트파마슈티컬로 바꾼다. 두올산업은 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바이오 사업 진출을 시도했지만 회계법인에서 ‘감사의견 거절’ 통보를 받고 거래 중단 위기를 맞았다.

두올산업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후 두올물산홀딩스와 오큐피바이오 등 3개사로 인적분할한 뒤 두올물산홀딩스의 자회사인 두올물산을 통해 다시 K-OTC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오레고모밥’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에 대한 기대감에 두올물산은 순식간에 K-OTC 시장의 ‘스타주’로 떠올랐고 시가총액은 한때 20조원대까지 불어났다. 코스닥에서 거래정지된 기업이 인적분할한 자회사를 통해 장외 시장에 상장, 블록버스터급 주가 상승에 성공한 것이다.

두올물산이 본격적으로 시세 확장에 나선 것은 지난해 4월15일 현대사료 경영권을 양수하면서부터다. 특히 현대사료 지분 70%를 인수하면서 두올물산은 코스닥시장 재입성이라는 쾌거도 이뤄냈다. 당시 현대사료는 장외주식시장에서 이름을 날렸던 카나리아바이오로의 합병 기대감에 7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사료는 같은 달 액면분할을 결정하고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낮췄다. 615만주 수준이었던 발행주식수 역시 3075만주로 늘렸다. 그리고 6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7월 1주당 2주의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까지 단행한다.

이 같은 주가부양책을 펴자 이번에도 개인들 매수가 주가를 떠받치며 현대사료는 7월 기준 5만2100원의 최고치를 경신한다. 바이오 기업으로 변신에 나선 현대사료가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자 기대감은 더 커졌다.

그리고 회사는 또 한번 두올물산과 현대사료 사명을 각각 카나리아바이오엠과 카나리아바이오로 변경하며 ‘카나리아바이오 그룹’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카나리아바이오는 본격적인 시세 확장에 나섰다. 올해 카나리아바이오엠을 통해 인수한 세종메디칼, 두원사이언스제약, 헬릭스미스, 리더스 기술투자 등의 시가총액은 대략 합산해도 1조원대를 훌쩍 넘긴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이 보유하고 있는 카나리아바이오의 지분은 65.22%다.

에이티세미콘의 카나리아바이오의 전환사채(CB) 매입 공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사실상 무자본 M&A, 일반적 기업 가치 반영 어려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최근 급락세 이유로 카나리아바이오가 기업 M&A시 활용하고 있는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한 방식에 따른 영향을 꼽았다.

카나리아바이오는 최근 기업들을 인수할 때 자회사를 통해 발행한 CB를 피인수 대상 기업이 사들이게 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일례로 지난달 이뤄진 헬릭스미스 인수합병 당시 카나리아바이오는 앞서 인수한 세종메디칼의 CB를 헬릭스미스가 매입하는 형식을 통해 실제 헬릭스미스 인수를 위해 투입한 자금 총 350억원 중 50억원으로 최소화했다.

지난달 인수한 신기술사업금융업자인 리더스기술투자 역시 같은 구조였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당시 에이티세미콘으로부터 리더스기술투자 주식234만주, 지분 18.04%를 25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리더스기술투자는 카나리아바이오가 발행한 사모 CB에 250억원을 투자하고 같은 날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에이티세미콘에 계약금 50억원 지급에 이어 중도금과 잔금 200억원을 납부했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자사 CB를 통해 사실상 무자본 M&A를 이뤄낸 것이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정상적인 기업들은 M&A를 통해 시세가 확장되고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가 오르는게 일반적”이라며 “카나리아바이오의 경우 M&A를 하는 과정에서 자회사 CB 발행으로 사실상 ‘돌려막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기업 인수를 통해 유입된 자금 등을 회사 주가에 반영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 흐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 경영진들의 주도 하에 최소 비용의 M&A로 빠르게 회사를 키워간 사례”라며 “다만 바이오업 특성과 함께 현재 반복되는 자금조달 방식을 감안했을 때 향후 회사의 건전성이나 성장성 등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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