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중국 판호 받기는 했는데 축하받을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예전 같지 않아요." 중국으로부터 판호를 받은 한 게임사 관계자는 시큰둥했다. 그는 "더이상 중국 게임회사의 개발력을 무시할 수 없다"며 "대부분 판호를 발급 받은 게임이 국내 이용자가 선호하는 MMORPG인데 게임 선호도가 달라 중국에서 통할지도 의문"이라고 털어놨다. 올해 본격적으로 중국 게임 시장의 문이 열릴 전망이다. 지난해 말 국내 게임에 대해 대규모로 판호 발급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중국 게임시장에 진출하기만하면 실적과 주가가 대박을 치던 시절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중국 게임사의 개발 능력이 비약적으로 높아져 한국 게임과 중국 게임의 위상이 뒤바뀌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야돼 쏟아부은 노력과 비용에 비해 실익을 거두지 못할 수 있다. 그럼에도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게 게임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시장 진출 계획을 밝혔다. 홍원준 CFO는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해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중국 쪽에서 (판호발급) 첫 파도가 있었고 두 번째 파도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어떤 IP를 중국시장에 선보이겠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는 자사 대표 IP인 '블레이드&소울' PC 버전을 중국에 선보이면서 국내 대비 4배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무협과 무림 등 동양풍 요소가 주를 이룬 게임인 만큼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엔씨소프트도 중국 내에서 이 같은 IP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해 중국 시장 진출을 다시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길드워2'를 중국 시장에서 서비스 중이다. 다수의 국내 게임사는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경험이 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PC를 중국에서 서비스하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면서 넥슨의 곳간 역할이라는 평까지 받았다. 스마일게이트도 '크로스파이어'를 중국 시장에 선보이면서 말그대로 '대박'을 쳤다. '크로스파이어'는 2007년 중국 진출 후 2020년까지 누적매출 118억달러(약 14조원)를 기록했다. 그동안 국내 게임사가 중국 시장 진출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그러나 지난 2021년 하반기 중국 판호 발급이 막히면서 국내 게임사의 중국 진출 길도 막혔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중국에 선보이려고 했던 넥슨도 서비스를 시작을 위해 힘쓰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중국 게임시장이 문을 닫은 동안 중국 게임산업은 해외 진출을 확대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호요버스의 '원신'은 지난 2020년 출시 이후 지난해 기준 전세계 매출 5조원을 넘어서는 등 개발력과 흥행력을 입증했다. 반면 중국 서비스 시작으로 기대를 모은 펄어비스는 MMORPG '검은사막 모바일'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으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중국이 판호를 발급한 국내 게임 7종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와 ‘에픽세븐’ ▲넥슨 ‘메이플스토리M’ ▲넷마블 ‘제2의나라:크로스월드’와 ‘A3:스틸얼라이브’ ▲넷마블 자회사 카밤 ‘샵 타이탄’ ▲엔픽셀 ‘그랑사가’ 등이다. 밸로프의 '뮤레전드'도 판호를 발급받았다. 이 중 에픽세븐과 샵타이탄을 제외하고는 모두 MMORPG 장르다. 그러나 앤데믹 이후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필요한 만큼 게임업계는 중국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죈다는 계획이다. 넷마블이 대표적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104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실적 부진에 빠졌다. 이에 '제2의나라:크로스월드'와 'A3:스틸얼라이브', '샵타인탄', '스톤에이지' 등 중국 판호 발급 게임 4종을 중심으로 실적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2~3분기에는 '스톤에이지', '샵타이탄', 'A3'를 각각 출시 예정이며 4분기에는 '제2의나라'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컴투스는 중국 게임 틈새시장인 VR 시장을 공략한다. 컴투스 자회사 컴투스로카는 신작 가상현실(VR)RPG게임 '다크스워드'를 전날 중국에 출시했다. VR게임은 중국 내에서 별도의 판호 발급 과정이 필요없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자국 게임에 대한 보호가 강해 퍼블리싱 등 일정 부분 리스크도 존재한다"며 "다만 중국 시장의 경제 규모가 워낙 크고 게이머수도 많다 보니 대박이 아닌 중박만 치더라도 나쁘지 않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만리장성 넘는 국내 게임사, 험난한 대장정의 길이어도 “가야만 한다”

엔씨 넥슨 넷마블 등 중국 시장 공략 다시 박차
중국 게임사 개발 능력 높아져 흥행 장담 못해

정지수 기자 승인 2023.02.10 12:42 | 최종 수정 2023.02.10 17:22 의견 0
(사진=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중국 판호 받기는 했는데 축하받을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예전 같지 않아요."

중국으로부터 판호를 받은 한 게임사 관계자는 시큰둥했다. 그는 "더이상 중국 게임회사의 개발력을 무시할 수 없다"며 "대부분 판호를 발급 받은 게임이 국내 이용자가 선호하는 MMORPG인데 게임 선호도가 달라 중국에서 통할지도 의문"이라고 털어놨다.

올해 본격적으로 중국 게임 시장의 문이 열릴 전망이다. 지난해 말 국내 게임에 대해 대규모로 판호 발급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중국 게임시장에 진출하기만하면 실적과 주가가 대박을 치던 시절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중국 게임사의 개발 능력이 비약적으로 높아져 한국 게임과 중국 게임의 위상이 뒤바뀌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야돼 쏟아부은 노력과 비용에 비해 실익을 거두지 못할 수 있다. 그럼에도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게 게임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시장 진출 계획을 밝혔다.

홍원준 CFO는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해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중국 쪽에서 (판호발급) 첫 파도가 있었고 두 번째 파도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어떤 IP를 중국시장에 선보이겠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는 자사 대표 IP인 '블레이드&소울' PC 버전을 중국에 선보이면서 국내 대비 4배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무협과 무림 등 동양풍 요소가 주를 이룬 게임인 만큼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엔씨소프트도 중국 내에서 이 같은 IP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해 중국 시장 진출을 다시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길드워2'를 중국 시장에서 서비스 중이다.

다수의 국내 게임사는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경험이 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PC를 중국에서 서비스하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면서 넥슨의 곳간 역할이라는 평까지 받았다.

스마일게이트도 '크로스파이어'를 중국 시장에 선보이면서 말그대로 '대박'을 쳤다. '크로스파이어'는 2007년 중국 진출 후 2020년까지 누적매출 118억달러(약 14조원)를 기록했다.

그동안 국내 게임사가 중국 시장 진출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그러나 지난 2021년 하반기 중국 판호 발급이 막히면서 국내 게임사의 중국 진출 길도 막혔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중국에 선보이려고 했던 넥슨도 서비스를 시작을 위해 힘쓰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중국 게임시장이 문을 닫은 동안 중국 게임산업은 해외 진출을 확대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호요버스의 '원신'은 지난 2020년 출시 이후 지난해 기준 전세계 매출 5조원을 넘어서는 등 개발력과 흥행력을 입증했다.

반면 중국 서비스 시작으로 기대를 모은 펄어비스는 MMORPG '검은사막 모바일'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으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중국이 판호를 발급한 국내 게임 7종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와 ‘에픽세븐’ ▲넥슨 ‘메이플스토리M’ ▲넷마블 ‘제2의나라:크로스월드’와 ‘A3:스틸얼라이브’ ▲넷마블 자회사 카밤 ‘샵 타이탄’ ▲엔픽셀 ‘그랑사가’ 등이다. 밸로프의 '뮤레전드'도 판호를 발급받았다. 이 중 에픽세븐과 샵타이탄을 제외하고는 모두 MMORPG 장르다.

그러나 앤데믹 이후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필요한 만큼 게임업계는 중국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죈다는 계획이다.

넷마블이 대표적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104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실적 부진에 빠졌다. 이에 '제2의나라:크로스월드'와 'A3:스틸얼라이브', '샵타인탄', '스톤에이지' 등 중국 판호 발급 게임 4종을 중심으로 실적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2~3분기에는 '스톤에이지', '샵타이탄', 'A3'를 각각 출시 예정이며 4분기에는 '제2의나라'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컴투스는 중국 게임 틈새시장인 VR 시장을 공략한다. 컴투스 자회사 컴투스로카는 신작 가상현실(VR)RPG게임 '다크스워드'를 전날 중국에 출시했다. VR게임은 중국 내에서 별도의 판호 발급 과정이 필요없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자국 게임에 대한 보호가 강해 퍼블리싱 등 일정 부분 리스크도 존재한다"며 "다만 중국 시장의 경제 규모가 워낙 크고 게이머수도 많다 보니 대박이 아닌 중박만 치더라도 나쁘지 않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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