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국회가 장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자, 국무총리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답니다. 얼마 전 우리 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한 중국에 대해 정부가 유감을 표했습니다. 무슨 뜻인가요? ‘불만이다’, ‘기분 나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유감’이라는 말을 유감스럽게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정치인들이 그렇습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제 말에 상처를 받은 분들이 있다면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합니다.” 이런 식이지요. 이게 무슨 말일까요? 어떤 이들은 이런 식의 표현을 ‘사과’라고 하더군요. 이상합니다. 자기 말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불만스럽고, 기분 나쁘다는데 이게 어떻게 사과입니까? 그런 뜻은 아니라고요? 좋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남에게 상처를 주는 발언을 한 자신이 불만스럽다, 자신의 경솔함에 기분이 나쁘다는 뜻일까요? 스스로에 대한 책망이 사과의 의미라고 보는 걸까요?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스스로를 탓하는 것으로 사과가 된다고 믿는다면, 우월감에 빠져 자기중심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입니다. 설령 자기가 잘못해서 백성들이 상처를 받았다 한들 미천한 백성들에게 사과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짐이 부덕한 탓이다’라고 했던 존엄한 나랏님처럼 말이지요. 유감이라는 말이 이렇듯 엉뚱하게, 유감스럽게 쓰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얘기가 두 TV 광고에 대한 유감 표명이다 보니, ‘유감’이란 말로 서두가 길어졌습니다. 어쨌거나 하루에도 몇 번씩 접하면서 불만스럽고, 기분 나쁜, 즉 유감스러운 광고가 두 개 있습니다. 그 광고 얘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첫째는 오스템임플란트 광고입니다. 곰탕보다 특곰탕이 비싼 이유에 대한 답은 “뭐가 달라도 다르겠쥬~”입니다. 임플란트 하면 좋냐는 질문에도 대답은 역시 “뭐가 달라도 다르겠쥬~”이지요. 재미있다는 평도 있지만, 저는 좀 유감스럽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도대체 어울리지 않는 조합입니다. 임플란트 광고에 어린이 모델도 그렇고, 특곰탕의 등장은 생뚱맞습니다. 정말 곰탕과 특곰탕의 차이를 몰라서 묻는 건가요? 게다가 비과학적이고 감성적입니다. 가장 과학적이어야 하는 건강과 관련된 제품의 광고에서 뭐가 달라도 다를 거라는 식의 말장난은 곤란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광고가 유감스러운 이유는 작년에 있었던 횡령사고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뭐가 달라도 다를 거라고 외치더니, 확실히 다른 스케일이었습니다. 일개 팀장 선에서 가능한 일이냐는 의문에 고위층의 배후설도 돌았습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미 횡령 전과가 있는 회장님 때문에 ‘오너리스크’를 걱정할 수밖에 없었던 거지요. 사안이 사안인 만큼 ‘유쾌한’ 광고를 중단하고, 임직원 모두가 근신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엄중한 시기에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또 터집니다. 본부장이라는 사람이 대선 결과에 불만을 품고 직원들에게 화풀이 갑질을 했답니다. 진짜 뭐가 달라도 다른 건가요? 쏟아지는 눈총에 아랑곳없이 “뭐가 달라도 다르겠쥬~”를 굳건히 외쳤던 광고는 그 후에도 계속되었고, 회사는 또다시 다른 거 하나를 보여줍니다. 대주주가 회사를 판답니다. 지분의 절반 정도를 팔고, 새 주인이 주식을 공개매수한답니다. 회사의 주인이 팔겠다는데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짚어봐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 회사에는 대주주 말고도 2만여 명의 주주가 있습니다. 주주는 ‘회사의 주인’이라는데, 이들이 다 주인인가요? 현실적으로 주인이라고 하기에는 할 일도, 할 수 있는 일도 없습니다. 그저 ‘주식의 주인’으로 주가만이 관심사입니다. 주가만 오른다면, 회사에 어떤 일이 생기든, 대주주가 무엇을 하든 개의치 않을 겁니다. 공개매수가가 꽤 높습니다. 대주주 지분과 같은 가격으로 주식을 사들이겠답니다. 통상 대주주의 몫이었던 프리미엄을 모든 주주들에게 적용해 준다니 환영할 일이지만, 지분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대주주의 ‘편법 증여’ 논란에 생각이 복잡해집니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라’고 대주주가 힘을 써준 것 같다면 너무 까칠한가요? 두 번째 유감스러운 광고의 주인공은 신협입니다. ‘어부 어부 어부바~’ 가 반복되는 중독성 있는 노래가 인상적인 광고입니다. 신협은 ‘평생 어부바’랍니다. 행복으로 가는 내비게이션이라는군요. 이 광고가 왜 유감이냐고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협은 협동조합입니다. 협동조합과 ‘어부바’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업힌 사람이야 좋겠지만, 업은 사람은 죽을 맛일 텐데... 한술 더 떠 ‘평생 어부바’라니요. 부모 자식 간에도 이건 곤란합니다. ‘행복 내비’요? 전지전능하신 분이 있어 사람들을 인도한다는 걸까요? 잘못된 광고 못지않게 신협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생각을 잘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숙원사업이라던 대출 영업구역 확대를 얻어냈고, 다른 금융협동조합과는 차별적인 모바일뱅킹을 도입했습니다. 사실상 모든 신협이 전 국민을 상대로 수신 영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게 맞는 방향일까요? 협동조합은 공동체 정신, 상생과 협력,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합니다. 조합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영업구역 확대, 모바일 영업의 강화로 신협 간 경쟁이 벌어지고, ‘조합원’이 아닌 ‘고객’들이 금리에 따라 신협을 옮겨 다니는 이상한 ‘판’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만든 판에서 신협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고금리 상품을 내놓고는 너무 많이 팔려서 문제가 되니 없던 일로 해달랍니다. 시중금리가 올랐으니, 미안하지만 ‘고정금리’ 대출의 금리도 올리겠답니다. 예적금을 비대면으로 가입하면 대면보다 금리를 더 주겠다는군요. 어처구니없는 소리입니다. 정체성을 잃고, 돈벌이에 눈이 어두워진 신협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역시 문제는 돈입니다. 비영리 단체인 신협이 왜 돈에 집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돈을 벌기 위해 은행을 따라 하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어쩌면 따라 하는 것을 넘어 은행이 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농협과 수협은 은행을 만들었습니다. 협동조합이 주식회사를 만드는 희한한 일이 ‘돈’ 때문에 현실이 되었습니다. 신협은 은행이 돼서는 안 됩니다. 은행이 되어봐야 3류, 4류 은행일 수밖에 없습니다. 외형이 커졌다고 자신감을 갖는 건 좋지만, 따져볼 게 있습니다. 5000만원 예금자보호와 3000만원 저율과세 혜택이 없어져도 버틸 수 있을까요? 당장 신협의 예금자보호가 은행과는 다른 불완전한 것이라는 지적에 ‘고객’들이 뒤숭숭하지 않던가요? 분명히 해둘 게 있습니다. 두 광고에 까칠한 이유는 관심 때문입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임플란트 불모지인 우리나라의 토종기업입니다. 불과 20여 년만에 스위스, 스웨덴의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견주는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경영진이 바뀐다니 이참에 “뭐가 달라도 다르겠쥬~”는 그만하고, 새로운 비전과 각오를 보여줬으면 합니다. 맨땅에서 시작한 우리나라의 신협도 자산규모 기준 세계 4위 수준입니다. 자타가 인정하는 비약적인 성장이지요. 그런데 신협의 자산규모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이제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잠시 멈추고 신협의 본질을 다시 고민해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예전 신협의 슬로건은 ‘앞으로의 금융’이었습니다. ‘앞으로의 금융’은 금융회사를 위한 금융이 아니라, 소비자를 위한 금융이 돼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공감했습니다. 그런 금융을 주식회사인 은행에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신협에 관심을 갖는 이유입니다. ‘어부바’보다는 ‘어깨동무’가 필요합니다. 함께 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금융’. 확고한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 임플란트 기업. 신협과 오스템임플란트가 해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모든 구성원들에게 기대와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그래도 광고는 좀 바꾸는 게 어떨까요? 오스템임플란트와 신협 광고 갭처 ■ 작가 한동희는 서강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ROTC 23기로 군복무를 마친 후 삼성그룹에 공채로 입사했다. 중앙개발과 삼성증권에서 인사, 법인영업을 거쳐 지점장으로 10년간 근무했다. 30여년 삼성맨을 마무리한 그는 퇴직한 후에도 여전히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아 네이버 블로그 '까칠한 이야기'를 통해 돈, 금융 그리고 세상에 대한 '썰'을 재밌게 풀어내며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 글은 뷰어스에서 우선적으로 게재하며, 추후 작가의 블로그에서도 볼 수 있다.

[한동희의 까칠한이야기] ‘어부바’보다는 ‘어깨동무’

한동희 승인 2023.02.20 07:00 의견 0

‘유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국회가 장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자, 국무총리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답니다. 얼마 전 우리 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한 중국에 대해 정부가 유감을 표했습니다. 무슨 뜻인가요? ‘불만이다’, ‘기분 나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유감’이라는 말을 유감스럽게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정치인들이 그렇습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제 말에 상처를 받은 분들이 있다면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합니다.” 이런 식이지요. 이게 무슨 말일까요? 어떤 이들은 이런 식의 표현을 ‘사과’라고 하더군요.

이상합니다. 자기 말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불만스럽고, 기분 나쁘다는데 이게 어떻게 사과입니까? 그런 뜻은 아니라고요? 좋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남에게 상처를 주는 발언을 한 자신이 불만스럽다, 자신의 경솔함에 기분이 나쁘다는 뜻일까요? 스스로에 대한 책망이 사과의 의미라고 보는 걸까요?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스스로를 탓하는 것으로 사과가 된다고 믿는다면, 우월감에 빠져 자기중심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입니다. 설령 자기가 잘못해서 백성들이 상처를 받았다 한들 미천한 백성들에게 사과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짐이 부덕한 탓이다’라고 했던 존엄한 나랏님처럼 말이지요.

유감이라는 말이 이렇듯 엉뚱하게, 유감스럽게 쓰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얘기가 두 TV 광고에 대한 유감 표명이다 보니, ‘유감’이란 말로 서두가 길어졌습니다. 어쨌거나 하루에도 몇 번씩 접하면서 불만스럽고, 기분 나쁜, 즉 유감스러운 광고가 두 개 있습니다. 그 광고 얘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첫째는 오스템임플란트 광고입니다. 곰탕보다 특곰탕이 비싼 이유에 대한 답은 “뭐가 달라도 다르겠쥬~”입니다. 임플란트 하면 좋냐는 질문에도 대답은 역시 “뭐가 달라도 다르겠쥬~”이지요. 재미있다는 평도 있지만, 저는 좀 유감스럽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도대체 어울리지 않는 조합입니다. 임플란트 광고에 어린이 모델도 그렇고, 특곰탕의 등장은 생뚱맞습니다. 정말 곰탕과 특곰탕의 차이를 몰라서 묻는 건가요? 게다가 비과학적이고 감성적입니다. 가장 과학적이어야 하는 건강과 관련된 제품의 광고에서 뭐가 달라도 다를 거라는 식의 말장난은 곤란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광고가 유감스러운 이유는 작년에 있었던 횡령사고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뭐가 달라도 다를 거라고 외치더니, 확실히 다른 스케일이었습니다. 일개 팀장 선에서 가능한 일이냐는 의문에 고위층의 배후설도 돌았습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미 횡령 전과가 있는 회장님 때문에 ‘오너리스크’를 걱정할 수밖에 없었던 거지요. 사안이 사안인 만큼 ‘유쾌한’ 광고를 중단하고, 임직원 모두가 근신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엄중한 시기에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또 터집니다. 본부장이라는 사람이 대선 결과에 불만을 품고 직원들에게 화풀이 갑질을 했답니다. 진짜 뭐가 달라도 다른 건가요?

쏟아지는 눈총에 아랑곳없이 “뭐가 달라도 다르겠쥬~”를 굳건히 외쳤던 광고는 그 후에도 계속되었고, 회사는 또다시 다른 거 하나를 보여줍니다. 대주주가 회사를 판답니다. 지분의 절반 정도를 팔고, 새 주인이 주식을 공개매수한답니다. 회사의 주인이 팔겠다는데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짚어봐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 회사에는 대주주 말고도 2만여 명의 주주가 있습니다. 주주는 ‘회사의 주인’이라는데, 이들이 다 주인인가요? 현실적으로 주인이라고 하기에는 할 일도, 할 수 있는 일도 없습니다. 그저 ‘주식의 주인’으로 주가만이 관심사입니다. 주가만 오른다면, 회사에 어떤 일이 생기든, 대주주가 무엇을 하든 개의치 않을 겁니다.

공개매수가가 꽤 높습니다. 대주주 지분과 같은 가격으로 주식을 사들이겠답니다. 통상 대주주의 몫이었던 프리미엄을 모든 주주들에게 적용해 준다니 환영할 일이지만, 지분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대주주의 ‘편법 증여’ 논란에 생각이 복잡해집니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라’고 대주주가 힘을 써준 것 같다면 너무 까칠한가요?

두 번째 유감스러운 광고의 주인공은 신협입니다. ‘어부 어부 어부바~’ 가 반복되는 중독성 있는 노래가 인상적인 광고입니다. 신협은 ‘평생 어부바’랍니다. 행복으로 가는 내비게이션이라는군요. 이 광고가 왜 유감이냐고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협은 협동조합입니다. 협동조합과 ‘어부바’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업힌 사람이야 좋겠지만, 업은 사람은 죽을 맛일 텐데... 한술 더 떠 ‘평생 어부바’라니요. 부모 자식 간에도 이건 곤란합니다. ‘행복 내비’요? 전지전능하신 분이 있어 사람들을 인도한다는 걸까요?

잘못된 광고 못지않게 신협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생각을 잘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숙원사업이라던 대출 영업구역 확대를 얻어냈고, 다른 금융협동조합과는 차별적인 모바일뱅킹을 도입했습니다. 사실상 모든 신협이 전 국민을 상대로 수신 영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게 맞는 방향일까요?

협동조합은 공동체 정신, 상생과 협력,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합니다. 조합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영업구역 확대, 모바일 영업의 강화로 신협 간 경쟁이 벌어지고, ‘조합원’이 아닌 ‘고객’들이 금리에 따라 신협을 옮겨 다니는 이상한 ‘판’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만든 판에서 신협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고금리 상품을 내놓고는 너무 많이 팔려서 문제가 되니 없던 일로 해달랍니다. 시중금리가 올랐으니, 미안하지만 ‘고정금리’ 대출의 금리도 올리겠답니다. 예적금을 비대면으로 가입하면 대면보다 금리를 더 주겠다는군요. 어처구니없는 소리입니다. 정체성을 잃고, 돈벌이에 눈이 어두워진 신협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역시 문제는 돈입니다. 비영리 단체인 신협이 왜 돈에 집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돈을 벌기 위해 은행을 따라 하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어쩌면 따라 하는 것을 넘어 은행이 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농협과 수협은 은행을 만들었습니다. 협동조합이 주식회사를 만드는 희한한 일이 ‘돈’ 때문에 현실이 되었습니다.

신협은 은행이 돼서는 안 됩니다. 은행이 되어봐야 3류, 4류 은행일 수밖에 없습니다. 외형이 커졌다고 자신감을 갖는 건 좋지만, 따져볼 게 있습니다. 5000만원 예금자보호와 3000만원 저율과세 혜택이 없어져도 버틸 수 있을까요? 당장 신협의 예금자보호가 은행과는 다른 불완전한 것이라는 지적에 ‘고객’들이 뒤숭숭하지 않던가요?

분명히 해둘 게 있습니다. 두 광고에 까칠한 이유는 관심 때문입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임플란트 불모지인 우리나라의 토종기업입니다. 불과 20여 년만에 스위스, 스웨덴의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견주는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경영진이 바뀐다니 이참에 “뭐가 달라도 다르겠쥬~”는 그만하고, 새로운 비전과 각오를 보여줬으면 합니다.

맨땅에서 시작한 우리나라의 신협도 자산규모 기준 세계 4위 수준입니다. 자타가 인정하는 비약적인 성장이지요. 그런데 신협의 자산규모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이제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잠시 멈추고 신협의 본질을 다시 고민해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예전 신협의 슬로건은 ‘앞으로의 금융’이었습니다. ‘앞으로의 금융’은 금융회사를 위한 금융이 아니라, 소비자를 위한 금융이 돼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공감했습니다. 그런 금융을 주식회사인 은행에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신협에 관심을 갖는 이유입니다. ‘어부바’보다는 ‘어깨동무’가 필요합니다. 함께 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금융’. 확고한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 임플란트 기업. 신협과 오스템임플란트가 해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모든 구성원들에게 기대와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그래도 광고는 좀 바꾸는 게 어떨까요?

오스템임플란트와 신협 광고 갭처


■ 작가 한동희는 서강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ROTC 23기로 군복무를 마친 후 삼성그룹에 공채로 입사했다. 중앙개발과 삼성증권에서 인사, 법인영업을 거쳐 지점장으로 10년간 근무했다. 30여년 삼성맨을 마무리한 그는 퇴직한 후에도 여전히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아 네이버 블로그 '까칠한 이야기'를 통해 돈, 금융 그리고 세상에 대한 '썰'을 재밌게 풀어내며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 글은 뷰어스에서 우선적으로 게재하며, 추후 작가의 블로그에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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