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지수)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이사회에 여성의 진입이 늘어나고 있다. 단일 성(性)으로 이사회를 구성하지 않게한 규제에 맞추기 위한 움직임이다. 다만 내부에서 이사회 진입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외부 수혈이며 중견 건설사는 이마저도 찾아보기 힘들다. 법 규제에 따라 여성 사외이사 영입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는 만큼 외부 영입 보다는 내부 육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최진희 고려대 경영대학 마케팅 교수를 감사위원회 위원이자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첫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사외이사를 선임하면서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위 10개 건설사는 모두 이사회에 여성 이사를 포함했다. 대우건설은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안성희 가톨릭대 회계학과 부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지난해 6월 임선숙 법무법인 이우스 변호사를 첫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한 뒤 임 변호사가 일신 상의 이유로 사임하자 같은 해 12월 이영희 법무법인 바른 대표 변호사를 두 번째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지난해 8월 시행된 자본시장법은 자산 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별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못했을 경우 처벌 조항은 없다. 하지만 ESG(친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개선) 경영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최소 1명 이상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10대 건설사 중 자본시장법 규제 대상인 건설사는 모두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면서 규제에 대비하고 있다. 여성 이사회 진입도 늘려가고 있지만 중견 건설사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당장 자산총액 2조원을 넘어 자본시장법 규제 대상인 코오롱글로벌은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여성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올리지 않았다. 향후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중견건설사도 여성 이사 선임 움직임은 없다. 10대 건설사 외에 상장 건설사 중 태영건설과 아이에스동서 정도를 제외하고는 여성 이사가 전멸 상태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별도 재무재표 기준 자산총액 2조9718억원으로 규제 대상이다. 한신공영은 1조9972억원으로 규제 대상에는 벗어났으나 여성 임원 선임은 없었다. 지난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최문규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백문일 前 KB금융지주 브랜드전략 총괄 상무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지난해 연말 기준 미등기임원 전체 21명 중 여성은 없다. 계룡건설산업은 매년 자산총액이 늘면서 지난해는 별도재무재표 기준 1조8000억원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여성 이사 선임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내부에서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있는 미등기임원은 지난해 말 기준 41명이 있으나 이들 모두 남성이다. DL건설도 지난해 자산총액이 1조7468억원으로 규제 대상 진입에 가까워졌으나 여성 이사 선임은 없다. DL건설도 전체 미등기임원 24명 중 여성은 한명도 없다. 금호건설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건설사가 여성 임원 볼모지인 탓은 업종 특성 탓인 이유가 크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전체 임직원에서 여성 임직원 비율 자체가 10%도 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다만 향후 기업의 성장에 따라 이사회를 특정 성별만으로 구성할 수 없다는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기업이 늘어날 수록 외부에서 여성 인재를 영입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에서도 여성 인재 육성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 지점이다. 10대 건설사 중 가장 여직원 비율이 높은 건설사는 DL이앤씨다. DL이앤씨의 여성 임직원 비율은 14.36%다. DL이앤씨 측은 모성 보호자 재택근무 도입과 가족돌봄 휴직과 같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여성 인력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 특성상 업무 강도가 높고 해외 근무 등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여성 직원 수 자체가 부족하다"며 "사외이사 영입 경쟁 치열해지고 있어 내부에서도 여성 인재 영입 및 기존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여성 사외이사 ‘속속’ 영입…외부 수혈 보다 내부 인재 육성 필요

건설사, 여성 임직원 비율 대부분 10% 이하
10대 건설사, 내부 여성 임원 12명 뿐

정지수 기자 승인 2023.03.25 07:00 의견 0
(그래픽=정지수)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이사회에 여성의 진입이 늘어나고 있다. 단일 성(性)으로 이사회를 구성하지 않게한 규제에 맞추기 위한 움직임이다. 다만 내부에서 이사회 진입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외부 수혈이며 중견 건설사는 이마저도 찾아보기 힘들다. 법 규제에 따라 여성 사외이사 영입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는 만큼 외부 영입 보다는 내부 육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최진희 고려대 경영대학 마케팅 교수를 감사위원회 위원이자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첫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사외이사를 선임하면서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위 10개 건설사는 모두 이사회에 여성 이사를 포함했다.

대우건설은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안성희 가톨릭대 회계학과 부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지난해 6월 임선숙 법무법인 이우스 변호사를 첫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한 뒤 임 변호사가 일신 상의 이유로 사임하자 같은 해 12월 이영희 법무법인 바른 대표 변호사를 두 번째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지난해 8월 시행된 자본시장법은 자산 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별로 구성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못했을 경우 처벌 조항은 없다. 하지만 ESG(친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개선) 경영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최소 1명 이상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10대 건설사 중 자본시장법 규제 대상인 건설사는 모두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면서 규제에 대비하고 있다. 여성 이사회 진입도 늘려가고 있지만 중견 건설사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당장 자산총액 2조원을 넘어 자본시장법 규제 대상인 코오롱글로벌은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여성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올리지 않았다.

향후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중견건설사도 여성 이사 선임 움직임은 없다. 10대 건설사 외에 상장 건설사 중 태영건설과 아이에스동서 정도를 제외하고는 여성 이사가 전멸 상태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별도 재무재표 기준 자산총액 2조9718억원으로 규제 대상이다.

한신공영은 1조9972억원으로 규제 대상에는 벗어났으나 여성 임원 선임은 없었다. 지난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최문규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백문일 前 KB금융지주 브랜드전략 총괄 상무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지난해 연말 기준 미등기임원 전체 21명 중 여성은 없다.

계룡건설산업은 매년 자산총액이 늘면서 지난해는 별도재무재표 기준 1조8000억원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여성 이사 선임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내부에서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있는 미등기임원은 지난해 말 기준 41명이 있으나 이들 모두 남성이다.

DL건설도 지난해 자산총액이 1조7468억원으로 규제 대상 진입에 가까워졌으나 여성 이사 선임은 없다. DL건설도 전체 미등기임원 24명 중 여성은 한명도 없다. 금호건설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건설사가 여성 임원 볼모지인 탓은 업종 특성 탓인 이유가 크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전체 임직원에서 여성 임직원 비율 자체가 10%도 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다만 향후 기업의 성장에 따라 이사회를 특정 성별만으로 구성할 수 없다는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기업이 늘어날 수록 외부에서 여성 인재를 영입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에서도 여성 인재 육성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 지점이다.

10대 건설사 중 가장 여직원 비율이 높은 건설사는 DL이앤씨다. DL이앤씨의 여성 임직원 비율은 14.36%다. DL이앤씨 측은 모성 보호자 재택근무 도입과 가족돌봄 휴직과 같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여성 인력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 특성상 업무 강도가 높고 해외 근무 등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여성 직원 수 자체가 부족하다"며 "사외이사 영입 경쟁 치열해지고 있어 내부에서도 여성 인재 영입 및 기존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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