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가이스트 54평형 샘플 하우스 전경. (사진=GS건설)
충남 당진에 위치한 목조모듈러 생산 공장에서 자재 조립이 한창이다. 조립된 자재들은 트럭에 가득 실려 단독주택 공사 부지로 이동한다. 중장비를 동원해 자재를 레고 블록 쌓듯 하나씩 올려나가자 금세 '나만의 집' 한채가 완성된다.
자이가이스트 남경호 대표는 자신감이 넘쳤다. 남 대표는 "자이 모듈러 기술로 단독주택시장 패러다임을 선도하겠다"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13일 오전 기자가 찾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GS건설의 목조 모듈러주택 전문 자회사 자이가이스트(XIGEIST)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B2C 시장 공략을 위한 사업 아이템을 소개했다.
자이가이스트는 GS건설이 지난 2020년 100%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프리패브(Prefab) 공법으로 모듈러 단독주택을 짓는 전문회사다. GS건설 신사업 부문에 속한 'Prefab 사업그룹'은 지난해 약 6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이가이스트는 사업 확장을 위해 충청남도 당진에 위치한 목조모듈러 생산 공장 내에 주력 모델인 35평형과 54평형의 2가지 타입의 샘플하우스를 마련해 예비 건축주를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모듈러주택으로 단독주택을 짓는다면 현장 공정을 최소화해 설계 및 인허가 기간을 제외하고 빠르면 2개월 내에 준공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균일한 품질 확보에도 유리하다.
이준영 자이가이스트 PM팀 책임은 "GS건설 자이의 설계와 기술력, 인테리어 콘셉트 등이 적용돼 단독주택 수요자도 자이가이스트가 공급하는 목조모듈러주택에서 국내 최고 아파트 브랜드인 자이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XG컨퍼큐레이터 예시. (자료=GS건설)
사용자에 입맛에 맞춘 커스터마이징 시스템도 강점이다. 자이가이스트가 설립한 모듈 전문 설계사 '자이가이스트 건축사사무소' 옥란 대표는 "맛있는 레스토랑 메뉴를 고르는 것처럼 집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며 "나에게 맞춘 모듈을 골라서 배열할 수 있게끔 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자이가이스트는 약 50여개의 표준모듈을 준비하고 건축주는 모듈을 조합해 주택을 설계할 수 있다. 자이가이스트는 표준 모델 조합 중 대표적인 시제품(Prototype)과 함께 고객이 직접 모듈을 조합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인 ‘자이가이스트 컨피규레이터(XG Configurator)’를 공개했다. 고객이 자이가이스트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미리 준비된 모듈을 조합해 가며 제품을 완성해 보인다.
자이가이스트는 이와 함께 9평형 단일 모듈로 구성한 '소형주택 ADU(Tiny House ADU)도 함께 선보였다. ‘ADU’는 Attachable Dwelling Unit의 줄임말로 추가 모듈 결합을 통해 증축 가능한 소형주택 유닛을 의미한다. 이는 건축비 마련이 용이하지 않은 예비 건축주가 1차적으로 ADU를 설치해 세컨드 하우스(Second House)로 활용해 보고 향후에 추가 모듈을 결합해 증축할 수 있도록 개발한 상품이다.
자이가이스트가 선보인 ADU에 대해 이준영 책임은 "ADU 모듈은 어느 단독주택 어디에도 재활용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췄다"며 "언제라도 증축 확장이 가능한 집으로 오는 15일부터 당진 공장에서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GS건설 자이스트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남경호 대표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 (사진=정지수 기자)
■ "연 매출 2000억 목표"…단독주택 성장 가능성에 모듈러 신사업 성과 탄력
남경호 자이가이스트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사업 목표치를 묻는 질문에 "단기적으로는 4~5년 내에 연 매출 2000억원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단독주택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 목표는 3%로 제시했다.
남 대표는 향후 단독주택 시장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광역교통망 발달로 원거리에서 출퇴근 하는 사람이 늘고 세컨하우스, 전원주택 수요도 많아져 단독주택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며 "1955년생부터 1974년생 정도까지 두 차례에 걸친 베이비 부머 세대들이 향후 800∼1000만명 가량이 매년 나눠서 은퇴를 할 전망인데 이들 중 절반 가량이 은퇴 후 주거지역과 주거형태 변화를 원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연간 1500세대 가량을 향후 5년간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조 모듈러 주택의 소재가 가문비나무와 소나무 등 목재가 중심인 만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4분의 1 수준으로 친환경 소재인데다가 내수성과 내화성, 내진성 등도 다른 소재에 비해 월등해 상품성도 우수하다고도 강조했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다른 단독주택 업체와 경쟁을 자신했다. 외장재나 외장재에 따라 건축비가 달라질 수 있으나 3.3㎡당 600만∼700만원 선으로 일반 단독주택 업체 건축비의 90% 수준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목표 원가율은 85% 수준이다.
더불어 향후 모듈러 주택사업은 단독주택을 넘어 숙박시설과 스틸 모듈러를 통해 공동주택 적용 가능성도 열어뒀다.
지난 2020년 인수한 폴란드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인 ‘단우드(Danwood)’, 영국 스틸 모듈러 전문회사인 ‘엘리먼츠 유럽(Elements Europe Ltd.)’과 함께 2020년 설립한 PC(Precast Concrete)전문 자회사 GPC의 성과와 더불어 자이가이스트의 단독주택 B2C사업 본격화로 프리패브 부문 성장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남 대표는 "하자 보수와 같은 사후 애프터 서비스(AS)는 법에서 적용하는 기준 충족하는 것을 넘어 10년을 더 보장할까 고민 중에 있다"며 "수요가 확대된다면 300채 생산을 넘어 아산 부지까지 활용해 1200채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