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 3조5927억원을 달성,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한 달에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낸 셈이다. 영업이익 6000억원을 기록한 삼성전자를 추월했다. 국내 상장사 중 1분기 영업이익 1위에 올라설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매출 37조7787억원을 기록하는 등 1분기 기준으로 역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고 25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7% 늘었다.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이었던 지난해 4분기 38조5236억원보다 7449억원 덜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3조59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3% 증가했다. 이는 1분기 내 매달 1조2000억원대의 이익을 낸 셈이다.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은 9.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3년 3분기(9.7%) 이후 최고치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현대차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36조9000억원, 2조9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예상치보다 크게 상회하는 실적을 낸 것. 지난해 1분기 원달러 환율 대비 올해가 더 높은 것도 실적 증가에 도움을 줬다.
현대차 관계자는 “판매 확대와 제네시스와 SUV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환율 효과로 매출액이 늘었다”며 “올해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지난해 1분기 대비 5.9% 상승한 1276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고급차와 SUV, 전기차 등 고부가 상품 위주의 판매가 실적을 이끌었다.
국내 시장에서 지난해 말 출시한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가 본격 판매되고 있다. 리를 비롯해 SUV와 제네시스 라인업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대비 25.6% 증가한 19만1047대가 판매됐다는 설명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부품 수급 상황 개선에 따른 생산 증가와 함께 아이오닉 6의 판매가 늘고 있다. 친환경차 판매 호조로 지난해보다 10.7% 늘어난 83만665대가 팔렸다.
한편, 기아의 실적이 26일 발표된다. 기아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3173억원이다. 현대차와 합산하면 6조원에 육박하는 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와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에 따라 전기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6’의 글로벌 판매를 본격화하고, ‘아이오닉 5 N’과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출시 등 전기차 판매 확대에 나선다. 5세대 완전변경 ‘싼타페’ 글로벌 출시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를 이어갈 계획이다.
현대차는 새 주주가치 제고 정책도 발표했다. 배당 기준을 기존 잉여현금흐름에서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으로 변경했다. 배당 성향은 연간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 기준 25% 이상으로 설정했다.
배당 주기는 기존 연 2회(반기)에서 연 4차례(분기)로 늘린다. 또한 3년에 걸쳐 자사주를 매년 1%씩 소각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