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치킨 브랜드인 bhc치킨, 제너시스BBQ, 교촌에프앤비 등이 공통적으로 공들이는 분야가 있다. 바로 사회공헌활동이다.
이들 기업들은 치킨 기부에 그치지 않고 그룹 내에서 운영하는 봉사단의 지원, 기부금 전달 등까지 활동 영역도 넓혔다. 그야말로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키고 있다.
종합외식기업 bhc그룹의 대학생 봉사단체 ‘해바라기 봉사단’이 지난 14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동대문 그린환경운동 본부를 찾아 지방하천인 정릉천 수질보전활동과 하천 가꾸기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제너시스BBQ그룹은 지난 10일 '치킨대학 착한기부'를 통해 경기도 이천, 화성, 성남 지역 아동복지시설에 방문해 아이들에게 치킨 300여마리를 기부했다. 착한기부는 매장 오픈을 앞둔 가맹점주가 치킨대학에서 교육받으며 조리한 치킨을 이천시 인근 복지시설에 기부하는 활동이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9회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 대회를 통해 총 3000만원을 기부했다. 교촌 199기부존은 특정 홀에서 선수들의 티샷이 기부존에 안착되면 50만원씩 적립하는 나눔 프로그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치킨업계의 사회공헌활동이 일시적인 ‘보여주기 식’ 행보가 되지 않을까를 우려하고 있다.
최근 교촌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배달비까지 포함한 치킨 한 마리 값이 3만원인 시대가 됐다. BBQ과 bhc는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원재료 값과 인건비 등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치킨에 들어가는 재료 중 하나인 식용유는 지난 2018년(900㎖) 기준 3890원에서 5180원으로 33.2% 올랐다. 밀가루 1㎏은 1280원에서 1880원으로 46.9% 상승했다. 또 지난달 프랜차이즈에 납품하는 10호 닭고기 평균 거래가격(염지비 및 포장비 등 미포함)은 3628원으로 전년(3539원)보다 2.51% 비싸졌다.
이같은 추세라면 다른 치킨 브랜드도 제품 가격을 올릴 날이 머지않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치킨업계의 사회공헌활동이 가격을 올리기 전에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끌어올리려는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이다.
봉사단체를 운영하는 40대 여성 A씨는 “지원을 아끼지 않던 기업들이 코로나 엔데믹 기간이 길어지며 하나 둘씩 후원을 끊기 시작했다. 하지만 올해들어 기업들의 후원이 늘었다”면서도 “때마침 제품 가격이 인상되는 시점이니 미심쩍긴하다. 이번에 반짝 지원이 늘어나고 이후에도 지속되지 않으면 오히려 더 힘들다”고 말했다.
치킨업계 한 관계자는 “원재료 값이 계속 올라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지만, 이마저도 심사숙고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면서 “일부 기업들은 마케팅 전략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소비자들도 ESG 활동을 많이 하는 기업을 선호한다는 조사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긍정적인 부분임에는 틀림없다. 치킨업계에서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는 사회공헌활동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꾸준히 지속돼야 한다. A씨는 “크게 한 번 해주는 것보다 작지만 꾸준히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는 게 더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치킨업계의 사회공헌활동은 단순히 치킨이나 돈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정을 나누는 것이다. 기업들은 그들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외로움 달래고 크진 않더라도 주기적으로 작은 것을 나눌 있는 활동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