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에 등극한 에코프로. 그 영향력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도 흥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에만 1000%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 중인 에코프로 주가는 어느새 1주를 사는 것조차 부담스러워진 가격대까지 올랐다. 이에 2차전지쪽 시장 수익률을 따라잡으려는 투자 자금들이 ETF쪽으로 몰리고 있다.

■ 상장 6거래일만에 18% 수익률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상장한 2차전지 관련 ETF들의 수익률이 모두 20% 안팎에 달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17분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2차전지소재Fn ETF는 1만1350원대를 기록 중이다. 상장 이후 6거래일만에 무려 18%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 특히 투자 시장의 높은 관심으로 사장 당일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린 이 ETF는 현재 순자산 규모가 2020억원대까지 불어났다.

상위 5개 구성종목을 살펴보면 에코프로의 편입비중이 20.83%로 가장 높고 에코프로비엠(16.23%) 포스코홀딩스(15.32%) 포스코퓨처엠(13.22%) LG화학(11.37%)이 차지하고 있고, 이어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 등 2차전지 관련주들로 채워져 있다.

기존에 상장돼 있던 ‘TIGER 2차전지테마 ETF’와 포트폴리오 구성은 유사하지만 양극재 관련 기업 비중을 87%까지 높임으로써 2차전지 ETF의 ‘끝판왕’ 버전으로 선보인 것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보다 앞선 지난 4일 KODEX2차전지산업레버리지 ETF과 KODEX 2차전지핵심소재 10 Fn ETF를 상장시켰다.

KODEX2차전지산업레버리지 ETF의 상장 이후 수익률은 18.8% 수준. KODEX 2차전지핵심소재 10 Fn ETF도 동기간 17% 가량 오르며 빠른 속도의 수익률 확대를 보이고 있다. 이 ETF 포트폴리오에도 포스코퓨처엠(21.37%)을 비롯해 ▲에코프로 (18.65%) ▲에코프로비엠(17.32%) ▲엘앤에프(13.60%) ▲LG화학(12.13%) 등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두 ETF의 순자산액 역시 2100억원대를 넘어섰다.

■ 오늘은 '나', 내일은 '너' 2차전지주들 순환매 흐름

최근 주식시장에서 2차전지 테마주들은 수급을 독식하는 분위기다. 지난 18일 에코프로가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등극하며 명실상부한 황제주에 오른 데 이어 19일에는 에코프로비엠이 10% 이상 급등하며 36만원대까지 올라섰다.

포스코퓨처엠은 6거래일 연속 상승 효과로 무려 23.5%의 상승폭을 확보하는가 하면 코스피시장 이전 상장 가능성이 제기된 엘앤에프도 19일 하루만에 17.47% 올라 뜨거운 상승대열에 합류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2차전지 산업이 대표적 성장산업으로 주목되면서 시장에서 투자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2차전지 관련주들이 순환매 흐름을 보임에 따라 특정 기업이 아닌 테마 자체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집중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하반기 테슬라가 기가 텍사스에서 사이버트럭을 출시할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이로 인한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의 실질적 수혜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생산 규모가 늘면서 실리콘 음극재 등 신규 소재를 적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CATL과 파트너십을 유지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미국내 LFP 전지를 양산하는 국내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며 “LG에너지솔루션,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과 협업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