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정 모씨(38)는 망설임 끝에 디폴트옵션에서 원금 보장형 상품을 선택했다. 같은 부서 동료가 고위험 상품 투자로 한달 만에 6% 수익률을 거뒀다는 이야기에 솔깃했지만 혹시 모를 손실 걱정에 원금을 지키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 지정 운용제도)이 본격 시행되면서 연금 가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근로자들의 편안한 노후를 위해 연금 자산의 투자를 활성화한다는 취지이지만 정작 상품 정보나 경험 부족으로 망설이게 되는 게 현실이죠. 이제 막 첫 발을 디딘 디폴트옵션이 우리를 ‘은퇴 부자’로 만들어줄 수 있을까요? ■ TDF, ETF 등 포트폴리오 배분시 수익률 확대 유리 사실 가입자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연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면 디폴트옵션은 말 그대로 '옵션'에 불과합니다. 연금자산을 위한 대표상품으로 꼽히는 타깃데이트펀드(TDF)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자산 규모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배분한다면 장기 수익률 측면에서는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일례로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한국형TDF2055(H)’의 경우 디폴트옵션 상품이 처음 승인된 지난해 11월 2일 이후 1일 현재 16.58%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전체 TDF 상품 중 가장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외 삼성운용 TDF의 모든 빈티지(2055, 2045, 2040, 2035)의 수익률이 15% 이상을 기록 중입니다. TDF 뒤에 표기된 은퇴시기가 뒤일수록 공격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TDF에 분산한다면 연금 부자의 길은 멀지 않은 셈이죠. (자료=삼성자산운용TDF 캡처) 고민이 큰 것은 상품을 통해 투자한 경험이 없는 가입자들입니다. 이런 가입자들의 투자성향에 맞게 운용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 바로 디폴트옵션인데요, 일반적으로 평소 주식이나 펀드 등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 가입자들은 고위험군, 은행 예적금 중심으로 자산을 관리해왔던 가입자들은 초저위험군 등으로 투자성향이 갈립니다. ■ 원금 비보장형, 6개월새 두자릿수대 '선전' 디폴트옵션을 통해 자산을 운용하는 가입자들의 상당수가 상품 운용에 익숙하지 않은 만큼 혹시 모를 손실 가능성을 줄이려는 성향 역시 짙습니다. 실제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분기 기준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상품 상위 5개는 모두 초저위험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한은행 디폴트옵션 초저위험 포트폴리오에 311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우리은행 등에 5520억원 가량의 자금이 집중됐습니다. 상위 5개 은행의 초저위험 상품에만 무려 86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린 것이죠. 그렇다면 수익률은 어떨까요. 이들의 6개월 평균 수익률은 2.18%에 그쳤습니다. 이는 해당 상품들의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기인합니다. 초저위험군의 경우 정기예금이나 보험사들의 이율보증형보험(GIC) 상품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죠. 반면, 디폴트옵션 내에서도 원금 보장을 포기한다면 수익률은 크게 달라집니다. 최근 6개월 기준 가장 높은 성과를 낸 것은 KB국민은행의 고위험상품1(원금 비보장형)로 무려 14.16%의 수익을 거뒀습니다. 원금보장형 상품 대비 12%p 가량의 아웃퍼폼인 셈입니다. 한화투자증권 디폴트옵션 고위험 TDF2(11.47%)와 신한투자증권 디폴트옵션 고위험 포트폴리오1(11.41%), 하이투자증권 디폴트옵션 고위험 TDF3(11.34%) 등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는 상품들은 모두 고위험군, 원금 비보장형 상품에 해당합니다. 공격적 투자성향의 포트폴리오일수록 펀드의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에 증시 상승시 누리는 수혜도 크기 때문이죠. ■ KB국민은행, 전체 수익률서 1위 '쾌거' 또 하나의 포인트는 각 금융사들간 편차입니다. 300조원대를 웃도는 퇴직연금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각 금융사들은 치열한 노력 끝에 다양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는데요, 여기서 한가지, KB국민은행의 선전은 주목할 만한 성과입니다. 일반적으로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들은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해왔던 만큼 디폴트옵션 시행이 은행권에서의 자금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습니다. 아무래도 금융투자업을 영위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선전이 예상된 까닭이죠. 하지만 KB국민은행은 고위험상품군에서 대비로도 아웃퍼폼하는 데 성공하면서 비은행권들에게는 긴장감을, 은행권에는 희망을 안기고 있습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디폴트옵션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한 금융사들의 경쟁은 곧 가입자들의 수익률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직 제도 초기인 만큼 조심스런 투자 포지션으로 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은퇴부자의 꿈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상품들이 앞으로 이어갈 장기 수익률을 확인하고 경쟁력 있는 금융사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재테크과외] 과감한 김과장 ‘은퇴 부자’된 비결

"손실은 무서워"...원금 보장형 선택 비중 높아
6개월 수익률, 원금 비보장형·고위험군 12%p 이상 압도적 우위

박민선 기자 승인 2023.08.01 13:53 | 최종 수정 2023.08.01 13:59 의견 0


#직장인 정 모씨(38)는 망설임 끝에 디폴트옵션에서 원금 보장형 상품을 선택했다. 같은 부서 동료가 고위험 상품 투자로 한달 만에 6% 수익률을 거뒀다는 이야기에 솔깃했지만 혹시 모를 손실 걱정에 원금을 지키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 지정 운용제도)이 본격 시행되면서 연금 가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근로자들의 편안한 노후를 위해 연금 자산의 투자를 활성화한다는 취지이지만 정작 상품 정보나 경험 부족으로 망설이게 되는 게 현실이죠. 이제 막 첫 발을 디딘 디폴트옵션이 우리를 ‘은퇴 부자’로 만들어줄 수 있을까요?

■ TDF, ETF 등 포트폴리오 배분시 수익률 확대 유리

사실 가입자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연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면 디폴트옵션은 말 그대로 '옵션'에 불과합니다. 연금자산을 위한 대표상품으로 꼽히는 타깃데이트펀드(TDF)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자산 규모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배분한다면 장기 수익률 측면에서는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일례로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한국형TDF2055(H)’의 경우 디폴트옵션 상품이 처음 승인된 지난해 11월 2일 이후 1일 현재 16.58%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전체 TDF 상품 중 가장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외 삼성운용 TDF의 모든 빈티지(2055, 2045, 2040, 2035)의 수익률이 15% 이상을 기록 중입니다. TDF 뒤에 표기된 은퇴시기가 뒤일수록 공격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TDF에 분산한다면 연금 부자의 길은 멀지 않은 셈이죠.

(자료=삼성자산운용TDF 캡처)

고민이 큰 것은 상품을 통해 투자한 경험이 없는 가입자들입니다. 이런 가입자들의 투자성향에 맞게 운용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 바로 디폴트옵션인데요, 일반적으로 평소 주식이나 펀드 등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 가입자들은 고위험군, 은행 예적금 중심으로 자산을 관리해왔던 가입자들은 초저위험군 등으로 투자성향이 갈립니다.

■ 원금 비보장형, 6개월새 두자릿수대 '선전'

디폴트옵션을 통해 자산을 운용하는 가입자들의 상당수가 상품 운용에 익숙하지 않은 만큼 혹시 모를 손실 가능성을 줄이려는 성향 역시 짙습니다.

실제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분기 기준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상품 상위 5개는 모두 초저위험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한은행 디폴트옵션 초저위험 포트폴리오에 311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우리은행 등에 5520억원 가량의 자금이 집중됐습니다. 상위 5개 은행의 초저위험 상품에만 무려 86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린 것이죠.

그렇다면 수익률은 어떨까요. 이들의 6개월 평균 수익률은 2.18%에 그쳤습니다. 이는 해당 상품들의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기인합니다. 초저위험군의 경우 정기예금이나 보험사들의 이율보증형보험(GIC) 상품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죠.

반면, 디폴트옵션 내에서도 원금 보장을 포기한다면 수익률은 크게 달라집니다. 최근 6개월 기준 가장 높은 성과를 낸 것은 KB국민은행의 고위험상품1(원금 비보장형)로 무려 14.16%의 수익을 거뒀습니다. 원금보장형 상품 대비 12%p 가량의 아웃퍼폼인 셈입니다.

한화투자증권 디폴트옵션 고위험 TDF2(11.47%)와 신한투자증권 디폴트옵션 고위험 포트폴리오1(11.41%), 하이투자증권 디폴트옵션 고위험 TDF3(11.34%) 등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는 상품들은 모두 고위험군, 원금 비보장형 상품에 해당합니다. 공격적 투자성향의 포트폴리오일수록 펀드의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에 증시 상승시 누리는 수혜도 크기 때문이죠.

■ KB국민은행, 전체 수익률서 1위 '쾌거'

또 하나의 포인트는 각 금융사들간 편차입니다. 300조원대를 웃도는 퇴직연금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각 금융사들은 치열한 노력 끝에 다양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는데요, 여기서 한가지, KB국민은행의 선전은 주목할 만한 성과입니다.

일반적으로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들은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해왔던 만큼 디폴트옵션 시행이 은행권에서의 자금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습니다. 아무래도 금융투자업을 영위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선전이 예상된 까닭이죠.

하지만 KB국민은행은 고위험상품군에서 대비로도 아웃퍼폼하는 데 성공하면서 비은행권들에게는 긴장감을, 은행권에는 희망을 안기고 있습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디폴트옵션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한 금융사들의 경쟁은 곧 가입자들의 수익률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직 제도 초기인 만큼 조심스런 투자 포지션으로 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은퇴부자의 꿈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상품들이 앞으로 이어갈 장기 수익률을 확인하고 경쟁력 있는 금융사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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