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우 중국의 성장률이 3%대로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또 미중 갈등을 비롯한 대외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는 현 상황도 중국 경제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국제금융센터는 '중국경제 외부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중국 경제의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로는 △김동수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 본부장 △안유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 원장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정지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지역전략팀 팀장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가나다 순) 등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각에선 중국 위기론까지 나오자 중국 경제 상황을 냉철하게 평가하고 향후 전망과 대응방안 등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최근 주요 해외투자은행(IB)들은 세계 교역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 부동산시장 위축 및 소비둔화 등으로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7월 초 5.5%에서 8월 초 5.2%로 하향 조정(IMF 전망치는 5.2%, World Bank 전망치는 5.1%)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날 모인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경제가 성장 둔화 압력을 받고 있으나,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금년 정부 목표치인 5% 내외의 성장은 달성 가능하다고 봤다. 중국의 소비진작(가전 및 신에너지차 구매 지원), 부동산시장 활성화(주택구매 제한 완화, 개발기업 금융지원), 첨단산업 육성(인공지능 등 신형 인프라 투자) 등 경기부양책이 5%대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의 경기부진은 상당부분 중국 정부가 구조조정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데 기인하고 있는 만큼, 심각한 경기침체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중국의 주가 및 환율 추이(자료=블룸버그)
하지만 최악의 경우 3%대 성장률 둔화 가능성도 언급됐다.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경제심리가 위축되면서 저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대내외 여건이 한층 악화될 경우 중국의 성장세가 3%대로 둔화될 가능성도 잠재돼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이날 다수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을 비롯한 대외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경제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최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방중 등 미중간 고위급 회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은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중국도 희귀 광물 수출을 제한하는 등 미중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이용재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중국의 성장 둔화와 구조 변화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남아는 물론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하다"며 "앞으로도 중국 경제의 상황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 입장에선 중국 경기둔화로 인한 대중 수출 위축, 중국의 자국산 제품 애용(궈차오, 國潮), 기술 경쟁력 강화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됐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대중 수출액은 105억달러로 전년 동기 129억6000만 달러에 비해 19% 가량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601억8000만 달러를 기록, 전년동기대비 26.1% 주저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