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를 방문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내며 ‘수출의 탑’ 1·2위를 휩쓸었다. 고부가 차량과 전기차 수출이 늘면서 수출과 내수 모두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60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현대차가 300억 달러, 기아가 200억 달러 ‘수출의 탑’을 각각 수상했다. 현대차·기아는 1700여개 기업 중 올해 수출액 1,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장재훈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이 ‘수출의 탑’을 수여받았다.

현대차·기아의 이번 수상은 지난 2012년 이후 11년 만에 이뤄진 것. 당시 현대차는 200억 달러, 기아는 150억 달러 ‘수출의 탑’을 받았다.

현대차는 해당기간(2022년 7월1일~2023년 6월30일) 310억 달러(40조7000억원)를 수출해 전년보다 29.6%, 기아는 235억 달러(30조8400억원)를 수출해 30.7%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지정학적 위기, 보호무역의 심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경기 침체에 따른 시장 내 경쟁 심화 등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도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판매 확대, 경쟁력 있는 전기차 모델 출시, 글로벌 판매 확대 노력 등으로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출 물량 중에서 고부가가치 차종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여기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아이오닉5, EV6 등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호응을 얻으며 수출 실적에 기여했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수출은 2020년 11만9569대에서 2022년 21만8241대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스코틀랜드 자동차 기자협회가 주관하는 ‘스코틀랜드 올해의 차’에서 아이오닉6가 ‘올해의 차’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총 5개 부문에서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숨고르기를 하는 사이 현대차·기아는 국내 전기차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에 향후 수출도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지난달 울산공장 내에 연간 20만대 생산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기아는 지난 4월 오토랜드 화성에 연간 15만대 규모의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을 착공했고, 오토랜드 광명도 일부 라인을 전기차 라인으로 전환했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미국에서 눈에 띄는 판매 증가를 보였다. 제네시스는 미국에서 2년 연속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주요 지역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통해 글로벌 입지를 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60회 무역의날 기념식 참석에 앞서 전시관을 찾아 이수일 전 현대차 기술연구소장으로부터 포니 자동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이날 행사장에선 국산 자동차 수출의 효시 중 하나인 ‘포니 왜건’이 전시됐다. 포니는 1976년 에콰도르에 5대가 수출을 시작했다. 이어 1982년엔 약 60개국에 수출되면서 한국 자동차 수출을 주도했다. 이후 지속적인 해외시장 개척으로 지난 2021년 기준 대한민국 10대 수출 품목 중 자동차는 2위, 자동차 부품은 5위를 차지했다.

자동차산업의 무역수지 기여도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은 487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해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흑자 293억 달러의 약 1.7배 규모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판매믹스 개선과 글로벌 판매 확대 노력 등으로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출 확대로 국가경제에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