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DB손해보험이 육성실을 감사한다면서 설계사들의 영업노트를 검사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최근 신입설계사 양성을 위한 육성실을 감사한다는 이유로 소속 설계사들의 영업노트를 열람하고 있어 사생활 침해는 물론 고객정보 유출 우려를 낳고 있다. 육성실은 업무뿐 아니라 회사의 시스템을 익히고 영업에 관한 전반적인 스킬을 교육받게 되는 곳이다. 영업관리도 아닌 육성실을 감사하면서 DB손보는 매주 정해진 요일에 영업노트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는 셈이다. 영업노트에는 기본적으로 개인이 관리하는 고객정보나 개인 스케줄 등이 기록돼 있다. 고객의 전화번호나 주소, 계좌번호 등 민감한 정보부터 상담을 하면서 알게 된 고객의 특징이나 알아둬야 할 사항들을 기록해 놓는 게 대부분이다. 또 고객과의 만남은 물론 개인약속과 같은 스케줄이나 메모도 담겨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보니 고객정보 유출은 물론 사생활 침해가 아니냐는 불만이 새어나오고 있는 것이다. DB손보 한 설계사는 “초등학생 숙제 검사하는 것도 아니고 고객정보를 잘 관리하라는 건 이해가 되지만 매주 영업노트를 제출하라고 하는 것은 일을 열심히 하나 안하나 감시당하는 기분”이라며 “더군다나 고객의 개인정보가 담긴 부분이라 평소에도 특별히 신경 써서 관리하고 있는데 제출했다가 분실이나 정보가 노출되기라도 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현실에 맞지 않는 감사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IT 발달로 많은 스케줄과 정보들은 스마트기기를 통해 관리하는 데 보고서도 아닌 노트를 제출하라는 게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다른 DB손보 설계사는 “시대가 어느 땐데 젊은 설계사들은 노트나 수첩을 거의 쓰지 않고 태블릿이나 PC 등으로 관리한다”면서 “나만의 고객관리가 기록된 것을 본다고 해도 썩 내키지 않는데 쓰지도 않는 영업노트를 제출하라고 해서 난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감사의 목적이 정확히 신입 설계사를 잘 육성하기 위한 것인지 감시를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개인 사생활이나 영업방식까지 관여하려는 것 같아서 탐탁지 않다”고 덧붙였다.

DB손보, 감사가 아니라 감시?…설계사 영업노트 검사 논란

설계사 사생활 침해-고객정보 유출 우려 높아

주가영 기자 승인 2019.11.07 11:20 의견 0
사진=픽사베이


DB손해보험이 육성실을 감사한다면서 설계사들의 영업노트를 검사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최근 신입설계사 양성을 위한 육성실을 감사한다는 이유로 소속 설계사들의 영업노트를 열람하고 있어 사생활 침해는 물론 고객정보 유출 우려를 낳고 있다.

육성실은 업무뿐 아니라 회사의 시스템을 익히고 영업에 관한 전반적인 스킬을 교육받게 되는 곳이다. 영업관리도 아닌 육성실을 감사하면서 DB손보는 매주 정해진 요일에 영업노트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는 셈이다.

영업노트에는 기본적으로 개인이 관리하는 고객정보나 개인 스케줄 등이 기록돼 있다. 고객의 전화번호나 주소, 계좌번호 등 민감한 정보부터 상담을 하면서 알게 된 고객의 특징이나 알아둬야 할 사항들을 기록해 놓는 게 대부분이다.

또 고객과의 만남은 물론 개인약속과 같은 스케줄이나 메모도 담겨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보니 고객정보 유출은 물론 사생활 침해가 아니냐는 불만이 새어나오고 있는 것이다.

DB손보 한 설계사는 “초등학생 숙제 검사하는 것도 아니고 고객정보를 잘 관리하라는 건 이해가 되지만 매주 영업노트를 제출하라고 하는 것은 일을 열심히 하나 안하나 감시당하는 기분”이라며 “더군다나 고객의 개인정보가 담긴 부분이라 평소에도 특별히 신경 써서 관리하고 있는데 제출했다가 분실이나 정보가 노출되기라도 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현실에 맞지 않는 감사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IT 발달로 많은 스케줄과 정보들은 스마트기기를 통해 관리하는 데 보고서도 아닌 노트를 제출하라는 게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다른 DB손보 설계사는 “시대가 어느 땐데 젊은 설계사들은 노트나 수첩을 거의 쓰지 않고 태블릿이나 PC 등으로 관리한다”면서 “나만의 고객관리가 기록된 것을 본다고 해도 썩 내키지 않는데 쓰지도 않는 영업노트를 제출하라고 해서 난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감사의 목적이 정확히 신입 설계사를 잘 육성하기 위한 것인지 감시를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개인 사생활이나 영업방식까지 관여하려는 것 같아서 탐탁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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