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이스메이커무브웍스 제공 ‘블랙머니’가 다룬 ‘론스타 사건’을 대중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그러나 전달하는 방식이 문제였다. 어려운 경제 용어를 어떻게 쉽고, 재밌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하다 보니 6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한국영화 최초로 IMF를 소재로 한 ‘국가부도의 날’은 작년 개봉해 370만 관객을 동원했다. 어렵다는 편견이 있는 경제 이야기를 담고 있던 정 감독은 ‘국가부도의 날’을 향한 관객들의 반응을 보며 희망을 가졌다. 정 감독은 훌륭하지만 어려운 할리우드 영화보다는 쉽고, 재밌게 관객들에게 다가간 ‘국가부도의 날’에 더욱 영감을 받은 것이다. “‘빅쇼트’나 ‘마진콜’ 같은 유명한 경제 영화가 있지 않나. 그런 영화들을 보니 경제 용어가 많이 나오더라. 주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나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쉬울지 몰라도, 일반 관객들에게는 어렵다. 그 영화들을 보며 훌륭한 영화지만, 저러면 많은 관객을 사로잡을 수 없겠다 싶더라” 이에 ‘블랙머니’는 경제 전문가가 아닌, 평검사 양민혁의 시선을 통해 영화가 전개된다. 어렵고, 빠르게 지나가는 상황들 속에서 양민혁이 “저건 뭐냐, 왜 저렇게 되냐” 등의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의 의문을 대신 풀어준다. 정 감독은 현실감은 물론, 보는 재미를 위해 특유의 매력까지 입히는 등 다양한 고민을 거쳐 양민혁이라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양민혁 검사와 김나리 변호사는 완전히 만들어진 인물이다. 다만 그냥 창조하면 재미가 없다. 처음부터 정의로운 검사는 아니며 무지막지하지만, 귀여운 데가 있는 검사로 설정했다. 처음에는 노동 운동하는 선배에게 ‘왜 하냐’고 대들다가 어떤 계기로 변화하며 정의의 사도가 된 양 외치기도 한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은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지 않나” 사진=영화 '블랙머니' 스틸 더불어 관객들의 쉬운 몰입을 위해 장르 기법을 동원해 최대한 서사를 쉽게 만들었다. 정 감독은 인터뷰 내내 ‘재미’라는 단어를 반복하며 ‘블랙머니’의 대중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익숙한 형식을 가지고 비틀면서 관객들과 게임을 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을 드라마 타이즈 안에 녹여낸 작품이다. 친절하게만 다가가면 관객들이 싫어한다. 뻔하다고 여길 수도 있다. 그때 배반을 한 번 해야 한다. 그런 장르적 기법들을 많이 동원했다” 재미와 의미, 두 가지를 모두 담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메시지마저 훼손되는 나쁜 결과를 가지고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정 감독은 관객들이 보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늘 ‘재미’를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사람들은 사회적 문제나 이슈를 다시 만나는 걸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재밌게 만들고, 설득력 있게 만들지 않으면 관객들의 선호를 받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영화의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다. 되도록 많은 관객들과 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러니까 내가 무지하게 힘들다” 그만큼 영화적 재미를 두고 고민했기 때문에 ‘블랙머니’의 흥행에 대한 자신감은 넘쳤다. 정 감독은 500만 돌파도 가능하지 않겠냐고 너스레를 떨며, ‘블랙머니’의 장점을 강조했다. “‘블랙머니’는 재미를 느끼면서 공부도 할 수 있는 영화다. 재미있게 보기만 하면 몰랐던 걸 깨닫게 된다는 거다. 1석 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영화다”

[마주보기②] 정지영 감독, ‘블랙머니’의 ‘재미’ 강조한 이유

장수정 기자 승인 2019.11.19 13:11 의견 0
사진=에이스메이커무브웍스 제공


‘블랙머니’가 다룬 ‘론스타 사건’을 대중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그러나 전달하는 방식이 문제였다. 어려운 경제 용어를 어떻게 쉽고, 재밌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하다 보니 6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한국영화 최초로 IMF를 소재로 한 ‘국가부도의 날’은 작년 개봉해 370만 관객을 동원했다. 어렵다는 편견이 있는 경제 이야기를 담고 있던 정 감독은 ‘국가부도의 날’을 향한 관객들의 반응을 보며 희망을 가졌다. 정 감독은 훌륭하지만 어려운 할리우드 영화보다는 쉽고, 재밌게 관객들에게 다가간 ‘국가부도의 날’에 더욱 영감을 받은 것이다.

“‘빅쇼트’나 ‘마진콜’ 같은 유명한 경제 영화가 있지 않나. 그런 영화들을 보니 경제 용어가 많이 나오더라. 주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나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쉬울지 몰라도, 일반 관객들에게는 어렵다. 그 영화들을 보며 훌륭한 영화지만, 저러면 많은 관객을 사로잡을 수 없겠다 싶더라”

이에 ‘블랙머니’는 경제 전문가가 아닌, 평검사 양민혁의 시선을 통해 영화가 전개된다. 어렵고, 빠르게 지나가는 상황들 속에서 양민혁이 “저건 뭐냐, 왜 저렇게 되냐” 등의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의 의문을 대신 풀어준다. 정 감독은 현실감은 물론, 보는 재미를 위해 특유의 매력까지 입히는 등 다양한 고민을 거쳐 양민혁이라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양민혁 검사와 김나리 변호사는 완전히 만들어진 인물이다. 다만 그냥 창조하면 재미가 없다. 처음부터 정의로운 검사는 아니며 무지막지하지만, 귀여운 데가 있는 검사로 설정했다. 처음에는 노동 운동하는 선배에게 ‘왜 하냐’고 대들다가 어떤 계기로 변화하며 정의의 사도가 된 양 외치기도 한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은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지 않나”

사진=영화 '블랙머니' 스틸


더불어 관객들의 쉬운 몰입을 위해 장르 기법을 동원해 최대한 서사를 쉽게 만들었다. 정 감독은 인터뷰 내내 ‘재미’라는 단어를 반복하며 ‘블랙머니’의 대중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익숙한 형식을 가지고 비틀면서 관객들과 게임을 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을 드라마 타이즈 안에 녹여낸 작품이다. 친절하게만 다가가면 관객들이 싫어한다. 뻔하다고 여길 수도 있다. 그때 배반을 한 번 해야 한다. 그런 장르적 기법들을 많이 동원했다”

재미와 의미, 두 가지를 모두 담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메시지마저 훼손되는 나쁜 결과를 가지고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정 감독은 관객들이 보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늘 ‘재미’를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사람들은 사회적 문제나 이슈를 다시 만나는 걸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재밌게 만들고, 설득력 있게 만들지 않으면 관객들의 선호를 받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영화의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다. 되도록 많은 관객들과 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러니까 내가 무지하게 힘들다”

그만큼 영화적 재미를 두고 고민했기 때문에 ‘블랙머니’의 흥행에 대한 자신감은 넘쳤다. 정 감독은 500만 돌파도 가능하지 않겠냐고 너스레를 떨며, ‘블랙머니’의 장점을 강조했다.

“‘블랙머니’는 재미를 느끼면서 공부도 할 수 있는 영화다. 재미있게 보기만 하면 몰랐던 걸 깨닫게 된다는 거다. 1석 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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