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매주 극장가에는 수많은 신작들이 쏟아진다. 상업영화의 해일 속 새로운 소재로 틈새시장을 노린 작은 영화들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이에 작은 영화들의 존재를 상기시키고, 이 영화들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조명해보고자 한다. 사진=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스틸 ■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방황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차분한 위로 21일 개봉한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는 벼랑 끝 위기에 놓인 위태로운 아이들과 실패와 실수를 반복해도 언제나 그들 편인 교사 민재, 그들이 전하는 따듯한 위로와 용기를 담은 영화다. 13년간 5000여 명의 거리의 아이들을 구해낸 미즈타니 오사무 선생의 실화 에세이를 원작으로 했다. 영화 ‘바람’을 연출한 이성한 감독의 7년만 복귀작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영화는 비행 청소년들의 현실을 담담하게 포착하며, 그들의 상처를 진심 어린 태도로 어루만지려 한다. 지근부터 용주, 현정, 수연 등 방황을 일삼는 10대들의 잘못된 행동을 조명하기보다는 그들을 둘러싼 환경, 주변에 있는 어른들을 함께 살펴보며 원인을 파고든다.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 때까지 끈기 있는 태도로 곁을 지켜주는 선생님 민재(김재철 분)의 태도 또한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지, 그 ‘방식’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한다. ■ ‘아빠는 예쁘다’: 알고 봐도 뭉클한 가족 이야기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투명인간 모드인 만년과장 덕재(김명국 분)가 영업실적을 위해 찾은 ‘하와이 클럽’에서 가족에겐 차마 말할 수 없는 수상한 취미를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일탈을 담은 작품으로, 21일 개봉했다. 사진=영화 '아빠는 예쁘다'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 스틸 만년 과장에 반겨주는 이 없는 집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가장 덕재의 안타까운 상황을 밝은 톤으로 그려냈다. 여기에 아이돌에 빠진 아내 미자(진선미 분)부터 여의치 않은 현실과 고군분투하는 딸 정아(손민지 분)까지, 현실적이면서도 개성 넘치는 세 가족이 만들어내는 불협화음이 유쾌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담겨 공감을 만들어낸다. 가족 간의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바탕으로, 여장 남자라는 독특한 경험을 통해 소외받는 이들까지 감싸는 따뜻한 메시지가 빛난다. ■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 집요한 시선으로 구현해낸 중국의 현실 친구의 자살, 학교폭력, 원조교제 등 더 이상 바닥으로 떨어질 곳 없는 4명의 인물들이 만저우리에 있는 동물원 코끼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영화다. 고(故) 후 보 감독의 빛나는 데뷔작이자 유작이다. 234분이라는 긴 러닝 타임이 장벽이지만,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며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암울한 현대 중국 사회를 배경으로 한 이번 영화는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로 전개된다. 청소년부터 청년과 노년 등 각 세대의 사연을 디테일하게 담아내며 중국의 사회문제를 폭넓게 다뤄냈다. 후 보 감독의 비관적인 시각이 고스란히 묻어난 이 영화는 4시간이라는 긴 러닝 타임 안에 인물들의 감정과 현실을 섬세하게 녹여내며 깊은 여운을 만들어낸다.

[특별한 영화] ‘어제 일은’ ‘아빠는 예쁘다’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 어두운 현실에 담긴 희망

장수정 기자 승인 2019.11.21 12:50 | 최종 수정 2019.11.22 09:23 의견 0

<편집자주> 매주 극장가에는 수많은 신작들이 쏟아진다. 상업영화의 해일 속 새로운 소재로 틈새시장을 노린 작은 영화들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이에 작은 영화들의 존재를 상기시키고, 이 영화들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조명해보고자 한다.

사진=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스틸


■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방황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차분한 위로

21일 개봉한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는 벼랑 끝 위기에 놓인 위태로운 아이들과 실패와 실수를 반복해도 언제나 그들 편인 교사 민재, 그들이 전하는 따듯한 위로와 용기를 담은 영화다. 13년간 5000여 명의 거리의 아이들을 구해낸 미즈타니 오사무 선생의 실화 에세이를 원작으로 했다. 영화 ‘바람’을 연출한 이성한 감독의 7년만 복귀작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영화는 비행 청소년들의 현실을 담담하게 포착하며, 그들의 상처를 진심 어린 태도로 어루만지려 한다. 지근부터 용주, 현정, 수연 등 방황을 일삼는 10대들의 잘못된 행동을 조명하기보다는 그들을 둘러싼 환경, 주변에 있는 어른들을 함께 살펴보며 원인을 파고든다.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 때까지 끈기 있는 태도로 곁을 지켜주는 선생님 민재(김재철 분)의 태도 또한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지, 그 ‘방식’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한다.

■ ‘아빠는 예쁘다’: 알고 봐도 뭉클한 가족 이야기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투명인간 모드인 만년과장 덕재(김명국 분)가 영업실적을 위해 찾은 ‘하와이 클럽’에서 가족에겐 차마 말할 수 없는 수상한 취미를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일탈을 담은 작품으로, 21일 개봉했다.

사진=영화 '아빠는 예쁘다'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 스틸


만년 과장에 반겨주는 이 없는 집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가장 덕재의 안타까운 상황을 밝은 톤으로 그려냈다. 여기에 아이돌에 빠진 아내 미자(진선미 분)부터 여의치 않은 현실과 고군분투하는 딸 정아(손민지 분)까지, 현실적이면서도 개성 넘치는 세 가족이 만들어내는 불협화음이 유쾌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담겨 공감을 만들어낸다. 가족 간의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바탕으로, 여장 남자라는 독특한 경험을 통해 소외받는 이들까지 감싸는 따뜻한 메시지가 빛난다.

■ ‘코끼리는 그곳에 있어’: 집요한 시선으로 구현해낸 중국의 현실

친구의 자살, 학교폭력, 원조교제 등 더 이상 바닥으로 떨어질 곳 없는 4명의 인물들이 만저우리에 있는 동물원 코끼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영화다. 고(故) 후 보 감독의 빛나는 데뷔작이자 유작이다. 234분이라는 긴 러닝 타임이 장벽이지만,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며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암울한 현대 중국 사회를 배경으로 한 이번 영화는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로 전개된다. 청소년부터 청년과 노년 등 각 세대의 사연을 디테일하게 담아내며 중국의 사회문제를 폭넓게 다뤄냈다. 후 보 감독의 비관적인 시각이 고스란히 묻어난 이 영화는 4시간이라는 긴 러닝 타임 안에 인물들의 감정과 현실을 섬세하게 녹여내며 깊은 여운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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